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다시 태어나도 나는 피아니스트를 꿈꾼다”

‘잉글리쉬 피아노 클래스’ 음악학원장으로 새로운 음악 교육 펼쳐 나아갈 터
오는 12월 6일 모차르트홀 피아노 독주 예정

연주자, 대학 강의, 음악학원 원장, 영어강사, 한 가정의 아내. 가녀린 체구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지니고 있는 역량을 점점 무한대로 이끌고 있는 이가 있다. 최근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지도자로서, ‘잉글리쉬 피아노 클래스’의 음악학원장인 경영인으로서의 행보를 동시에 펼쳐나가는 피아니스트 우가향.  
다양한 길로 접어듦과 동시에 어느 하나 흠뻑 빠져있지 않는 것이 없는 우가향은 그야말로 욕심쟁이가 분명하다. 더욱이 음악인들조차 쉽게 빠지기 쉽다는 그 흔한 매너리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길에 너무도 당당하게 걸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4살 때 우연히 지나가던 음악학원에서 피아노소리가 들려서 들어갔어요. 그 후론 틈만 나면 학원가서 악보를 거꾸로 놓고 치곤했죠(웃음). 가족이나 주변에 음악하는 분들이 계신것도 아니고 그저 제가 좋아서, 쉬지 않고 지금까지 피아노앞에 계속 앉게 된 것 같네요.”
대부분의 음악인들은 주변의 연고를 통해 음악을 접하게 된 것과는 달리, 피아니스트 우가향은 자발적인 노력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정진하고 있다.
가장 흔하고 쉽게 접할 수 있는 피아노. 그러나 피아니스트로서의 정상을 꿈꾼다는 것은 무궁무진한 노력과 재능이 함께한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일 것이다. 그가 피아노에 매료돼 음악인생의 길로 접어든 계기는 무엇일까.
“어릴 때는 피아노 소리가 너무 좋고 접하기 쉬워서 시작한거죠. 하지만 똑같은 악기를 다른 사람이 연주하면 각기 다양한 소리가 난다는 게 신기했죠. 피아노는 가장 화려할 수 있는 음색과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다 표현할 수 있는 악기라 생각됩니다. 피아노 앞에서는 절대로 거짓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저는 다시 태어나 음악을 하게 된다면 피아노를 선택하고 싶어요.”

