음악교육신문

음악단체 노사간 반발 고질적 병폐 될까 우려

올해 초 경기도립예술단에 소속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 단원 전원이 해촉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경기필은 지난 2월 단원 28명을 대거 해고하는 논란을 일으켰고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해촉이 아닌 기량을 평가하는 오디션을 거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하는 방침”이라 밝힌 바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각 음악단체들의 노사 반발 집회 및 시위에는 우리에게 꽤나 잘 알려진 굵직한 단체들 또한 포함돼 있다. 최근 경기도립예술단을 비롯해 서울시향, 서울시국악관현악단, 국립국악원, 난계국악단 등 크고 작은 음악단체에서도 각 사건들이 연이어 일어나며 노사 양측간의 갈등은 더욱 악화됐다. 각 음악단체 노조들은 막무가내식 해촉통보라는 이유로 1인피켓시위, 음악연주시위 등 생존을 목표로 살아남기 위한 시위활동을 벌이고 있다. 
전국공공서비스노조의 문화예술분과위원회측은 낙하산 인사를 통한 지휘자의 선임문제와 한국에서만 실시되고 있는 일시평가적인 오디션 제도에 대해 비판했다. 노조측은 “새롭게 선임되는 대부분의 지휘자들은 단원 개개인의 실력을 평가하는 것에 우선하지 않고 개인적 이득을 취하기 위한 ‘자기사람심기’식의 채용 등 심사기준에 있어 객관성과 공정성을 거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문화예술분과위원회 박영흠 정책차장은 “거의 매년마다 재계약을 통한 비정규직 예술단원들의 오디션제도는 외국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사례”라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의 경우,  단원들에게 지속적인 실력향상을 위한 평가 오디션을 실시하고 있으며 심사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그에 따른 교육기회를 부여해준다는 것. 그는 “그러나 우리나라의 오디션 실상은 해고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이것이 대부분의 비정규직 연주단체들의 현주소다”고 덧붙였다.
반면, 대부분의 사측은 매년 1회 이상 기존의 단원들을 포함해 오디션을 실시하고 연주자들을 발굴, 모색해 그들을 끊임없이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디션의 제 역할은 비정규직 연주자들을 해고시키려는 수단이 아닌 필수체제이며 새롭게 부임하는 지휘자의 역량을 최대한 믿고 맡겨주는 것이야말로 회사측의 최선이자 선임감독에 대한 예우일 것이다. 게다가 열악한 연주환경과 평생직장이라는 안일함을 오디션을 통해 과감히 개선하고, 국내외 연주자들을 함께 영입하는 등 특단의 다양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국내 연주단원들의 실력향상에 기여한다는 기대심리 또한 있을 것이다.
작년 서울시향은 마에스트로 정명훈이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큰 화제가 됐다. 서울시향 경영본부장은 “정명훈 음악감독이 부임한 이후로 대부분의 단원을 새로 채용했다. 초반 단원들의 어느 정도 반발은 있었지만 정감독의 지휘 아래 단원들의 실력평가를 위한 오디션은 지속적으로 시행됐다. 점차 단원들의 기량과 전체 팀워크가 높아져 호평을 받고 있으며  현재 서울시향의 노조단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첨예한 입장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빚고 있는 예술단체의 노사관계.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이 간과하고 있는 사실은 음악을 사랑하고 문화생활을 누릴 권리가 있는 관객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위 음악을, 예술을 행함에 있어 즐거움과 유익함을 전달해야 할 시점에도 생존전략에 전전긍긍하며 지배구조의 민주화를 외치는 음악단원들과, 관객을 위한 질적향상을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개인적인 이익을 추구하며 투명치 못한 오디션으로 매번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경영주들. 이들간의 매번 순탄치 못한 여정의 폐해가 결국 관객에게 고스란히 돌아가진 않을까 우려된다. 
(곽인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