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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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 연주와 교육, 그리고 학문적 교류를 통해 한국 플루트 음악계의 흐름을 이끌어온 한국플루트학회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올해부터 학회의 수장으로 선임된 배종선(이화여대 교수) 신임회 장은 연주자이자 교육자, 연구자로서 오랜 시간 플루트계의 중추적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그런 그녀가 올해부터 학회 회장으로 취임하며 이제는 한 개인의 음악을 넘어 한국 플루트계 전체의 방향성과 미래를 함께 구상해나갈 책임을 맡게 되었다. 오는 6월 17일(화) 오후 7 시 30분 예술의전당 IBK기업은행챔버홀에서 열리는 ‘제12회 정기연 주회’는 그녀의 회장 취임 이후, 향후 학회의 방향성을 드러내는 시작 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배종선 회장이 전하는 한국플루트학회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그녀가 바라보는 플루트 음악의 지속 가능한 발전 가능성에 대해 직접 들어보았다.

책임감 있는 전환의 시간, 다시 마주한 나의 자리

플루티스트로서, 교육자로서 오랜 시간 한국 음악계의 흐름과 함께해온 배종선 교수. 이제 그녀는 한국플루트학회의 회장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맡아 그동안의 발걸음을 바탕으로 또 다른 방향을 모색 하고자 한다.

“오랜 시간 학회와 함께 걸으며 자연스럽게 이어진 인연들이 있었습니다. 늘 곁에서 힘을 보태겠다는 마음으로 함께해왔기에 어느 순간 주변에서 저에게 본 학회의 발걸음을 맡아달라는 신뢰가 전해진 것 같은데요. 사실 연주자이자 교육자, 음악감독으로 여러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지금, 회장직을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컸습니다. 그치만 선생님들의 깊은 응원과 믿음이 있었기에 그 마음에 보답하고 싶은 책임감으로 이 자리를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회장이라는 자리가 결코 혼자의 힘으로 꾸려갈 수 있는 역할이 아니 라고 생각합니다. 묵묵히 실무를 맡아주시는 임원 선생님들과 언제나 함께 힘을 모아주시는 학회 선생님들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는데요. 본 학회는 누군가의 단독적인 리더십이 아닌 모두의 마음과 손길로 이어지는 공동체라고 생각하기에 저는 그 흐름 속에서 한 사람으로서의 책임과 진심을 다하고 싶습니다.”

소통과 연대, 그리고 전문성의 균형을 향해

국내 플루트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한국플루트학회. 배종선 회장은 지금의 위상을 진단하는 동시에 앞으로의 학회가 어떤 방식으로 음악계와 더 넓은 지형을 연결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나눈다.

“한 악기만으로 이처럼 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 함께해온다는 것은 음악계 전체를 봐도 결코 흔한 일은 아닙니다. 저 역시 학회의 시작부터 함께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간 이곳에서 이루어져 온 활동들이 얼마나 의미 깊은 일이었는지를 곁에서 충분히 느껴왔습니다. 정기연주회와 다양한 음악회, 해외 교류, 마스터클래스와 세미나, 콩쿠르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이어져 온 이 모든 일들이야말로 학회가 지닌 진짜 힘이라고 생각하기에 저는 이 흐름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회장으로서 그 여정에 기여할 수 있다면 더 많은 플루트 전공자들과 배우는 분들이 학회 안에서 함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다음 세대의 연주자들이 우리와는 또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세대 간의 공감과 조율, 그리고 나눔이 자유롭게 이루어질 수 있는 학회가 되길 바랍니다. 나아가 본 학회가 다양한 생각을 포용하고 함께 길을 만들어갈 수 있는 플루트계 전체에 튼튼한 기반을 마련해주는 진정한 공동체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첫 연주회, 흐름을 잇는 선언의 무대

