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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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지나간 자리마다 겨울이 하얀 발자국을 남기고 차갑게 반짝이는 눈밭 위로 겨울 햇살이 금빛 물결을 흘려보내는 12월.

새하얀 눈처럼 순수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들려주는 피아니스트 이민영(동덕여대 교수)의 연주가 12월 21일(토) 오후 8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펼쳐진다. ‘음악산책’시리즈의 다섯 번째 공연인 본 독주회를 통해 얼어붙은 마음을 따뜻하게 녹일 이민 영의 피아노 선율에 주목해보기 바란다.

따스한 감성으로 물들이는 겨울밤

먼저, 본 공연의 시작을 빛낼 곡은 밝고 온화한 분위기의 L. v Beethoven <Andante in F Major, WoO 57 “Andante favori”>이다. 본래 <발트슈타인 소나타>의 2악장으로 계획 되었다가 독립된 작품으로 분리된 본 작품은 F장조의 밝은 색채 위에 우아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를 더해 베토벤의 웅장한 교향곡이나 열정적인 소나타와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준 다. 주제부의 부드러운 선율과 각 삽입구의 대조적인 표현, 론도 형식을 통해 펼쳐지는 따뜻한 정서와 섬세한 감정 표현이 돋보이는이 곡은 화려한 기교보다는 서정적 아름다움에 집중하고 있기에 피아니스트 이민영의 견실한 음악성을 보여주는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우아하고 명상적인 분위기로 진솔하고 따뜻한 감정을 전달하며 관객들과의 첫 인사를 마친 후, 다음으로 L. v. Beethoven <Sonata No. 18 in E Major, Op. 31, No. 3>가 이어진 다. 4개의 악장으로 구성된 이 소나타는 부드럽고 경쾌한 주제와 유머가 담긴 대화 같은 1악장, 리드미컬한 주제와 반복적인 패턴 으로 명랑한 분위기를 전달하는 2악장, 우아하고 귀족적인 미뉴에트의 3악장, 그리고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한 4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에 이민영은 각 악장의 독특한 매력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특히 수렵용 뿔피리를 연상시키는 4악장의 생동감 넘치는 주제선율로 인해 ‘사냥’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본 작품을 통해 베토벤의 재치와 유머가 가득한 음악 세계로 청중들을 즐겁게 안내할 것으로 기대된다.

 베토벤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1부가 끝나고 이어지는 2부에서는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의 대표적인 소품집 P. I. Tchaikovsky <The Seasons, Op. 37a>가 펼쳐진다. 한 해의 12개월을 각각의 곡으로 표현한 이 작품은 러시아의 자연과 일상의 정취를 서정적 으로 담아낸 걸작으로, 음악잡지 ‘누벨리스 트’에 매달 하나씩 발표되어 독자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중 5월의 ‘하얀 밤’이나 6월의 ‘뱃노래’와 같은 곡들은 러시아의 향토적 정서와 낭만주의적 감성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오랜 시간 청중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기교적 화려함보다는 시적 서정성에 중점을 둔 본 작품은 러시아의 자연과 삶의 정서를 담은 12개의 풍경화와도 같다. 특히, 11월의 ‘트로이카’와 12월의 ‘크리스마스’는 겨울을 맞이하는 계절감을 생생하게 전달 하는 곡들이기에 한 해가 끝나가는 12월 독주회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더없이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차이코프스키가 그린 12개월의 풍경화를 피아니스트 이민영이 어떻게 재탄생시킬지 본 연주회에 발걸음하여 귀기울여보기 바란다.

끊임없이 무대를 누비는 피아니스트 이민영

한편, 서울예고, 서울대를 졸업한 피아 니스트 이민영은 도미하여 예일대 석사와 아티스트 디플로마, 라이스대 박사학 위를 받으며 피아니스트로서의 역량을 키워왔다. Geroge Enescu Philharmonic Orchestra와 루마니아 순회공연, J. M 월드 오케스트라와 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등 아시아 3개국 순회공연, Idyllwild Arts Academy Orchestra와 남가주 순회공연 등에서 연주한 그녀는 KBS교향악단, 서울 시립교향악단, 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 수원시립교향악단 등과의 협연으로 음악가 로서의 존재감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또한, 이민영은 Colorado Quartet, Vermeer Q u a r t et 의 멤버를 비롯하 여 Jo s ef Silverstein, Theodore Arm 등 국내·외 유수의 음악가들과 함께 연주한 바 있으며 예술의전당, 금호아트홀, 대전예술의전당 등다수의 독주회를 가지며 꾸준히 관객들과 소통해왔다. Idyllwild Art Academy 교수, University of Connecticut, 성신여자대 학교 조교수를 역임한 피아니스트 이민영은 현재, 동덕여대 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로 차세대 음악가들을 양성하는 데 힘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피아노 4중주단인 안토닌 앙상블과 비바체 뮤직 페스티벌의 멤버로 실내악 연주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남편인 첼리스트 이강호와 함께 브람스, 슈만, 멘델 스존, 베토벤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작품’ 전곡 연주 등을 선보이는 등 매년 학구적인 프로그램의 독주회를 기획하며 꾸준히 무대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이영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