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행복을 지휘하는 클래식 선생님

매년 청원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3회 이상 개최 등 다양한 음악활동 시행
1학년부터 ‘클래식 듣고 그림 그리기’ 수업가져

문득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 선생님이 떠올랐다. 명문대 진학만을 위한 교육제도에 맞서 학생들에게 꿈과 이상을 전해주던 우리들의 영웅 키팅 선생말이다.
서울시 노원구에 위치한 청원초등학교에는 아이들에게 그저 평범한 교육이 아닌, 음악을 함께 즐기고 누릴 수 있도록 지도하는 지휘자 지계환 선생이 있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매년 학기마다 일정한 오디션을 통해 오케스트라 단원을 선출하는 음악 지휘자이자 학급 담임선생인 지계환. 음악을 사랑하고 아이들과 함께 행복을 공유하고 싶다는 그의 의지가 충만해보였다.
“춘천교대시절 대학 내 있는 합창동아리에 가입해서 지휘를 맡은 적이 있었죠. 어린시절 바이올린을 조금 배운적도 있었습니다. 음악을 제대로 공부했다라기 보다는 그저 아이들과 함께 모든 파트의 악기들이 한데 어우려져 낼 수 있는 소리가 위대한 게 아닐까 싶네요.”
초등학교 교사로 부임한지 17년째를 맞이한 그의 관록은 언제나 미소 띈 모습으로 일관하며 오히려 기자와의 인터뷰를 한결 편안하게 유도했다.
“아이들을 보면 정말 사랑스럽습니다. 아이들이 고사리같은 손으로 악기를 처음 잡을 때 대부분 손에 익지도 않고 서툴러 하죠. 심지어 연습시간에 바이올린 파트에 한 녀석은 악기와 활을 든 채로 졸고 있어요. 그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사랑스럽지 않겠어요.(웃음)”
초등학교 오케스트라를 이끌면서 지휘자로서의 역량을 더 넓히기 위한 성인무대로의 진출은 원하지 않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어김없는 초등학교 교사다. 퇴임할 때까지 아이들과 계속해서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싶다. 순수한 아이들의 마음자체를 사랑할 뿐” 이라고 짧게 답한다.
청원오케스트라는 일년에 세 번(4월, 9월, 12월)에 걸쳐 정기연주회를 가진다. 예술학교의 성격이 아닌 일반 사립학교에서 정기연주회를 매년마다 개최하기란 쉽지 않다.
현재는 약 45명정도의 오케스트라 인원이 있으며 예년에는 60명이상의 학생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아마추어 초등학교 오케스트라라고 하기엔 각 파트별로 악기 구색 또한 전부 갖춰져 있다.
오케스트라 단원으로서의 자격요건을 물었더니 우선순위는 무엇보다 성실성이라고 강조한다.
“‘열심히 하겠습니다’와 ‘빠지지 않겠습니다’라고 외치면 됩니다. 악기를 잘 다루는 것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단체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건 화합과 성실이 필수죠.”
초등학교 3학년 이상 6학년 이하로 구성된 단체로 어린 학생들의 연습시간이나 연주활동을 지도하는 것 또한 만만치 않다는 지선생은 아이들을 상대하다 보니 흥미와 재미위주의 수업을 계획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는 재밌는 연주와 수업, 그리고 많은 연주장을 함께 관람하는 것이 아이들이 오케스트라 활동의 재미 이상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동기유발이 된다고 한다. 또한 무엇보다도 끝없는 칭찬은 곧 아이들에게 또 다른 가르침이 된다고 말한다.
물론 그는 초등학교 담임교사다. 교사로서의 주업무와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의 병행은 쉽지 않다.
“학교의 도움이 절실했죠. 교장선생님 이하 많은 선생님들께서 콩쿠르와 정기연주회 등 행사가 있을 때마다 정말 물심양면으로 많은 지원을 해주십니다. 가장 감사하죠. 뿐만 아니라 학부형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입니다. 요즘같은 교육 현주소에서 학과수업 이후 넘치는 과외학습 틈새에서 여느 부모님들과는 달리, 아이들의 음악활동을 적극 권장해 주시거든요. 그분들은 오케스트라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창의력과 더불어 인성을 기를 수 있다는 점에 더욱 중점을 두신 겁니다. 그래서 저희 청원오케스트라 학생들은 공부도 잘하고 사회성이 매우 좋습니다. 오히려 저희 오케스트라에 입단시키려면 공부도 잘해야 한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정도니까 말이죠(웃음).”
지계환 선생은 청원오케스트라 이외에도 청원초등학교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청원음악콩쿠르를 직접 기획해 음악계 교수들과 지인들을 초빙, 엄격한 심사를 거치고 전체 대상과 각 학년별로 시상하며 입상자를 위한 연주회를 마련한다. 이는 아이들의 음악활동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한 원동력으로도 작용한다고 밝혔다.
또한 청원초등학교 1학년 교과과정에는 ‘클래식을 듣고 그림을 그리는 수업’이 있다. 그 교과수업은 어릴 때부터 창의력과 상상력 등 다양한 감성개발을 통해 아이들에게 학과수업뿐만 아니라 문화·예술활동에 더욱 충실할 수 있도록 하려는 교육의도가 돋보였다.
“아이들이 절 무서워하진 않아요(웃음). 굉장히 잘 따라주는 편이죠. 그래서 더욱 칭찬을 많이 해주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절대 상처를 주지 않아요.”
음악을 하다보면 마음이 정화되고 안정돼서 수업 때가 무척이나 행복하다는 지계환 선생.
“아이들이 무엇보다 클래식을 많이 알고 사랑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중문화에 손쉽게 물들 수 있는 그들의 정서가 어릴 때부터 베토벤과 모차르트 등 다양한 위인들의 연주를 접하고 순수함을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청원오케스트라는 정기연주회 뿐만 아니라 방학마다 열리는 하·동계 음악캠프, 매년 4~5월에 있는 신입 환영연주회, 매년 12월말에 노원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지는 송년음악회 등 다양한 일정들을 모두 소화해내고 있다.
“곡목은 제가 직접 선정합니다.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클래식을 재밌게 느끼기 위해서 신경을 쓰는 편이죠. 베토벤과 모차르트, 슈만, 리스트 등의 위인들의 작품과 가곡들까지 약 100여곡을 레퍼토리로 선정했죠.”
지계환 선생은 아이들이 연주하는 클래식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과 행복이 전파됐으면 한다고 소원한다. 그래서 아프고 힘든 환자들을 위한 위문공연을 했으면 한다고 조심스레 전했다.
학교의 위계질서가 흔들리고 사교육으로 인한 과열로 인해 공교육이 침체되고 있는 현주소에서 지계환 선생의 교육은 언제나 초심을 잃지 않는 강직함이 존재한다.
학생들에게 정통이라는 이름의 클래식을 전파하며 그들의 순수함을 음악으로 더욱 이어나가고 싶어하는 그의 소박하고도 행복한 바람이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곽인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

