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철저한 장인정신으로 피아노에 영혼 불어넣는 치료사‘한국피아노복원연구소 김두회 대표’
지금까지 자신의 기술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피아노에 대한 새로운 기술 연구 개발에 주력해 온 한국피아노복원연구소 김두회 대표.

앞으로도 꾸준히 기술개발에 힘쓰겠다는 다짐을 전하며 이번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연주되는 피아노 점검 차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그는 오늘도 연주자들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관련기사 12,13면). 

古피아노 복원전문업체 ‘한국피아노복원연구소 김두회 대표’
35여년 우직하게 외길 고수해온 진정한 장인
피아노 수리, 조율 수준을 넘어 제작 복원까지 으뜸
스타인웨이 해머 공급하는 Renner사 국내 에이전시로 활약

피아니스트에게 피아노란 악기는 자신의 목숨처럼 소중한 것이다. 그들에게 피아노는 단지 음악을 연주하기 위한 악기가 아닌, 함께 얘기하며 喜怒哀樂을 같이 나누는 동반자다.

이처럼 그들의 음악인생과 동고동락 해온 피아노의 음색이 변한다거나 수명이 다하기라도 한다면 그들에겐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이겠는가. 그래서 수리, 복원이 필요한 이러한 피아노에게 다시 생명을 불어 넣어주고자 1997년 피아노복원연구소를 설립, 끊임없이 피아노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해온 이가 바로 조율사 김두회.

그는 97년까지 국내 음악계 연주활동에 기둥이 된 작은 무대였던 예음홀 조율사를 비롯, 88년 서울 예술의전당 개관 당시 초대 조율사로 94년까지 활동했으며, KBS홀 조율사로도 활약했다.

“지난 35년간 피아노 조율사로 외길 인생을 살아오면서 축척된 기술적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피아노 제반문제를 해결하고, 완성도 높은 피아노를 제작하여 국내 피아니스트들의 연주에 도움을 주고자 한국피아노복원연구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피아노에 대한 끊임없는 기술 개발은 조율사라면 당연한 의무이며 무한한 책임이지요. 함께 일하는 직원 모두 자신의 맡은 바 책임은 물론, 좋은 소리에 대한 연구 등에 책임감을 느끼며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들이 좋은 연주를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적으로 피아노 기술 연구 개발에 힘쓰고 있는 이들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 정신으로 피아노 기술 개발, 연구에 주력
성악가였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음악적 감각이 뛰어났던 그는 학창시절, 피아노社를 운영하던 형을 도와가며 정통 피아노 기술을 배웠다. 본격적으로 피아노 기술을 배우게 된 것은 군대를 갔다 온 후였지만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틈틈이 피아노 수리, 제작에 대한 여러 가지 기술을 익혔다고.

“그 때의 수련과정까지 더하면 제가 이 일에 몸담은 지도 40년이 넘네요. 그동안 많은 제작경험을 쌓았지만, 제 자신의 기술을 재점검하고 강화해야겠다는 신념 아래 매년 자비로 해외에 나가 다양한 기술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91년 예술의전당 추천으로, 공식적으로 Steinway사와 o..sendorfer사에서 기술인수를 한 후 96년 이후 매년 독일의 유명 Maker Meister들과 작업, Steinway사(독)의 Meister Bernd staudenmaier, Lutz Reibehoiz, Hartwig kalb(product manager), John Patton(미), Bo..sendorfer사의 Meister Heinz Kamper, Karl Brandle, Rebuild 전문업체인 Matthaes사 Rolf Muhlbayer, Karl Einschenk, Ranner사의 sto..ckle(햄머 제작 마이스터) 등과 함께 작업하며 실력을 키워왔으며, 2002 미국 P.T.G Convention과 2003 Euro Piano Congress에 참석하여 다양한 기술 교류를 했다. 지난 6월에는 옛 것을 익히고 연구해서 새로운 지식이나 도리를 찾아낸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의 정신에서 독일의 Ludwigsburg의 Piano Technicion Institute의 Klavier-baumeister인 Technisher Oberlehter Gunther Schaible씨와 전반적인 기술을 점검, 정돈하고 돌아왔다.