피아노 세계의 길을 내딛다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한 탓에 남들보다 다소 어렵게 음악의 길로 접어들었고, 이후 숙명여자대학교 피아노과에 진학했다.
숙명여대 동기생들의 느낌은 굉장히 순박하고 착했다며 캠퍼스 시절 만나게 된 스승 손국임 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덧붙인다.
“선생님은 말씀이 별로 없는 분이세요. 하지만 제겐 언제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시죠. 연습에 있어 나태해지거나 연주자로서 많은 신경을 쓰지 못할 때는 심지어 꿈에라도 나타나시는 분이세요(웃음). 특히 유학시절 힘들 때마다 선생님 사진을 항상 꺼내보며 힘을 얻곤 했어요.”
더불어 고2때부터 사사했던 강교실 선생은 그가 미국유학에 뜻을 내비쳤을 때 “적극적으로 힘을 불어넣어 주시고 자신감을 허락해주셨”다며 지금까지도 깊은 감사를 전했다.
그는 가르치는 입장이 돼보니 더욱 스승의 노고와 사랑을 절감했다며 “제자로서 부끄럽지않고 후회되지 않도록 임할 것”이라고 더욱 각오를 다진다.
대학 졸업 이후, 맨하탄 음대 석사과정을 밟은 그는 Phillip kawin교수를 사사한 뒤, 곧바로 독일 로스톡 국립음대에서 피아노-실내악 최고 연주자 과정(KR, Matthias Kirschnereit 사사)을 졸업했다.
“알면 알수록 공부하면서 고전음악에 대해 더 새로운 맛을 알게 된거죠. 음 하나하나, 쉼표 한개마다 모든게 다 경외스러울 정도죠. 예전에는 음악을 참 쉽게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무대에서의 연주도 그렇고 너무 쉽게 다가갔던 셈이죠. 그만큼의 깊이를 몰랐던 예전과 다르게 지금은 음악하는 연주인 모두가 존경스럽습니다.”
음악은 그에게 있어 평생 자신과의 싸움이 될거라며 힘든 여정속에서도 다년간의 유학생활을 통해 음악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엄연히 다르단다. 
“맨하탄음대에는 Sara Buchner라는 교수님이 계세요. 원래는 David Buchner라는 이름이셨는데 성전환(transegender)을 하셨죠. 한국에서는 상상도 안돼지만 말예요. 그런데 그분의 연주와 수업은 정말 놀라워요. ‘Piano History'라는 수업을 하시는데 본인이 직접 연주하시고 고전, 낭만, 바로크 등 시대별로 갖고 있는 레퍼토리 또한 너무나 다양하세요. 또 연주하실 땐 마치 피아노를 장난감 다루듯이 하시죠. 그런 교육방법은 정말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그가 가진 재능과 꿈은 지도자·사업가·선교사
미국과 독일에서 각각 4, 5년동안 생활하며 음악과 그 외적인 공부 또한 겸하며 많은 것을 체득했다는 그는 현재 국제신학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동시에  ‘잉글리쉬 피아노 클래스 음악학원’ 원장으로 부임, 선생과 경영인으로서의 다양한 활동을 선언했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는 제게 천직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들 한명 한명이 너무나 귀하고, 마치 하나님께서 지혜를 몸소 주시는 것 같아요. 누구보다도 아이들이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음악적인 부분들은 저 역시 오랜 고민과 깨달음 끝에 해결했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을 더욱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무너지고 깨지고 몸으로 직접적으로 받아들여야만 얻을 수 있다며 다부진 의지를 엿보이는 피아니스트 우가향.
학원 원장으로서의 역할 만이 아닌 선생님과 친구, 음악적 동지로서의 면모도 내비취며, 또 다른 분야 ‘비전 유나이티드(캐나다 취업준비생을 위한 산업인력공단 연수기관)’에서 영어강사로도 2년째 활동 중이다.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오기 전에 여러 가지 기로에 있었습니다. 음악 외에도 관심분야가 참 많아서겠죠. 한때 사업가로서도 꿈을 꾸기도 했었고, 음악인으로 계속 나아갈지에 대한 고민도 계속했었어요. 최종적으로는 선교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거기에 따른 훈련을 받으면서 차분히 준비중이예요.”
그러나 평생토록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은 포기하지 않으려는 그는 제자들을 가르침에 있어서만큼은 자신만의 교육철학을 내세운다.
“좋은 연주자가 지도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는것을 말로 설명하기는 쉽지만 정작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어려운거겠죠. 요즘 학생들은 선생님이 먼저 보여주지 않으면 잘 신뢰하지 않으려 해요. 더구나 직접 연주를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의 반응이 빨리 전달되거든요. 아이들은 직접적으로 표현해주면 상당히 오랜 기간을 기억합니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자와 학원 원장으로서 맡게된 사업가로서의 행보를 함께 한다는 것.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도 그가 가진 재능과 욕심은 끝없이 무한대로 나아가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 아닐까.
“대부분의 학생들은 피아노를 단지 기능적으로만 교육 받았기 때문에 제가 정서적으로 그들에게 접근하면 굉장히 혼란스러워 해요. 어느 날은 저도 피아노가 너무 사랑스럽고 끝없이 연주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또 어느 날은 시커멓고 큰 무언가가 나를 짓누르는 느낌마저 들 정도죠(웃음). 애인을 만날 때 상대방이 뭘 좋아하는지, 사소한 부분 하나에 관심갖고  함께 놀러 다니는 것처럼, 피아노앞에만 앉아 있을 것이 아니라 좋은 공연도 자주 접하고 많은 책들도 읽고 다양하게 음악을 접하라고 말합니다.”

