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주자 및 예술인들과의 만남을 들려드립니다.| 제목 | 투란도트에서 티무르역 맡은 양희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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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7.04.02 | 작성자 | 음악교육신문사 |
이번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투란도트 공연에는 이탈리아 성악가들과 함께 한 명의 한국인이 무대에 오른다. 바로 한국예술종합학교 양희준 교수가 주인공. 줄곧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양교수는 지난해 귀국한 뒤, ‘투란도트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한국에서는 첫 작품이라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외국인들과 함께 활동해서 그런지 부담감은 별로 들지 않는군요." 1992년 독일 뒤셀도르프 오페라단에서 벨리니 오페라 ‘청교도로 데뷔한 양희준이 지금까지 맡은 배역은 무려 50여 개. 한 작품 당 수개월의 기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는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활동을 벌인 셈이다. 325년 전통의 함부르크오페라단에서 주역으로 활동한 것을 비롯 빈 국립오페라단, 독일 에센오페라단, 슈투트가르트 오페라단, 베를린오페라단 등에서 솔리스트로 활약했다. 독일에서 갓 돌아온 그에게 지난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이 엄청난 인기를 누린 것도 새로운 소식이었다. 그는 우리나라 성악가들의 수준이 유럽에 비해서 뒤쳐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국내 오페라단이 주로 비상임으로 운영되는 데 비해, 유럽에서는 대부분 상임으로 운영된다는 점과 오페라 붐이 우리나라보다 강하다는 점이 차이점. 그래서 양교수는 이번 투란도트 공연을 통해 오페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길 기대한다.
이번 투란도트 공연이 화제를 모으는 이유 중 하나는 대규모 야외오페라란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야외오페라가 생소하지만, 유럽에서 야외오페라는 무척 대중화된 형태다. 오래된 건물이나 야외극장, 고궁 등은 야외오페라 무대로써 자주 활용된다고 양희준 교수는 설명한다.
“야외오페라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시각적 감동이 무척 큽니다. 마이크를 통해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런 시설이 필요 없는 야외무대도 많이 있습니다." 양교수는 인물과 작품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기로도 유명하다. 작품 속 인물에 제대로 몰입하기 위해서는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이 초연을 빈에서 하지 못했던 것도 당시 시대상황이 만들어낸 사건이었다. 하녀가 주인 뺨을 때리는 장면 등 불손한(?) 내용이 가득 들어있는 작품에 대해 당시의 오스트리아 왕가는 허용할 수 없었던 것. “이 인물이 왜 이런 행동을 했고 왜 이런 말을 했을까에 대한 해답을 구하기 위해서 역사 배경에 대한 연구는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런 관심이 오페라를 더욱 재밌게 만들지요."
오페라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내가 남이 되는 것이라는 말로 요약한다. 자신이 체험하지 못했던 과거의 역사와 인물들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연극이 말로써 표현한다면 오페라는 노래로써 표현하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이 동원되는 대규모 공연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양희준 교수는 직업성악가로서도 탄탄한 지위를 만든 상태에서, 교직이라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고 있다. 몇 년 동안의 연주일정도 이미 잡혀 있다. 내년 1월 중순에 함부르크오페라단의 나부코에 출연하는 것을 비롯, 10월 중순에는 빈 국립오페라단의 종교재판에 주역으로 참여한다. 1주일 10시간 가량 레슨을 하지만, 그는 전혀 힘들지 않다고 말한다. 30년 뒤에도 좋은 교수로, 후배들에게 기억되는 가수가 되는 것이 꿈이다. “저는 제 직업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살아있을 때까지 노래를 부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