청원초등학교 학교장 임무영 선생님                                                              
청원초등학교는 영어 역점 학교로서 2007학년도부터 주당 10시간씩 집중적인 영어 교육을 실시합니다. 또한 학교의 Immersion(몰입)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학교와 가정의 연계학습 시스템을 도입해 온라인 홈스터디와 영어마을 입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한가지 악기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특기교육(1인 1기)을 실시합니다. 학생들에게 보다 더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고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하는데 힘쓰는 것이 청원의 목표입니다.
즐거운 학교, 정돈되고 번영하는 학교, 단결된 학교 속에서 어린이는 착한 품성을 기르며,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즐겁게 공부하여 실력 있고 특기를 갖춘 어린이가 되도록 뒷받침 해주는 것이 청원초등학교의 목표이자 자부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청원의 선생님은 사명감과 긍지를 갖고 사랑의 교육에 최선을 다하는 스승이 되게 합니다.
또한 청원초등학교 학생들은 타 학교에서 전학을 온 어린이에게도 배타적이지 않고 따뜻하게 배려하는 고운 심성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해외 순회공연에 빛나는 오케스트라와 사물놀이를 통한 음악회, 학예회, 특기발표회, 운동회 등 다양한 예술적 활동들을 통해 무엇보다도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 청원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입니다.

<청원오케스트라 학생 토막인터뷰>                                                                 
악장 한 채연(6년, 첼로)
“아이들도 말을 잘 듣고 다들 열심히 하고 있어요. 선생님도 엄하지 않으시고 무척 잘 가르쳐 주세요. 학교수업과 병행한다는게 힘들긴 하지만 수업자체가 너무 재밌어요. 이제 곧 졸업을 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올 말에 있을 마지막 음악회(송년음악회)가 될 것 같아요. 제가 졸업하더라도 후배들이 앞으로 오케스트라 활동을 열심히 했으면 좋겠고, 선생님 말씀도 잘 들었으면 좋겠어요.”
부악장 김상현(6년, 플루트)
“연습시간에 간혹 무서우실때도 있지만 평소에는 무척 자상하세요. 악장 채연이와는 오케스트라에 단원이 돼면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됐죠. 선생님께서 새로운 곡을 나눠주시고 집에 와 연습해요. 그리고 매주 금요일 모여서 단체 연습을 해요. 방과 후에 남아서 연습하다보니 힘들긴 하지만 열심히 하고 있어요.”

청원오케스트라 연혁                                                                                       
·1982년 창단, 서울교육대 주최 전국아동음악경연대회 2년 연속 1위(1999, 2000)
·서울교육감상 수상 3회    
·북부교육청장상 4회 수상
·북부동아리 최우수상(2005, 2006) 수상   
·상계 백병원장 감사장
·특별활동 지도교사 교육인적자원부장관 표창(2003)
·연 3회(4, 10, 12월)의 정기연주회
·그 외 특별 연주회-병원 위문 공연, 소년·소녀 가장돕기 자선연주회 1996년 시작 10회, 남산국립극장 야외무대 연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