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실내악 연주회로 마음의 고향 찾는 바이올리니스트 이택주 
이화여대 교수 및 예술의전당 음악감독 맡아 국내 음악계 일선 이끌어 
1980년대에는 ‘예음클럽’ 창단해 국내 실내악 지평 연 장본인
오는 27일 금호아트홀서 현악4중주로 앙상블 네상스 정기연주회

   최근 새롭게 단장한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를 기획, 성황리에 행사를 마친 이택주 교수가 잠시 숨을 고르고 이번엔 앙상블 네상스의 일원으로 7월 27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에서 제10회 정기연주회를 갖는다.
이화여대 음대 기악과 교수로, 또 예술의전당 음악감독으로 우리나라 음악계의 중춧돌 역할을 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는 그에게 가장 돌아가고 싶은 마음의 안식처는 역시 음악과 연주, 그 자체.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이택주다.

“교육자로, 또 예술행정가로 바쁘게 지내는 만큼 요즘 부쩍 연주와 무대에 대한 갈망이 많아졌습니다. 지난해 독주회를 가진 후 무대에서도 주로 지휘를 맡았기 때문에 악기와 좀 멀어지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실내악 연주는 음악에의 갈망을 채워주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앙상블 네상스는 현악4중주를 중심으로 다양한 실내악 활동을 추구하는 연주단체로 연주회의 레퍼토리에 따라 참여하는 구성원 및 객원연주자들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번 연주회에는 이택주 교수를 비롯, 바이올리니스트 우정은(연세대·성신여대 출강), 비올리스트 박현신(마이애미대 교수), 첼리스트 박혜준(서울시향 제2수석)을 중심으로 현악4중주를 구성, 하이든· 모차르트·브람스의 현악4중주곡만을 연주한다. 

“이번 네상스 정기연주회는 비엔나에서 작곡되고 초연된 현악4중주곡만 모아서 꾸며봤습니다. 하이든과 모차르트는 비엔나를 배경으로 동시대에 활동하면서 서로 영향을 받은 작곡가들이라 재미있는 스토리가 많습니다. 특히 이번에 연주하는 모차르트의 ‘현악4중주 K.421 F장조’는 모차르트가 하이든에게 증정한 ‘하이든 퀄텟’의 하나로 그 둘 사이의 음악적 영향과 자극을 엿볼 수 있는 음악입니다. 또 브람스의 ‘현악4중주 No.1 c단조’는 음악에 대한 어떤 결벽증을 갖고 있던 브람스가 첫 퀄텟 작품을 발표한 이후 20년 만에 수정에 수정을 거쳐 내놓은, 음악적 완성도가 매우 높은 작품입니다.”

국내 음악계에 아직 실내악 무대가 낯설었던 1980년대 초, 김용배(현 예술의전당 사장), 김대진(한예종 교수), 오순화(한예종 교수) 등 국내 걸출한 음악가들과 함께 실내악단 ‘예음클럽’을 창단, 운영위원장을 맡아 활발한 실내악 활동을 펼쳤던 그는 실내악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실내악은 음악의 기본 원리를 터득할 수 있는, 모든 음악가의 ‘필수종목’입니다. 음악계의 선배이자 기획책임자로서 앞으로 실내악 무대를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번 교향악 축제에 협연자 오디션을 실시한 것처럼 실내악단에 대해서도 오디션을 개최해 공연 무대와 비용 등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 투자가 필요한 힘든 과정이지만 현재 한국 음악가들이 솔로 활동 못지않게 실내악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우리 음악계에 ‘전문’ 현악4중주단이 결성되기를 기대합니다.”

연세대 음대, 미국 죠지아 대학교 대학원, 플로리다 주립대를 졸업한 그는 브라질 북 리오그란데 연방대학 초청교수,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악장을 역임했고 현재 이화여대 음대 교수 로 재직하면서 예술의전당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2005 교향악축제’에 협연자 오디션을 실시하고 전국의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연주회를 가짐으로써 17년 전통의 예술의전당 간판 프로그램의 이미지를 새로이 구축한 그는 예술의전당 음악감독으로써 우리나라 음악계에 또 한번 큰 활력을 불어넣은 이번 행사의 성과에 대해 만족스러움을 표한다.

“서울과 지방을 통틀어 모두 20개의 오케스트라를 초청해 한 달 이상 열린 그야말로 ‘교향악의 축제’였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지요. 대다수의 악단들이 뛰어난 기량을 발휘했고 서울과 지방의 음악적 수준이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습니다. 각 악단이 소속된 지자체의 관심이 높아져 지속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으로 악단들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오디션을 통해 뛰어난 음악가들을 발굴한 것도 이번 교향악축제의 큰 성과입니다.”

앞으로도 협연자 오디션을 실시할 예정이며 올해는 음악당 재개관에 맞춰 축제를 하느라 시기가 5월로 늦춰졌지만 내년에는 종전대로 4월에 교향악축제를 열기 위해 올 연말에 오디션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곧 ‘2006 교향악축제’를 위한 협연자 오디션 공고가 날 것이라 하니 가장 빠르고 정확한 소식통일 것이다.

우리나라 실내악의 새 지평을 열었고 우리나라 대표 악단의 악장을 역임했으며 가장 인지도 높은 공연장의 음악감독을 맡아 교향악축제라는 대규모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교육의 일선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택주 교수는 언제나 우리 음악계의 중추였다. 클래식 음악계가 더할 나위 없는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우려가 높은 요즘이지만 늘 음악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 크고 작은 일들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그가 있기에 그러한 걱정의 목소리는 기우가 아닐 런지. 차세대 음악가들을 위한 보다 나은 음악적 토양을 만들기 위해 예술 행정가로, 교육자로, 또 연주가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의 진중한 활동을 좀더 유심히 지켜볼 일이다.
(전혜진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