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목소리의 다이아몬드’카운터테너 슬라바(Vyatcheslava Kagan-Paley)가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오는 1월 23일 7시반 내한 공연을 갖는다. “힘과 열정에 차있으며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얼어붙게 한다. 지상의 그 어떤 소리와도 다른 개성을 내뿜고 있다.

 나는 인간의 목을 통해 이런 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고는 결코 상상하지 못했다”는 격찬이 무색할 만큼 ‘떠오르는 별’로 인정받고 있는 슬라바는 노래에 대한 천재적 재능을 지닌 성악가로 통한다. 외모는 또 어떤가. 수려한 외모는 일단 그의 음악을 듣는 이들에게 시각적 아름다움마저 돋우게 한다.

 슬라바는 러시아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하면서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음악적 분위기를 체화한 연주자로 벨로루시 아카데믹 카펠랑에서 노래를 시작하여 1987년 레닌그라드 필하모닉과 공연한 슈만의 ‘레퀴엠’에서 소프라노 솔로를 맡아 공식 데뷔했다. 1989년 이리나 안토노바 박사의 초청으로 푸쉬킨 미술관 연주회에 초대된 후 러시아의 여러 연주 단체들을 비롯하여 빈 국립오페라 등과의 공연이 이루어졌다. 거장 레너드 번스타인은 젊은 러시아 음악가의 재능을 높게 평가했고, 1989년 상 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난 이후에 슬라바가 공연에 합류하는 것을 계획했으나 불행하게도 레오나드 번스타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여러 공연들에 대한 계획들은 무산되고 말았다. 대신 그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재능을 인정한 오펜하이머 채리티 재단으로부터 유학의 기회를 얻게 된다.

런던 길드홀 음악원에 무시험 장학생으로 입학한 슬라바는 그곳에서 다시 4년간을 공부한다. 벤자민 브리튼의 오페라 ‘한 여름밤의 꿈’에서 오베론 역을 맡았던 92년 공연은 그를 일약 세계적 연주가의 반열에 오르게 했으며, 이듬해에는 세계에서 초연된 Arms for the Maid에서 Joan of Arc역을 맡아 런던 로얄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섰다.

그후 영국 전역을 비롯해 프랑스와 체코, 러시아, 미국에서의 공연이 이어졌고 93년 여름에는 프라하 모차르트 재단의 주선으로 독일과 체코에서 루 해리슨의 오페라 ‘라푼첼’에 마녀역으로 출연하여 또 한차례의 커다란 호응을 얻게 된다. 런던의 렉싱톤 하우스의 리사이틀 이후 타임지는 슬라바의 목소리를 ‘목소리들 중의 다이아몬드’라고 묘사했다.

 슬라바는 95년엔 바쉬케트의 모스크바 솔로이스트와 공연계약을 맺었으며 뒤이어 일본 빅터 엔터테인먼트사와 레코딩 계약을 맺고 수종의 앨범을 발매하고 있다. 데뷔 앨범 ‘아베마리아’는 일본에서만 25만장 이상 판매되는 대히트를 기록하였으며 후속작 ‘보칼리즈’도 97년 클래식 부문에서 ‘일본 그랑프리’상을 받았다.

 1998년 3월 슬라바는 Macha의 역할로 켄트 나가노가 지휘하는 라이온 오페라와 함꼐 Trois Soeurs 세계 초연 무대에 섰으며 이 오페라는 데카에서 CD로 출반되었다. 현재 슬라바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보리스 베레초프스키와 콤비를 이루어 프랑스 리옹 오페라와 영국 브룸힐 오페라 등 오페라 무대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슬라바는 락 프로듀서와의 공동작업, 클래식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악기들을 사용하는 등 스스로 그 경계를 허무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클래식이라는 장르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클래식을 노래하고, 클래식을 노래하면서도 동시에 클래식 그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카운터 테너 슬라바와 만나는 시간을 가져보자.

 보기만 해도 멋져서 기분 좋은, 거기다가 뛰어난 재능으로 청중들의 귀를 즐겁게 해 줄 카운터 테너, 슬라바가 만들어주는 클래식 그 너머의 세상에 함께 가보는 것은 어떨까? 02-599-5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