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오는 11일 충무아트홀서 독주회 개최

베토벤, 프랑크, 이자이 등 고전에서 현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곡 선사

정교한 테크닉과 열정, 과장되지 않은 담백한 연주스타일로 많은 음악인들의 관심을 모았던 바이올리니스트 김현아가 지난해부터 연세대 음대 교수로 재직하며 교육자로서, 연주자로서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초등학교 때 선화예고에서 주최하는 마스터클래스에 참가했다가 우연한 계기로 커티스음악원교수인 아론 로잔드 교수에게 발탁, 그의 제의에 따라 12세에 미국으로 조기유학길에 오른 김 교수는 아론 로잔드 교수를 사사하며 커티스음악원을 졸업하고 줄리아드에서 석사와 전문연주자과정을, 뉴욕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김 교수의 음악활동에 밑거름이 되었던 커티스 음악원은 세계각지의 음악영재들이 모여 있어 경쟁이 치열하기도 했지만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곳이었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당시에 좋은 스승을 만나 커티스음악원에서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던 것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학교 규모가 작다보니 서로 친밀한 유대관계를 쌓을 수 있었고, 세계적인 지휘자와 연주자들의 음악을 접하며 음악적으로 성숙해나갈 수 있었지요. 무엇보다 대학 때까지 함께했던 아론 로잔드 교수님은 스승이자 가족 같으신 분으로 제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이시지요.”

미국에서 활동하며 스위스 티보 바르가 국제콩쿠르입상,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오디션 우승 등으로 명성을 쌓아왔던 김 교수는 독주뿐 아니라 실내음악에도 관심이 많아 세종솔로이스츠 창단멤버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뉴아시아 현악사중주, 화음챔버, 코리아나 챔버뮤직 소사이어티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뉴아시아 현악사중주와 함께한 병원, 교도소등 으로의 ‘찾아가는 음악회’는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 이었다”고 말한다.

“암 말기 환자들 앞에서 연주할 때면 환한 얼굴로 연주를 경청하는 환자들도 있고, 병으로 인한 고통 때문에 음악을 거부하는 환자도 있었어요. 그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못되더라도 우리의 음악을 듣는 순간만이라도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이 자신의 음악을 통해 정신적, 육체적인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음악인의 의무”라고 말하는 김 교수는 “앞으로도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위한 연주를 꾸준히 해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하기도 했다.

다양한 음악활동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 교수는 오는 11일 오후 7시반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독주회를 개최한다. 충무아트홀 ‘한국을 빚낸 아티스트’시리즈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연주에서는 연대음대 학장인 이경숙교수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데, 2003년 독주무대를 가진 이래 3년 만이다.

“그동안 협연과 실내악연주 등으로 독주회를 개최할 기회를 놓쳤어요. 이번 연주는 연세대에 재직하면서 처음 갖는 독주회인데, 이경숙 학장님과 함께하는 자리라 더욱 의미 깊고, 또 기대가 되네요.”

이번연주에서는 오프닝곡인 ‘비탈리샤콘느’를 비롯해 베토벤 소나타 7번 c단조, 프랑크 소나타A장조, 이자이 소나타 2번 ‘망상’등을 들려줄 예정인데, 베토벤과 프랑크곡은 이경숙 교수와 함께 선곡했다고 한다.

“청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연주를 선보이고 싶다”는 김 교수는 “자신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연주하는지 청중이 느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성공한 연주이고, 또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한다.

가을을 재촉하는 깊은 울림이 될 이번 무대는 김 교수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는 뜻 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영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