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맑고 청아하며 섬세하고 풍부한 표현력을 지닌 소프라노 구은경이 오는 3월 20일(목)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독주회로 관객들과 조우한다. 순식간에 꽁꽁 얼어붙은 공기 조각들이 부셔져 추위가 온몸을 감싸는 겨울이 지나고, 땅 속에서, 땅 위에서 쉼없이 아름다운 생명을 빚어내는 3월의 어느 봄날, 봄꽃들의 꽃내음과 함께 구은경의 매력적인 음색이 울려 펴질 본 공연을 조명해보고자 한다.

감동을 전하기에 탁월한 무대

적요함과 고요속을 뚫고 소프라노 구은경의 맑고 청아한 음색으로 감동을 전할 첫 번째 무대는 후기 낭만파의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곡 작곡가 H. Wolf의 <Auch kleine Dinge>, <Nimmersatte Liebe>, <Elfenlied>, <Erist’s>이다. 시문학에 조예가 깊고 가사를 세밀하게 음악으로 표현 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니고 시와 음악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가곡의 특색인 언어의 맛과 선율 그리고 반주를 교묘히 살리며 작품의 극적인 표현을 자연스럽게 잘 이루어 내고 있는 볼프의 곡을 구은경만의 해석으로 어떻게 표현해낼지 기대가 차오른다.

 이어 그녀는 멜로디를 중시하는 프랑스의 고전 전통을 이어 받아 아름다운 가곡을 많이 작곡한 R. Hahn의 작품들을 구성 했다. Paul Verlaine의 시를 바탕으로 작곡한 5개의 가곡중한 곡인 <L'Heure exquise>, 우아하게 차려 입은 남자와 여자가 종종 무성한 공원 한가운데에 서서 세련되게 애정 어린 놀이를 즐기는 친밀한 장면을 묘사한 <Fêtes Galantes>, 레이날도 안의 가장 대표적인 가곡 중 하나인 <Si mes vers avaient des ailes> 를 선보인다. 이를 통해 소프라노가 가지고 있는 폭넓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세 번째로 관객들과 마주할 작품은 9세기 후반에 활동한 프랑스의 오페라 작곡가 J. Massnet가 작곡한 5막의 오페라 마농에 등장하는 <Je marche sur tous les chemins>, <Obéissons quand leur voix appelle from Opera ‘Manon’>이다. 그의 가장 인기 있는 곡이자 작곡된 이후, 세계 유수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정기적으로 상연되는 공연 목록 중 하나가된 이 작품은 음악적 매력과 생동감, 그리고 파리 벨 아포크 시대의 문화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예로 여겨진다. 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메시지 전달이 가능한 다채로운 성악곡들을 통해 다양한 나라의 정서와 멜로디로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봄에 산과 들에서 지저귀는 새소리와 봄을 느끼며 밝고 경쾌함을 표현하고 있는 J. Strauss Ⅱ <Frühlingsstimmen - Walzer, Op. 410>, 포근하고 안정적인 선율을 통해서 서정적인 분위기가 강조되는 곡과 갈리나의 부드러운 시가 합쳐져 사랑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있는 S. Rachmaninoff <Здесь хорошо> 그리고 라흐마니노프가 잃어버린 사랑에 대한 슬픔과 그리운 마음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는 <Не пой, красавица при мне>를 선보이며 관객들을 가곡의 매력 속으로 초대한다.

마지막으로 V. Bellini의 걸작 중의 하나인 <Oh! se una volta sola.. Ah! non credea mirarti.. Ah! non giunge from Opera ‘La sonnambula’>를 노래하며 관객들에게 아쉬움을 전한다. 부드럽고 서정적인 전주부분과 빠른 템포로 진행되는 가운데 극고음이 자주 등장하는 후반부가 함께 존재하여 연주자에게 고난의도의 스킬을 요구하는 이 곡을 소프라노 구은경만이 선사할 수 있는 화려한 스킬을 통해 화려한 무대의 막을 내릴 것이다. 아름다운 음색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그녀의 목소리로 전해지는 노래들을 통해 마음을 힐링시키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소프라노 구은경, 그녀의 청아한 목소리로 채워온 세월

무대에서 더욱 돋보이는 뛰어난 감각과 남다른 캐릭터 분석 으로 빛을 발하는 소프라노 구은경은 한예종 졸업 후, 도이하여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과 베르첼리 비오띠 시립아카데미 디플 로마를 취득하며 열정적인 표현력과 풍부한 성량을 키워 전문 성악가로서의 단단한 기반을 다졌다. 일찍이 그녀는 A.S.S.A.M.I, Capriolo, 1위, J. Simionato 3위, Sarzana 최연소 입상, 스페인 자코모 아라갈 국제콩쿠르 특별상 등 다수의 국제콩쿠르 석권을 통해 유럽 무대에 이름을 알리며 그 음악성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밀라노 Rosetum 극장에서 오페라 의 노리나 역으로 데뷔한 소프라노 구은경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자카르타 아우라, 말레이시아 그란데심포니와 협연을 통해 동아시아 등지 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전문 연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져왔 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대전시립, 청주시립교향악단, 서울시 립유스오케스트라단 등 다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이어온 그녀는 평창대관령, 대전국제음악제 등 국내 유수음악제에서 초청을 받아 초청연주를 하며 국내·외에서 그녀만의 음악세계를 확장시켜왔다. 뿐만 아니라 KBS 열린음악회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린 소프라노 구은경은 국립, 서울시립 대전오페라 단, 대구오페라하우스, 고양아람누리, 성남아트센터 등에서 오페라 <라보엠>,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 <마술피리>, < 사랑의 묘약>, <세빌리아의 이발사>, <박쥐>, <가면 무도회>, < 윌리엄텔>, <돈 죠반니>, <코지판뚜테> 등의 작품을 통해 주역을 맡아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감동적인 연기로 관객과 평단 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부산예고, 충남예고, 대전예고, 계원예고, 대구가톨릭대 강사를 역임한 구은경은 현재, 선화예 중·고, 경기예고, 덕원예고, 한예종에 출강하며 후학양성에 열의를 다하고 있다.

(안나영 기자/musicnews@musiced.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