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천부적 음악감각을 지닌 숨겨진 보물 ‘이 한나킴’
제자는 하늘이 나에게 준 특별한 선물
한국가곡, 성가 CD 출반, 루마니아 교향악단과의 협연 DVD도 출시 예정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사람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 애인일 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항상 행복한 웃음을 머금고 사는 사람이다. 성악가 이 한나킴이 그러했다. 늦깎이 음악인이지만 자신의 일을 즐기며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사는 이였다. 그래서 그의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인터뷰 내내 그러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음악적 재량으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과 제자를 가르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뻐하고 감사해했다.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자체가 저에겐 기쁨이에요. 음악을 하는 사람이 음악으로 인해 행복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월드스타를 향한 끝없는 발돋움
그는 대기만성형 늦깎이 음악인이다. 1974년 부산 한성여대(현 경성대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음악교사로 재직하며 교회 성가대원으로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 오던 중 배움에 대한 열의와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살려보라는 주변의 제의로 이찬구 교수(현 원주대 교수)를 사사, 정식으로 성악공부를 시작하게 된다. 91년에는 서울장신대 교회음악과에 편입하지만 남편의 뉴욕근무 발령으로 도미, 92년 9월 입학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뉴욕 매네스 음대에 당당히 입학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어머니는 저에게 매일 작문을 하도록 가르치셨고, 힘든 시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용, 노래 등을 배울 수 있게 배려해주셨지요.

이러한 어릴 적 경험과 교회에서의 다양한 예능활동이 여러모로 저의 음악인생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큰 그릇은 늦게 만들어진다고 하지 않았던가. 어렸을 때의 많은 예술적 경험이 쌓이고 쌓여 그에겐 커다란 재산이 되었고, 그 재산인 뛰어난 음악적 역량과 예술적 감각은 매네스 음대에서도 어김없이 발휘되었다. 안정된 기교, 풍부한 성량과 표현력, 무대매너는 학교에서도 인정한 것이었다. 특히 시에 액팅을 넣어 노래하는 수업에서 그를 따라올 자가 없었다고. 그야말로 그는 풍부한 예술적 재능을 지닌 숨겨진 보물이었다.

97년 남편의 두 번째 미국발령으로 다시 도미하게 된다. 그 이듬해 매네스 음대 Master과정에 입학하게 되고 2000년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귀국 후 200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연주활동을 전개하여 3차례의 독창회를 개최하였고 다수의 음악회도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 29일에는 루마니아에서의 음악회(Craiova 시립 Oltenia 교향악단과의 협연)에 참여, 연주실황 DVD를 제작했다.
최근에는 한국가곡과 성가 CD를 녹음해 오는 가을 출시예정이며, 10월에는 한국오페라연구회 음악회 출연, 11월에는 카자흐스탄 교향악단과의 협연도 예정돼 있다.

음악가로서의 또 다른 행보
경성대, 서울장신대, 서울종합예술원 강사로 활동 중인 그는 ‘제자는 하늘이 나에게 준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느즈막히 성악공부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제자들을 가르치라고 하늘이 준 기회라고 믿는다.
“학생들은 하느님이 저에게 주신 귀한 선물이에요. 제가 중학교 교사로 재직 시절 몸이 자주 아파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 그 본분을 다하라고 하느님이 다시 기회를 주신 것 같아요.”

그는 제자들에게 어머니 같은 스승이다. 45세가 넘는 제자에게 메시지를 보낼 때도 ‘사랑하는 내 아이야’로 첫 문장이 시작된다. 그만큼 제자에 대한 그의 사랑은 남다르다고 할 수 있는데, 제자를 가르침에 있어 얼마나 정직한가를 항상 자신에게 되묻는다고.
“솔직히 사는 것이 그리 즐거운 일만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래도 제 아이들은 음악을 함으로써 행복함을 느낄 수 있도록, 아이들의 인생안에서 성악이 행복으로 자리잡게 해주고 싶습니다.”

끝으로 그는 자신이 성악을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까지 않았던 남편을 비롯해 많은 분들에게도 감사한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김금화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