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슈만의 사랑으로 시작된 슈만 순례 8번째 여행

오는 16일 오후 7시반 영산아트홀에서 연주회 개최
삶의 해답을 찾는 아름다운 여정

“그대는 나의 영혼, 나의 마음, 환희, 고통
그대는 내가 살고 있는 나의 세계이며 내가 동경하는 하늘이오
그대는 나의 무덤이니 나의 모든 비애가 거기 묻히네!
그대는 나의 안식이며 평화, 하늘로부터 내게 내려왔으며
그대의 사랑은 나를 가치있게 해주고 그대의 눈빛은 나를 빛내주며 그대는 나를 높여주오
그대는 나의 선한 영혼, 나보다 더 나은 나”              (슈만 ‘미르테’, Op.25 中 ‘헌정’)

그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하는 것은 ‘눈빛’이다. 그의 이미지는 언제, 어디에서도 자신감있게 자신의 몫을 성실하게 해내는 대지의 나무를 연상시킨다. 강한 카리스마의 ‘눈빛’으로 언제나 무대에 설 때면 에너지가 넘쳐 흘러 무대를 압도하는 학구적 피아니스트 임종필.
오는 16일 오후 7시반 영산아트홀에서 2002년 10월부터 시작된 그의 슈만시리즈 최종회가 펼쳐진다. 그간 슈만을 새롭게 조명하는데 이바지해 왔던 임종필은 서정적이면서도 깊은 정감이 잘 드러나고 있는 슈만의 작품들만을 무대에 올려 언제나처럼 편안하고 유려한 솜씨로 음악미를 풀어 나가며 관객을 사로잡을 것이 기대된다.
이 날 연주할 곡목은 슈만의 ‘Album fur die Jugend, Op.68’, ‘Fantasie, Op.17’, ‘Symphonische Etuden, Op.13’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모든 연주자가 작곡가의 작곡의도를 200% 습득하여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연주자의 사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작곡가와 연주자가 자신의 정확한 포지션을 이해하고 거기에서 최선을 다할 때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 탄생되죠. 개인적으로 이번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슈만의 음악이 주는 결연하고 또 정감어린 선율들을 한층 가까이서 귀 기울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스러운 여정이었습니다.”
19세기 낭만시대를 대표했던 슈만. 그는 음악으로 자기 세계를 표현한 시인이며 그의 수줍은 성품 속에 숨겨진 다양한 종류의 음악들은 문학과, 철학, 사랑, 슬픔, 순수와 환희를 노래한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연주회를 통해 슈만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발견하여 알리고 싶은 마음이 큽니다. 낭만주의자 중에서도 낭만주의자인 슈만의 음악은 날카롭고 유약하죠. 그동안 다양한 레퍼토리를 연주해 왔지만 슈만 작품은 그 특징이 아주 섬세하고, 심리적으로 복잡한 상태의 감정을 음악으로 나타낸 작곡가이기에 표현하는데 각별한 매력이 있어요. 전체적인 구성면에서는 다소 약하지만 특히 소품곡에서는 다른 작곡가에게 느낄 수 없는 그 만의 아름다움이 있죠. 또한 그는 다양한 얼굴 속에 극적인 대비를 이루며 자신의 낭만적인 감성과 내면의 깊은 정열을 세밀하게 그린 작곡가죠.”
음악사에서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연애사를 가진 슈만의 음악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사랑’이듯 그는 이번에도 슈만 작품의 향기인 그 설렘의 감흥을 고스란히 담을 것임을 밝혔다. 더불어 곡마다 펼쳐지는 다이내믹함, 영감에 찬 즉흥성, 깊은 상념에 젖은 화사한 기운의 세계로 이끌것이다.
임종필은 슈만시리즈의 종결연주 이후 3회로 기획된 19세기말 20세기 초까지의 스페인 피아노 음악 시리즈로 지속적인 음악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김현정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