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음악가라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 역시 바이올린 음악이 저의 삶입니다. 음악은 저의 표현의 수단이며, 언어와 마찬가지로 어떤 감정이 생기면 그것을 바이올린으로 표현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하루 하루를 새롭게 만들지요.”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는 국내 음악문화 중추에 젊은 기운의 수혈이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 젊은 음악가들이 뛰어난 음악성과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실력을 쌓으며 세계무대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는 것. 이와 같은 국내 젊은 기운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이희연은 그동안 해외 무대에서 쌓은 음악성과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국내에서 하나하나 풀어가고 있다. 일을 많이 벌이기도 하고 스스로 찾아서 하는 형이라고 자신을 설명하는 이희연은 어릴 때 어머니의 권유로 음악을 시작해 음악가인 아버지로부터 엄격하고 늘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서울예고 1학년 재학 중 미국 Oberlin 대학에 영재 조기입학과 전 장학금 학생으로 그 실력을 일찌감치 인정받았고, 줄리아드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거쳐 미국 인디애나 대학에서 Artist Diplom과 석사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함으로써 21세기 가장 주목할 만한 신인 연주자 중 한 명으로 물망에 올랐다. 귀국한 지 이제 막 1년에 접어든 그가 특히 주목되는 점은 남다른 음악열정과 함께 선보이고 있는 폭넓은 음악활동으로서, 일반적인 콘서트홀을 비롯해 기업의 로비, 갤러리, 사회단체기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음악을 펼치고 있다. “말로 위안을 얻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소리로써 위안을 주고 싶습니다. 음악을 통해 그들의 마음에 휴식 같은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인터뷰 바로 전날도 양평에 위치한 한 갤러리의 음악회에 참가했다고 하는 그가 밝힌 음악활동의 취지이다. 이희연의 이런 음악활동은 그가 미국에서 한창 바이올린을 공부할 때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미국 유학시절 짬짬이 홈 콘서트에 참여했었는데, 당시 관계자들의 눈에 들어 갤러리, 기업의 로비, 사회단체기관 등지에서 개최된 음악회에 다수 참여케 됐다”고 설명하는 한편 “이런 음악회가 너무 좋아 귀국해서도 기회가 생기는 대로 참여하고는 있지만, 국내의 경우 클래식음악에 대한 편견이 적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많이 있다”고 토로하기도. 국내 기업 로비 연주에서 이와 같은 편견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고 하는 이희연은 비록 처음엔 무관심과 편견으로 일관됐더라도 연주자와 관객간의 솔직한 대화를 곁들인 연주가 계속되다 보면 어색함도 금방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그와 같은 형식의 연주로 클래식 애호가가 된 회사원이나 꾸준히 연주 의뢰가 들어오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한다. 이밖에도 준비된 관객들이 찾는 갤러리 콘서트 등을 선호한다고 덧붙이는 이희연은 평소 다양한 기획공연들에 참여하고 있는 편이지만, 정작 마음 간절히 해보고 싶은 공연은 유치원 이하의 어린이 대상 공연이나 평소 음악을 접하기 힘든 문화소외층 대상의 음악회라고 귀띔한다. “제가 종종 참여하고 있는 영아 대상의 공연은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지요. 이와 같은 공연에 참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제 스스로가 교육자로서 전공생만큼이나 음악에 입문하는 어린이들 교육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문화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아직까지 기초음악교육에 있어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하는 이희연은 기초부터 제대로 된 음악교육이 이뤄지기 위해선 어린이와 부모, 교사가 함께 하는 교육이 돼야만 한다며, 전공 교육에 있어서도 너무 완벽함을 추구하는 데 집착해 자신의 단점이 보일 때마다 스스로 위축되기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장점으로써 단점을 보완하며 자신감을 키우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흔히 전공교육에 대해 주입식이라고 몰고 가는 경향이 짙은데,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그와 같은 교육방식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기초적인 바탕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사고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가 생겼을 때 이를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의 습득도 중요한 것을 감안하면 무작정 나쁘다고만 할 순 없지요.” 앞으로 국내에서 다양한 연주와 교육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밝히는 이희연은 4월 8일 시카고에서의 연주를 비롯해 4월 13일 대구, 14일 광주, 17일 서울 예술의전당, 5월 1일 부산에서 리사이틀을 개최하고, 5월에는 화음챔버의 멤버로서 연주에 참여할 계획이다.

 “연주는 나를 알리고자 하는 게 아니라 내 소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음악을 전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재래 시장이나 큰 항구 등지에서 연주를 해보고 싶습니다. 처음엔 모두 의아해 하겠지만, 제가 연주를 통해 그들의 감정을 표현하고 저의 감정과 느낌을 표현하며 음악으로 교감할 수 있게된다면 그 사람들이 나중에 클래식 음악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끔 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