예전에는 조율, 조정, 정음(보이싱) 이 세 가지만 잘하면 좋은 조율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기본이고 피아노 복원, 리빌드(rebuild)의 광범위하고 난해한 영역도 반드시 조율사가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그는 “오히려 새 피아노보다 올드 피아노의 재질이 좋기 때문에 올드 피아노의 소모되는 부품들을 정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일도 조율사의 몫”이라며 “그 작업은 피아노를 제작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이라고 얘기한다. 

“리빌드 작업은 피아노 제작보다 더 어려운 작업입니다. 피아노 제작은 분업형태로 조립이 주를 이루지만 리빌드는 손상되거나 변형된 피아노를 복원해 내는 일이기 때문이죠. 많은 경험과 기술력, 직관력, 전체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한 심오한 작업입니다. 햄머 각도 맞추는 일, 햄머우드 세이핑, 음향판 복원 수리 등의 기술은 국내에서는 잘하지 못하는 기술이에요. 그래서 저는 독일에서 이러한 작업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기술을 배워왔답니다.”

철저한 기초 기술확립이 아쉬워
꾸준히 자신의 기술을 점검하며 연구를 거듭해 나가고 있는 김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술능력은 뛰어난데 반해 사회전반에 깔려있는 ‘빨리빨리 문화’가 문제”라며 “철저한 기초 기술확립이 아쉽다”고 얘기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최다 우승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재 그 우수한 기술능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이유가 무언지 아십니까? 바로 조금 잘 한다 싶으면 모든 것을 다 안다고 자부해버리는 것과 더 깊이 파고들지 않고 富만을 추구하여 진정한 비법이 전수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외국에선 대대로 가업을 잇는 것이 아주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나라 사정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독일이 우리보다 장인기술이 앞서가는 것은 우리보다 기술력이 뛰어나서라기보다 대대손손 그 일을 물려받아 꾸준히 이어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지요. 국내에서도 그러한 장인정신의 풍토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부품 하나라도 정품 고집하는 철저한 장인정신
평생 한 가지의 일만 하며 살아가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 일에 대한 자부심이 없다면 말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일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고, 스스로 ‘음악가들의 좋은 연주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일에 대한 큰 의미를 부여한다. 이런 자부심과 의미부여는 그를 35여년 이 업계에 몸담을 수 있게 한 버팀목이었다.
그래서 김 대표는 피아니스트의 좋은 연주를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아끼지 않는다. 최고급 목재와 최고 양질의 부품만을 사용하며, 작은 피아노 부품 하나라도 정품만을 고집한다. 심지어 부품에 칠하는 접착제까지 독일 정품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런 작은 것 하나하나에 대한 배려도 단순히 직업정신이 아닌 그의 철저한 장인정신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재 Renner사(Steinway 및 Bo..sendorfer, Bechstein, Gtotrian Steinweg 등 세계 유수 Maker의 햄머 액션을 제작하는 전문업체) 국내 에이전시로 활동하며 정품 햄머를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데, 이 일에 대해서도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독일을 자주 방문하면서 신뢰를 쌓았던 Renner사 사장에게 한국 에이전시로 활동하게 해 달라고 요청을 했지요. 그분은 저를 믿고 흔케히 승낙해 주셨어요. 그래서 2001년도에 정식으로 Renner사와 기술협약 계약을 맺고, 300만원이 넘는 스타인웨이 햄머를 절반도 안되는 가격으로 국내에 공급하고 있답니다. 음악인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부품을 구할 수 있어서 좋고 국가차원에서도 외화가 낭비되지 않으니까 좋은 거죠. 저는 이 일이 애국하는 길이라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기술에 자만하지 않고 끊임없이 피아노에 대한 새로운 기술 연구 개발에 주력해 온 한국피아노복원연구소 김두회 대표. 앞으로도 꾸준히 기술개발에 힘쓰겠다는 다짐을 전하며 이번 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연주되는 피아노 점검 차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그는 오늘도 연주자들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

www. pianowork.com 02-3412-4046. 011-717-3615.
(김금화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