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2006년까지 단장 맡아 합창단 재건의 포부 밝혀 레퍼토리 개발 및 국내외 다양한 공연 계획중 지난 30여 년 간 음악계에 종사해온 최흥기(60)씨가 2006년 1월 31일까지 2년을 임기로 서울시합창단 신임단장으로 피선됐다. 최 단장은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1978년부터 96년까지 18년 동안 서울시합창단 상임지휘자로 활동했으며 93년에는 서울 필하모닉 오페라 합창단을 창단 및 운영, 97년에는 대전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실력 있는 베테랑 음악인이다. 성악을 전공한 최 단장이 합창지휘에 입문하게 된 것은 학교에서 R.O.T.C였던 그가 69년 창단 된 육군합창단 지휘를 맡으면서였다. 최 단장은 더욱 풍부한 합창지휘를 공부하기 위해 1991년에는 이태리 니노로타 아카데미에서, 2001년에는 다시 사보나 아카데미에서 오케스트라와 합창지휘 과정을 마치고 디플로마를 받기도 했다. 국내 음악계에서 합창지휘자, 음악감독으로서 적지 않은 명성을 얻고 있는 최흥기 단장이 8년 만에 다시 돌아온 서울시합창단. 이번엔 단장으로서 다지는 그의 각오가 새롭다. “너무 비현실적인 계획이 아니라 임기 2년 동안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계획을 점진적으로 펼쳐나가며 주춤하고 있는 서울시합창단의 위상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입니다.” 그는 임기동안의 자신의 계획을 꼼꼼히 기록해 놓았는데, 첫째는 무엇보다도 단원들과의 단결, 또 단원들과 지휘자간의 융화, 신뢰감 형성을 위해 우선적으로 힘쓰겠다는 것이다. 어느 연주단체든 간에 음악을 만드는데 있어 실력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단원들과 지휘자의 화합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계획은 단장 겸 상임지휘자로서 합창단 경영에도 힘을 기울여 외국 객원지휘자를 초청하는 등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개발한다는 것. 셋째는 한때 시행됐던 서울시합창단 특별연주회를 부활시키는 것이다. 특별연주회란 합창단 단원들에게 발표회 무대를 마련해 주는 것으로 6~7명씩 한 조가 되어 독창, 중창, 앙상블 등의 연주회를 갖는다. 이 연주회를 위해서 단원들은 개인레슨까지 받아가며 연주회에 혼신의 힘을 다한다고 한다. 단원들 각자가 자기의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특별무대이기 때문. 그래서 이 발표회를 통해 단원들은 실력향상과 더불어 자기계발에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한다. 넷째는 10여 년 남짓 중단됐던 해외순회연주를 내년부터 재개할 계획인데, 예산만 책정된다면 미주순회연주를 구상중에 있다. 다섯째는 올해 이미 계획된 개관페스티벌과 그 외 정기연주회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서울시합창단은 오는 3월 3일 국악관현악단과 서울 필하모닉 오페라 합창단과의 공연을 비롯해 15일에는 세종문화회관 재개관 페스티벌 특별연주회 ‘하이든의 천지창조’, 4월에는 오페라 ‘하멜’, 5월에는 정기연주회, 6월 30일에는 블라디 슬라프 체루노 쉔코와 함께 하는 공연, 9,10, 12월 정기연주회 등이 계획되어 있다. 그는 “임기가 2년이기 때문에 5년, 10년을 내다보는 장기간의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입장이 아니고 또 올해는 단장으로 임명되기 전에 이미 계획된 연주회가 많기 때문에 그 테두리 안에서 점진적으로 서울시합창단의 실력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최흥기 단장은 30년 간 음악계에 종사해 왔지만 고질적인 음악계의 문제는 변화된 것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그것은 모두 공연에 대한 홍보와 함께 투자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국내 음악공연에 대한 투자를 갈망하고 있다. “연주도 중요하지만 그 뒤의 무대배경과 환경, 의상 등이 음악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것까지 신경 쓰기엔 연주자나 연주단체들에게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랍니다. 따지고 보면 국내의 실력 있는 음악가들이 대부분 해외에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지원이나 투자가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국민들의 문화수준을 탓하기보다는 음악인들의 공연에 적극적인 투자가 더 시급함을 깨달아야 합니다.” 국내에선 프로 연주단체로 꼽히는 서울시합창단 신임단장으로서 책임이 막중한 만큼 포부도 대단한 최흥기 단장. 서울시합창단의 앞으로의 행보와 함께 할 그의 귀추가 주목된다. (김금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