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영화로 만나는 클래식’ 새로 낸 음악평론가 진회숙 
영화를 통해 흥미롭게 클래식 ‘볼 수 있는 방법’ 담아
일반인에게는 클래식에 대한 이해, 전공자에게는 새로운 비전 제시 

음악평론가 진회숙이 새 책 ‘영화로 만나는 클래식(청아출판사)’을 내놓았다.
이미 ‘클래식 오딧세이’, ‘나비야 청산가자’를 펴낸 바 있는 그는 일반 대중들이 조금 어렵고 지루하다고 느끼는 음악을 쉽고 재밌게 들을 수 있도록 인도하는 ‘Classical Music’, 고전음악의 전령사다. 
사실 음악을 대하고 감상하는 것에 정도(定道)는 없다. 그런데도 일반인들은 국악이든 클래식이든 고전음악을 대할 때 어깨에 힘부터 들어간다. 그런 대중을 위해 음악평론가 진회숙이 생각해낸 묘안이 바로 대중들이 비교적 가깝게 느끼고 접할 수 있는 영화 안에서 클래식 음악을 찾아보고 영상과 함께 음미하도록 하는 것, 바로 ‘영화로 만나는 클래식’이다. 

“음악을 글로 표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음악 그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추상적이지요. 음악의 느낌,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여러 가지 것들, 특히 영화를 동원했습니다. 다른 것을 통해서 쉽게 음악의 본질을 얘기하고자 한 거죠. 책을 읽고 나서 영화를 한 번 보고 싶다, 음악을 한 번 들어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됐다면 일단 성공한 거라고 볼 수 있겠죠?”  

‘영화로 만나는 클래식’에서는 샤인, 디어 헌터, 피아니스트, 안나 까레리나, 엑스 칼리버, 인생은 아름다워, 투게더, 파리넬리, 피아니스트, 그린 파파야 향기, 플래툰, 엘비라 마디간, 아마데우스 등 명작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영화와 함께 때론 슬프고, 때론 우스꽝스럽고, 때론 아름답고, 때론 냉소적인 다양한 색채의 클래식 음악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책의 내용과 관련해 음악과 영상이 가장 잘 어우러지는 영화로 ‘그린 파파야 향기’를 꼽는다.
“철저히 계산된 아름다움이지만 참 잘 만든 영화예요. 드뷔시의 ‘달빛’ 고요히 흐르는 가운데 카메라가 느리게 움직이며 담아내는 맑은 영상은 우아하고 감미로운 감각의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어요. 프랑스적 시각으로 베트남을 담아낸, 한 편의 시 같은 영화지요.”

이 책은 단순히 일반인들에게 클래식음악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시하는데서 그 역할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비전을 제시한다. 전공자들은 음악평론가 진화숙과 그의 책을 통해 평론가, 영화음악 감독, 음악 프로그램 프로듀서, 구성작가 등 구체적이고 다양한 직업세계를 그려 볼 수 있을 것이다.  

  
“21세기는 문화의 시대, 음악을 전공한 사람도 실기 외의 다양한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시대입니다. 장르간의 교차와 만남이 빈번한 요즘인 만큼 음악 미술, 문학 등 다양한 장르를 폭넓게 접할 때 진정한 음악가도 될 수 있고 창의력과 경쟁력을 두루 갖춘 인재가 될 수 있겠지요. 어린 시절 폭넓고 방대한 독서량이 현재 제 글의 지적인 원동력이 돼주고 있어 학생들에게도 독서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화여대 음대와 서울대 음대 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1988년 ‘한국음악극의 미래를 위하여’라는 평론으로 월간 ‘객석’이 공모한 예술평론상에 당선되면서 음악평론가로 활동하기 시작해 방송 음악 프로그램의 전문구성작가로 ‘KBS 음악실’, ‘클래식 오디세이’ 등의 프로그램 구성과 진행을 맡은 바 있다. 현재 한국문화예술진흥원 고전음악감상 강의를 맡고 있으며 남다른 감각과 뛰어난 안목으로 음악에 대한 글을 써나가고 있다.

“음악은 사회의 모든 것을 담은 총체적 표현물입니다. 어떤 한 가지로 이야기할 수 없는 게 음악이지요. 앞으로 좋은 형용사로 음악을 표현하는 평론가, 한 가지 형용사로 음악을 정의하는 평이 아니라 뭔가 남다르고 감각적인 수식으로 음악을 표현하는 평론가가 되고자 합니다.”
글을 쓰기 위해 같은 영화를 몇 번이고 반복해서 보면서 영상으로 음악을 듣고, 소리로 영화를 보았다는 음악평론가 진회숙. 그가 ‘영화로 만나는 클래식’을 통해 제시하는 음악을 통해 영화를 새롭게 보는 방법, 영화를 통해 흥미롭게 클래식을 ‘보는 방법’으로 새로운 클래식을 만나보자.
(전혜진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