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권율’ 개작 공연 열어

“지난해 10 월 8일 고양어울림누리 대극장서 오는 9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3일간 4회 공연월 8일 고양어울림누리 대극장에서 ‘행주치마 전사들(권율)’ 오페라를 초연했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창작오페라가 재공연 된다는 것은 아주 드문 일입니다. 이번에 다시 앙코르 공연을 갖게 되어 저로서는 대단한 기쁨이 아닐 수 없습니다.”

  흥분된 목소리로 말문을 여는 작곡가 임긍수는 자신의 오페라 ‘탁류’와 ‘메밀꽃 필 무렵’, ‘행주치마 전사들(권율)’ 세편을 하나의 오페라로 개작,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권율’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시켜 무대에 올린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상류사회나 귀족계급의 사람은 그 신분 때문에 일반 시민은 지지 않아도 될 도덕적인 의무를 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인식은 로마시대 초기부터 갖게 되었는데 왕과 귀족들은 누구보다도 솔선수범해서 절제된 행동으로 국가의 초석을 다지는 힘이 되어야하며 그 미덕은 중세와 근대사회에서도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의 표본으로 간주되었다.

  “문화경쟁력이 곧 국제경쟁력이라는 시대이상의 변모에 따라 문화·예술계의 발전이 시급한 현안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이에 대한 근본적 접근으로서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의 저변확대가 갈급하다고 느꼈다. 이에 삶의 질적인 고양과 풍요로움이라는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오페라를 개작했고 나아가 고양의 문화정체성 확립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자 한단다.

  “이번 오페라에서 영의정을 지낸 권철의 자제로서 임진왜란의 중심에서 몸을 던져 민중의 힘을 끌어낸 ‘노블레스 오블리주 권율’을 통하여 삐뚤어진 특권의식의 현 시대에 경종을 울리고자 합니다. 이치대첩, 행주대첩, 진주대첩 등 권율 장군의 많은 업적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끌었던 명장의 면모보다는 승리의 결과를 만들어내기까지의 인내와 고투, 그리고 끝없는 절망과의 싸움에서 스스로의 한계를 허문 인간 권율을 통하여 이상과 희망을 잃고 표류하는 현대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오페라는 가장 서민적이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어야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하겠지만 반대로 세계적인 추세에 가려 한국적인 이미지를 상실해서는 안된다는 작곡자의 의지에 따라 오페라 ‘노블레스 오블리주 권율’의 구성은 서양오페라의 틀(form)에 궁중음악과 우리의 해학적인 민속음악, 서양적인 멜로디와 화음, 현대기법음악 그리고 우리나라의 5음음계에 의한 음악을 바탕으로 일본음악, 중국음악을 첨부하여 임진왜란 당시의 조선시대 상황과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나타냈다. 아리아와 2중창, 합창곡 등 몇 몇 곡들은 발췌하여 별도로 연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오페라가 저의 작품세계에 일대 변환기를 맞이하게 해주는 것도 사실이고 또 저의 작품세계를 뒤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기에 이 오페라가 저에게 주는 의미는 대단히 크답니다.”
작곡가 임긍수는 서울대학교 작곡과와 단국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죠지아주립대 교환교수를 역임했으며 경희대와 단국대 등 여러 대학에 출강중이다. 작품으로는 위의 오페라 3편 외에 가곡집 ‘강 건너 봄이 오듯’과 성가곡집(혼성성가합창곡집, 여성성가합창곡집, 남성성가합창곡집, 찬송가합창곡집) 등이 있으며 평화음악회(예술의전당 콘서트홀)와 가곡과 합창 콘서트 등을 개최했고 그의 곡들은 국내외 방송 및 각종 음악회장에서 애창되고 있다.

  이번 오페라무대는 연출에 김홍승, 지휘에 정치용, 주연에 박성도, 정낙영과 이현숙, 안은영 등의 성악가와 원주시립교향악단, 고양시립 합창단, 홍선미 무용단 등 총 187명의 국내 정상의 아티스트들이 공연한다.
(김애연 전문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