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클래식음악계에 신선한 바람 일으킨‘콰르텟엑스’
실력과 열정, 완벽한 기획력의 총결정체
모차르트와 쇼스타코비치 현악4중주 전곡연주에 도전
12월까지 매주 넷째주 금요일 DS홀서

  고정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대중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신세대 현악사중주단 ‘콰르텟엑스(제1바이올린 조윤범, 제2바이올린 김경연, 비올라 김치국, 첼로 오새란)’가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쇼스타코비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이 두 작곡가의 현악4중주 전곡을 연주한다. 12회에 걸쳐 이뤄지는 이번 프로젝트의 첫 스타트는 오는 27일 오후 7시반 DS홀. 

  정상급 현악사중주단도 소화해내기 어려운 모차르트와 쇼스타코비치 현악4중주 전곡연주를 이제 막 피어오르고 있는 신생연주단이 연주한다는 것에 약간의 우려를 나타내는 사람도 있지만 콰르텟엑스는 그들만의 독특한 연주노하우로 차근차근 노력의 결실을 맺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콰르텟엑스 리더이자 제1바이올린을 맡고 있는 조윤범은 “이번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이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관문 중 하나”라며 “줄리어드 현악사중주, 이자이 현악사중주 못지않은 세계적인 현악사중주단으로의 定道를 가기 위해 앞으로 계속 현악4중주 전곡 사이클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00년 창단된 콰르텟엑스는 3년 동안 공개연주는 하지 말자는 멤버들과의 합의에 따라 2002년 9월 첫 데뷔무대를 가졌다. 음악으로만 승부한다는 생각에서 멤버 모두 오케스트라 단원 활동과 레슨 등 기타 활동을 모두 접고 하루에 9시간씩 연습했다. 남들이 보기엔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의 젊음과 열정을 막지 못했다.

  그들의 젊음과 열정은 시작부터 개인프로필을 없애고, 제목이 붙지 않은 현악4중주곡에 ‘팝콘’ ‘바이킹’의 제목을 붙이는 등 클래식음악계의 관행을 깨뜨리는 파격적인 행보로 이어졌다. 특히 베토벤 현악4중주에서 9개 곡을 골라 또 그중에서 한 악장씩을 뽑아 새롭게 구성한 ‘B9’ 프로젝트, 지하철역 내에서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 전악장 연주, 연주실황과 데모 버전의 녹음을 홈페이지에서 공개하는 웹CD 등 국내 어느 연주단체도 섣불리 시도할 수 없었던 과감한 연주활동으로 그들은 침체돼 있는 클래식음악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지하철 무대는 콰르텟엑스가 대중에게 다가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들에게 지하철은 실험무대다. ‘지하철 무대에서 통하면 어디서든 통한다’고 말하는 리더 조윤범은 올 한해동안 전국의 지하철역을 순회하며 모차르트 현악4중주 전곡을 연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그들의 활동을 되짚어보면 ‘콰르텟엑스’라는 이름이 이해가 갈 법하지만 그래도 많고 많은 이름 중에 왜 ‘엑스’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름 때문에 고생이 많았죠. 처음에는 서울 현악4중주라고 지었는데 예전에 그 이름으로 활동했던 분들이 고소하겠다고 해서 바꿀 수밖에 없었어요. 또 제가 이자이 곡을 좋아해서 ‘이자이 현악4중주 서울’ 이라고 다시 지었는데 프랑스에 있는 이자이 현악4중주단이 고소하겠다는 얘기를 전해 듣게 되었지요. 결국 고소당하지 않을 이름을 선택하고자 했던 것이 콰르텟엑스라고 짓게 된 것이죠. 굳이 의미를 따진다면 X세대를 의미하는 것도 있어요. 그리고 X라는 모양이 더블샵이 보이잖아요. 더블샵이 내포하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고요.”
그들이 추구하는 것은 클래식의 범위를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작곡가의 의도를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단지 작곡가의 의도를 기존과는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는 것이다.
  클래식 음악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그들에게 ‘클래식계의 이단아’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다. 클래식이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대중 속에서 클래식 연주자가 나와야 한다는 그들의 음악관을 실행하기 위해 자신들을 대중음악가인 것처럼 인식시켜놓고 대중의 입맛에 맞는 클래식 연주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클래식의 다양한 시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정통을 무시해서는 안 되겠지요.”
  리더 조윤범은 “대중들이 클래식에 문외한이라는 것을 전제로 관객들이 무시하는 듯한 공연도 안 되고 그렇다고 관객에게 부담을 주어서도 안 된다. 각 연령별 아이에게 맞는 나름대로의 의사소통 방법이 있는 것처럼 대중들에게도 맞는 의사소통 방법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찾아내야 한다”고 전했다.

(이성은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