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현대 피아노음악 입문서
국내 저서로는 최초로 20세기 서양 피아노문헌 탄생  
악보 해석과 함께 사전식으로 서술해 이해도와 

20세기 음악의 특징은 한마디로 ‘다양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서양음악의 역사를 보면 르네상스 이후 한 시대의 음악은 대체로 같은 어법으로 작곡된 것을 알 수 있다.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까지의 음악은 고전주의 양식으로, 또 19세기의 음악은 다소 편차가 있다 하더라도 낭만주의 양식으로 정리된다. 즉, 낭만주의음악까지의 서양음악은 공통관습의 시대였다. 그런데 조성체계라는 한 길로 달려가던 서양음악은 19세기 망의 극심한 반음계주의에서 막다른 길에 이르게 되었다. 그리고 20세기 작곡가들은 제각기 다른 방법으로 그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한쪽에서는 전혀 새로운 체계를 만들어낸 전통을 대체하려 했는가 하면 다른쪽은 전통적인 요소들을 흡수하면서 새로운 표현을 찾으려 했다. - 본문중에서

국내 저서로는 최초로 ‘20세기 피아노음악’ 책이 탄생했다. 피아니스트 서혜영(성결대 교수)이 현대음악부분이 학사일정상 항상 뒤로 밀려 소홀히 넘어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끼고 학생들의 현대음악 공부에 도움을 주고자 ‘20세기 피아노음악’ 책을 발간한 것.
“현재 국내에서 교재로 많은 쓰이고 있는 길레스피의 ‘피아노음악’은 깊이 있는 책이지만 너무 오래전에 출판되었고, 그 후에도 서양에서 몇몇의 음악문헌 책이 발간되었지만 우리 학생들이 이해하기에 어려운 면이 없지 않았죠. 그래서 우리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양음악문헌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중에서도 우리 학생들이 가장 취약한 20세기 음악을 다뤄보고 싶었어요.”
자신도 이 책을 저술하면서 현대음악의 더 많은 부분을 알게 되었다는 서 교수는 학생들이 실기와 이론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론은 실기를 하기 위해 같이 가야 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학생들이 현대음악의 레퍼토리를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그 흐름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한다.
특히 이 책은 중요한 작곡가의 생애와 작곡기법, 특징적인 음악양식을 담고 있어 피아노 전공생뿐 아니라 작곡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 
‘드뷔시에서 볼콤까지’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20세기에 활동했지만 낭만주의자로 통용되는 작곡가의 작품들도 포함, 다양한 현대 음악 작품을 담고 있다. 
“20세기에 작곡된 피아노 곡 중 전공생이 꼭 알아야 할 중요한 곡들을 위주로 선정했어요. 20세기에 활동했지만 낭만 작곡가라 분류되는 라흐마니노프나 알베니스 등의 작품들도 포함했는데, 이들의 작품 중 1900년 이전의 작품은 특별히 중요한 경우를 빼고는 언급하지 않았지요. 아직까지 음악사적 공헌을 논하기 힘든 동시대 작곡가의 경우는 국내에서 자주 연주되었거나 많이 알려진 작품을 중심으로 설명했습니다.”

이 책은 학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사전형식을 결합, 전체개괄 설명 후 세부적으로 곡을 설명했다. 또 악보를 많이 삽입해 학생들의 이해를 도왔다.
모든 작품을 열거하기 보다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곡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작품의 지나친 이론적 분석은 피했다.
“이 책을 통해 학생들이 낭만시대 이후에 쓰여진 현대의 다양한 피아노문헌을 이해하고 각 작품에 나타난 작곡가의 독창성과 형식상의 특징, 연주기법 등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가지고 연주할 수 있는 능력을 개발하여 연주 레퍼토리 범위를 넓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서 교수는 악보에 대한 인포메이션과 책 내용을 좀 더 보완해 개정 증보판을 낼 계획이다.

피아니스트 서혜영
서혜영은 서울대 음대와 동대학원, 미국 클리블랜드 음악원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귀국 후 일곱 차례의 독주회를 가졌으며 세 번의 듀오 리사이틀을 비롯한 많은 앙상블 연주회와 서울 졸리스텐 연구회, 피아노 두오협회의 정기연주회 등에도 참여했다.
서울시향, 우크라이나 하르코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현했으며 피아노 동인 ‘솔로이스츠 93’의 일원으로 주제가 있는 음악회, 청소년을 위한 해설음악회 등을 개최했다.
또 활발한 연주활동과 함께 ‘피아노문헌연구회’ 창립멤버로서 체계화된 피아노문헌 정리에 힘쓰고 있다.
목원대, 경원대, 중앙대, 서울대 강사를 거쳐 현재 성결대 음악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김금화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