영어와 클래식의 만남 ‘잉글리쉬 피아노 클래스’ 학원운영
‘잉글리쉬 피아노 클래스’는 신개념 통합음악을 추구하며, 음악을 배우고자하는 어린 아이들부터 전문가양성반까지 다양하고 심도있는 음악교육을 목표로 한다. 이곳은 베이직 클래스, 프리미엄 클래스, 프로페셔널 클래스로 이뤄지며, 특히 프리미엄 클래스는 영어 원서를 교재로 삼아 일상대화 및 생활영어와 레슨을 모두 영어만으로 진행한다.
“늘 바빴던 것 같아요. 비즈니스차원을 떠나 저만의 색깔과 방식을 아이들에게 심어줄 수 있을까가 큰 숙제인 것 같아요. 단지 악기를 다루는 것에 있어 기술적인 면모만이 아닌, 처음 피아노를 접하고 시도하는 방법부터 달리 하고자 합니다.”
피아니스트라는 직업병 때문에 요가와 스트레칭을 평소에 자주 즐긴다는 그는 늘 활동적인 성격탓에 운동도 관람보다는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하며,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하고 챙겨주는 것을 즐긴단다.
“좋은 연주자라는 의미는 제게 가르침을 주는 분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돼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가능하다면, 음악이라는 도구만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저를 믿고 서로를 잘 알아갈 수 있도록 해주고 싶어요. 선생으로서의 권위는 제가 세우는게 아니잖아요.”
스스럼없이 아이들과 지내려고 항상 노력하는 그의 말과 더불어 선생님과 제자의 사이보다는 연주자대 연주자로 다가가려는 그의 교육지론이 돋보인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입시곡들조차 너무 어려운거같아요. 케익을 처음 만들 때 반죽부터 시작해 다양한 데코레이션으로 마무리를 하잖아요. 하지만 우리 교육은 마치 생크림과 과일들을 먼저 얹어놓고 밑받침을 만들죠. 천천히 하나씩 기본부터 다질 수 있는 절제하는 음악이 필요한 것 같아요.”
한때 그는 리스트와 슈만에 푹 빠져있기도 했고, 뉴욕에 있을 때는 재즈바(jazz bar)에 다니며 재즈음악에 심취하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양한 음악을 접하게 됐으나 결국은 바흐와 모차르트의 음악으로 돌아온다고 말한다.
“특히 바흐음악은 마치 김치와도 같아요. 여러 가지 느끼한 음식을 먹다보면 꼭 마지막에 김치를 먹게 되잖아요.(웃음) 바흐의 음악을 처음 연주할 때는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해야 될 것만 같거든요. 바흐음악의 전곡을 연주하는 것은 제게 연주자로서의 꿈이자 목표입니다.”
기자가 만난 피아니스트 우가향의 끝없는 열정과 욕심은 다가오는 12월 6일 모차르트홀에서 펼쳐지는 그의 독주회로 다시 한번 실감케 할 예정이다.
결코 이상(理想)만을 좇는 것이 아닌, 현실에서 만나는 ‘감성적인 향수’를 자극하는 우가향. 스스로를 채찍질 하며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가는 그의 ‘타오르는 목마름’을 다시 한번 기대해본다.
잉글리쉬 피아노 클래스 음악학원 :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1049-25 신영빌딩 601호, 전화 02-930-9350.
(곽인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

피아니스트 우가향                                                                                             
·숙명여대 피아노과 학사 졸업
·맨하탄 음대 피아노 연주자 석사 졸업
·독일 로스톡 국립음대 피아노-실내악 최고 연주자 과정(KR)졸업
·러시아 St.Peterburg, 영국 런던 Music Festival, 독일 John Perry Master Calss, 중국 베이징 BIMFA Music Festival 참가 및 연주
·뉴욕 카네기 홀 연주 및 뉴욕 Acdademy Symphony Orchestra와 협연
·독일 함부르크 Musikhalle 에서의  독주 및 수십차례의 실내악과 솔로 연주
·독일 작곡가 협회 초청 현대 음악 순회 연주
·2005년 귀국후 영산아트홀 독주회및 다수의 두오 콘서트 및 연주 개최
·숙명여대, 한서대 강사 역임                                                                               
·현, 국제 신학 대학원 대학교 출강
      국제 피아노 음악 협회 총무 및 English Piano Class 음악 학원 원장
      Vision United 영어 전담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