회장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공식 무대. ‘제12회 정기연주회’는 단순한 정례 행사를 넘어 학회의 정체성과 예술적 비전을 담아내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저에게 매우 뜻깊은 무대입니다. 학회의 회장으로서 처음 마주하는 공식 연주회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세대의 연주자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자리를 만든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저는 선후배 연주자들이 서로 공감하고 연결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선배로서 후배 연주자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고 그들의 활동을 지켜보며 응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 역시 먼저 길을 걸어온 사람으로서 어떤 방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데 요. 이번 연주회를 통해 지금껏 미처 알지 못했던 많은 연주자와 교류하고 싶고 같은 전공이라는 공통된 울림 속에서 서로 편안하게 소통하며 학회 활동이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젊은 연주자들이 더욱 자연스럽게 이 공동체에 스며들 수 있도록 임원 선생님들과 함께 다양한 채널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마련하고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자꾸 마주쳐야 이야기꽃도 피우고 새로운 기회도 생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흐름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함께하는 자리를 자주 만들며 다채로운 소통의 장을 넓혀가고 싶습니다(웃음).”

다양성과 깊이, 한 무대 위에서 만나다

이번 연주회 프로그램은 시대와 국적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 배종선 회장은 그 안에 담긴 ‘다름의 공존’과 ‘전달하고자 하는 음악적 메시지’를 통해 학회의 정체성을 새롭게 드러내고자 한다.

“이번 정기연주회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1부는 다양한 앙상블 무대로 꾸며지고 2부에서는 플루트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명의 플루티스트가 협연자로 참여해 깊이 있는 무대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앙상블 무대는 연주자들이 자율적으로 팀을 구성하여 준비하는 방식으로 각 팀이 지닌 개성과 해석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특히, 젊은 연주자 선생님들이 직접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기존에 자주 연주되지 않았던 곡들을 찾아보며 자신만의 레퍼토리를 확장해가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느낍니다. 본 학회는 전체적으로 강압적인 분위기보다는 자유로운 창의성을 존중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데, 이번 무대에서도 그러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반영되기를 기대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공연의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시도는 역대 회장님들과 임원진 선생님들의 무대를 마련했다는 점입니다. 이 무대를 통해 선후배 연주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교류의 장을 만들고자 했고 덕분에 이번 연주회에는 참여 인원도 예년보다 더욱 풍성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플루트의 내일을 위한 단단한 설계

연주와 교육을 넘어 학술과 정책까지 아우르는 플루트 생태계. 배종선 회장은 학회의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프로젝트 구상과 함께 실질적인 연대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모두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의 학회 활동은 보다 열린 시선으로 다양한 교류의 장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특히, 신진 연주자 발굴이나 외국 연주자들과의 교류 같은 부분에 있어 기존보다 더 폭넓은 의견을 수용하고 추천 제도 등을 도입하여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고 싶습니다. 많은 분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는 구조를 통해 학회가 지닌 네트워크의 폭도 점차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회장이라는 자리를 ‘이끄는 사람’이라기보다 ‘정리하고 연결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의견들이 한곳에서 만날 수 있도록 조율하고 공통의 목표 안에서 힘을 모을 수 있도록 흐름을 만들어가는 역할이 제 몫이라 믿습니다. 지금 시대는 누구 한 사람의 의지로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아닌 함께 고민하고 함께 움직이는 흐름 속에서 진정한 힘이 생기는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저는 학회의 일원으로서 지금의 운영이 더 단단해지고 다음 회장직을 맡게 될 분이 보다 안정적인 기반 위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밑거름을 남기고 싶습니다.”

함께하는 숨결, 함께 여는 내일

첫 무대를 앞두고 회장은 관객과 음악계 동료들에게 진심 어린 인사를 전한 다. 응원과 관심이 모일수록 플루트 음악의 울림은 더욱 깊고 멀리 퍼져나갈 것이다.

“이번 정기연주회에 많은 분이 함께해주시길 진심으로 바라며 이번 무대를 계기로 관객 여러분뿐 아니라 연주자들 간의 소통도 더욱 활발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학회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여러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음악 안에서 서로에게 좋은 자극이 되어줄 수 있는 자리를 계속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직접 참여해주시고 또 주위의 많은 플루트 전공자분들께 이 따뜻한 흐름이 전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야말로 학회가 더 나아가는 가장 큰 원동력이 될 것이니 따뜻한 시선으로 함께해주시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웃음).”

(안나영 기자/musicnews@music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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