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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REVIEW> ACL 뉴뮤직콘서트 '노래를 기억하다, 노래를 노래하다' 리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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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25.12.11 | 작성자 | 음악교육신문사 |
최근, 창작음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현대적 작곡기법을 결합시키는 작업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통음악 혹은 민속음악에서 우리 음악의 뿌리를 찾고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나가려는 노력은 사실 우리나라의 많은 원로 현대음악 작곡가로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왔고 많은 결실을 맺어오고 있다. 지난 11월 17일(월) 일신홀에서 있었던 ACL 뉴뮤직콘서트 ‘노래를 기억하다, 노래를 노래하다’에서 이러한 작업 에서의 최근의 경향과 결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연주된 작품 대부분은 아리랑, 새타령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선율을 토대로 작곡된 것이었다.여러 가지 방식으로 재해석된 옛노래들은 다양한 정서를 표현하고 있었다.
도하나의 <파동>은 클라리넷과 전자음악을 위한 작품이었으며 비교적 간단한 음악적 텍스쳐로 작곡 되어 있었다. 한정된 음고를 이용한 클라리넷 선율이 전자음악의 화성적 배경을 토대로 펼쳐지는 음악이었다. 전통적 5음 음계를 이용한 선율들은 다양한 리듬과 멀티포닉스, 트레몰로 등의 섬세한 음향 작업을 동반하여 옛 노래를 신비롭게 해체하여 재등장시켰다. 전자음악의 화성 레이어는 정적이고 서정적이었으며 클라리넷과 결합하여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박경아의 <Fragments of Heritage>에서 옛노래는좀 더 분명하게 드러났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서양 전통 음악의 텍스처로 ‘새타령’을 들려주었으며 이는 곧이어 비르투오지와 반음계, 반복적인 리듬, 모티브 발전 등의 방식을 통해 변형되었다.
김경자의 <Stories in Mongeumpo Taryeong II>
에서는 성악의 등장으로 우리의 노래와 한국어 가사가 확실하게 각인되었다. 성악으로 전면에 드러난 몽금포 타령을 감싸며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여러 가지 음향적 효과로 다양한 정서를 표현하였다. 전통적 5음 음계와 무조, 조성음악을 넘나드는 기악적 효과 위에서도 옛노래의 옛 감정들은 명확하게 들려 왔다.
임찬희의 <∀ r y>는 노래의 등장 방식이 매우 색다르다. 이 작품은 ‘어떤 노래가 무엇을 표현하고 있는가?’, ‘어떤 노래는 어떻게 작곡되어 있을까?’ 등의 흔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어떤 노래’ 가아니라 ‘노래’의 존재에 대해서 질문한다. ‘노래’는 ‘어 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묻지 않고 ‘노래’가 ‘어떻게 만들어져 있는지’를 묻는다. 이 작품에서 들리는 중요한 소리는 대부분 호흡, 에어사운드, 키클릭 등의 소음적 음향이고 가끔 플룻과 클라리넷의 선율 조각, 내지 선율 파생 음향이 등장한다. 극도로 작고 섬세한 소리들이 등장하는 충격은 관객을 사로잡는다. 임찬희의 이 짧은 작품은 다른 그의 작품들과 마찬 가지로 존재의 경외감을 연상시킨다.
이인식의 <Mirang’s Arirang>은 슈베르트를 연상 시키는 서정적인 방식으로 등장한다. 19세기적인 조성 화성과 비르투오조와 결합된 우리의 노래, 매우 잘 알려진 ‘날 좀 보소’는 이날 가장 대중적이고 일반 청중에게 친화적인 작품이었을 것이다. 연주회의 컨셉과 많은 일반 청중들의 공감을 고려한 친숙한 소리로써 음악이 연주되었다.
양지선의 <새타령>은 노래가 현대적 기악으로 재해석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보여주었다. 음고와 리들을 통한 전통적인 방식의 변주뿐만 동서양 음악 문화의 교류를 만들어내는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김은혜의 <ARARI X>에서 등장한 대금은 우리나라 전통음악의 본래적 사운드를 ‘드디어’ 들려주는 듯했다. 전통악기와 서양악기, 전통주법과 서양주법의 만남은 최근 현대음악계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작업이며 독특한 소리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좋은 예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ACL-Korea (아시아작곡가연맹 한국지부) 에서는 매년 참신하고 다양한 기획으로 많은 흥미 로운 창작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대 음악의 정체성을 다양한 방식으로 만들어나가고 있으며 국제 현대음악계와도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2026년에도 과거와 미래, 동양과 서양을 잇는, 우리의 새로운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진취적인 연구와 기획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우리나라 창작 작곡 가들의 노력과 열의를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글 정세훈)
|작곡가 프로필|
도하나
•선화예고, 이화여대 작곡과 졸업
•소르본대 음악학 학사, 석사, 박사 학위 취득 블로뉴 시립음악원 작곡(악기, 전자음악), 관현악법 디플롬 취득
•이화여대, 제주대 출강 유럽인문아카데미, 서초구립양재도서관 음악 강좌 진행
박경아
•서울대, 독일 칼스루헤 국립음대 졸업
•서울대, 한양대, 숙명여대, 성신여대, 국민대, 가천대, 영남대, 명지대, 추계예대 강사 및 숙명여대 초빙교수 역임
•작곡동인 Beyond the Border, ISCM 한국위원회 회원
김경자
•이화여대 및 동 대학원 졸업
•이화여대 음악학박사 취득
•ACL 정회원, Veritas Musicae 이사
임찬희
•독일 로스톡 국립음대, 드레스덴 국립음대, 스위스 바젤 음대 작곡 전공 졸업
•Project ensemble morph 예술감독 (2017~현재) •경희대, 이화여대, 한양대 출강중
이인식
•서울예고, 서울대, 독일 베를린 국립예술대 졸업
•성신여대 교수 겸 작곡가
양지선
•숙명여대 학사 졸업 네덜란드 헤이그왕립음악원 학사 및 석사 졸업 영국 요크대 박사 졸업
•아르케 음악감독, 음악오늘 단원 ACL-Korea, 한국여성작곡가회 활동
•중앙대, 성신여대, 국민대 출강 김은혜
•서울대 작곡과 학사 및 석사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 음악학 박사 졸업
•대한민국 작곡상 수상
•수원대 음악대학 학장 및 음악대학원 원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