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역경 딛고 진정한 음악인으로 거듭나다

지난 14일 모차르트홀서 독주회 개최

관객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멜로디컬한 곡 선사

14세 때 갈라미안 교수 초청으로 도미하여 줄리어드 음악대학 예비학교와 학사, 석사과정을 졸업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양준. 그가 지난 9월 30일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에서, 10월 14일 모차르트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했다. 국내에서 개최한 바이올린 독주회로는 91년도 호암아트홀 연주 이후 두번째다.

그는 바이올린과 더불어 비올라도 함께 연주해 왔는데, KBS 교향악단, 화음챔버, 서울바로크합주단에서 비올라 주자로 활동했고, 97년도에는 비올라 독주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현재는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며 제주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는 이번무대에서 마리 르클레르 소나타 D Major, 그리그 소나타 Op. 45, No.3번, 이자이 Op.27, No.2, 레스피기 소나타 B minor를 선보였다.

“대부분 연주자들이 교육자로서의 활동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 기량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조금씩 가지고 있지요. 그래서 아카데믹한 곡을 많이 연주하기도 합니다. 저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죠. 그저 제가 좋아하고 제 취향에 맞는 곡으로 이번 무대를 꾸며보았습니다.” 

이번 연주 프로그램은 모두 긴 곡으로 그에게는 부담이 되는 곡이었지만 청중들이 부담없이 편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멜로디컬한 곡 위주로 선정했다고 한다.

14일 연주에서 그는 한때의 방황을 거울삼아 더욱 더 성숙된 음악을 들려주었다. 섬세하고 풍부한 감성으로 청중을 그의 음악세계에 빨아들이는 듯한 묘한 매력을 느끼게 했다. 관중석과의 벽을 허물고 청중과의 교감을 느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제주도 문예회관 연주에서는 기술적으로 만족했지만 연주를 빨리 마치고 싶다는 약간의 두려움에 정작 관중과 교감을 느낄 수 있는 연주를 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던 그는 이번 모차르트홀 연주를 통해 그런 아쉬움을 모두 씻어버렸다.

그는 진정한 음악의 연주를 느껴가고 있었다. 이제는 바이올린만큼 하고 싶은 것이 없다고 말하는 김양준. 그에게 이런 희망을 불어넣어준 이는 바로 그의 스승 ‘Kless’였다.

“제 자신의 능력에 한계를 느끼고 비엔나로 교수법을 배우러 갔을 때 이스라엘 출신인 Kless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기초적인 활 긋기부터 시작해서 악기로부터의 자유로움을 가르쳐 주셨지요. 전 그 후론 악기와 싸울 필요가 없었답니다.”

그가 악기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바이올린을 가장 좋아하게 되었다고 한다. 첼로 슈만 콘체르토를 가장 좋아하던 그가 이제는 바이올린 콘체르토를 가장 좋아하게 됐다.

앞으로 그는 자신의 실력을 향상시켜 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매년 리사이틀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또한 콘체르토 협연 무대도 종종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일취월장하는 그의 모습을 무대에서 오랫동안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김금화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