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주자 및 예술인들과의 만남을 들려드립니다.음악교육신문
인터뷰
음악교육신문인터뷰| 제목 | ‘소프라노 최문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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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7.04.02 | 작성자 | 음악교육신문사 |
오는 17일 영산아트홀에서 ‘오감충전’ 독창회 개최
학구적인 곡보다는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곡으로
기회 닿으면 오페라, 뮤지컬 무대에서도 자주 서고 싶어
교육자로서의 자질 겸비한 학구적인 성악가‘소프라노 최문경’
“연주자, 교육자로서의 자질 겸비한 음악인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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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독창회에서도 그동안의 연주 노하우를 모두 녹여낸 완벽한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공연준비 마무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그는 이번 무대에서 고전시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선보일 계획이다. 아카데믹한 곡보다는 청중들로 하여금 즐거움과 편안함을 느끼게 할 수 있는 선율적인 곡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스카르랏티의 ‘Armati’, 헨델의 ‘Laschia ch'io pianga’, 울프의 ‘Mignon I, II, III’ ‘Mignon(Kennst du das Land)’, 거쉬인의 ‘Summertime(Clara's lullaby)’, 로날드의 ‘Prelude’ ‘Down in the forest Love’ ‘I have won you’ ‘The winds are calling’ ‘Drift down, drift down’, 마스카니의 ‘Voi lo sapete o mamma from Cavalleria rusticana’, 글룩의 ‘Divinites du styx from Alceste’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피날레로는 드라마틱하면서 그가 가지고 있는 정통 리릭코 음색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글룩의 곡을 선정했다.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의무감 때문에 이제까지 테크닉적으로나 음악적으로 어려운 아카데믹한 곡들로 무대를 꾸며왔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청중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대중적인 곡들을 많이 첨가했답니다. 일종의 ‘청중에 대한 배려’라고 할까요? 그동안 청중을 염두에 두지 못하고 저를 위한 연주를 한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었거든요.”
학문적 욕심을 앞세운 자신만을 위한 무대가 아니라, 일반 청중들까지 고려해 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신선한 음악무대를 선사하겠다고 말하는 소프라노 최문경의 이번 독창회가 자못 기대된다.
꿈이 가득한 음악의 세계, 그 문으로 들어가다
어릴 적부터 무용을 배웠던 그는 전국의 무용콩쿠르를 휩쓸 정도로 재능이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완고한 반대에 부딪쳐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목소리가 너무 좋다. 성악을 해봐라’는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성악을 시작하게 됐다고. 부모님들도 성악가가 되기를 원하셨다고 한다.
조금 뒤늦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그는 천부적인 음악적 소질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성악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갔다. 성신여대와 단국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더 큰 꿈을 향해 미국으로의 유학을 결심, 뉴욕시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미주리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음악에 대한 열정은 유학 이후 더욱 빛을 바래 Walt Whitman Hall에서 ‘오페라 마술피리’로 데뷔한 뒤 ‘라트라비아타’, ‘돈 조반니’, ‘장미의 기사’ 등 여러 편의 오페라와 7회의 독창회, Opera Lirica 주최로 이탈리아 헝가리 루마니아 순회 연주, 다수의 챔버음악회 등에 참여하며 활발한 음악활동을 전개해 왔다. 학교 장학금은 물론 캔사스 시티 여성 협의회 장학금을 받은 바 있고, 캔사스 콘서바토리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유학시절은 고단했지만 얻은 것이 많은 귀중한 시간이었답니다. 하지만 처음 유학길에 올랐을 때는 많이 힘들었어요. 미국은 학제가 엄격해서 음악적인 것뿐 아니라 이론적으로도 많은 것을 요구해요. 수업도 충실히 임해야하고, 매 학기 독창회를 준비하며 하루 6시간 이상 연습해야 했어요. 그래도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었어요. 가장 힘들었던 건 심리적인 문제였지요. 아무 연고도 없는 미국에서 ‘내가 이렇게 고생하면서까지 음악을 하려는 이유가 뭘까?’ 고민도 하고 방황도 했었죠. 아마도 그 시절이 저에게 있어 음악적 성찰의 시기였던 것 같아요. 그러한 유학생활이 제 음악세계를 넓혀주고 음악에 대한 폭넓은 시야를 키워주었으니까요.”
그는 “그 당시 이러한 이론공부가 얼마나 내 연주에 도움이 될까 의심도 가져봤다. 그러나 실기뿐 아니라 이론적 지식도 중시하는 미국 학제가 음악의 기초를 다지는 데는 중요한 방법인 것 같다”며 “최근 유럽도 미국 학제를 따라 많이 바뀌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양한 음악장르에 도전
성신여대 출신 제1호 박사이기도 한 그는 2002년 귀국해 여러 협회의 정기연주회, ‘로저 퀼터’‘찰스 아이브스’ ‘벤자민 브리튼’ 세미나 음악회, ‘한국 창작 가곡의 밤’, 러시아 국립오케스트라 초청 협연,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 등 다양한 음악활동에 참여하면서 연주경력을 쌓았다.
현재 영·미 가곡 연구회, 바로크와 현대가곡 협회, 스페인가곡 협회, 오페라연구회, 성신성악회, 한국음악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며 성신여대와 동대학원, 단국대 대학원, 대진대, 여주대학에 출강하고 있다.
대학 강단에서 바로크 고전 낭만 성악음악, 성악문헌, 20세기 음악연구, 영미가곡, 영어딕션 등을 강의하며 연주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는 최문경은 기회가 닿으면 오페라와 뮤지컬 무대에고 서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다.
“개인적으로 오페라와 뮤지컬 분야에 관심이 많아요. 그런데 그런 무대에 서기가 그리 만만치가 않네요. 제 목소리가 조금 큰 편이라 소극장오페라보다는 대극장오페라 무대에 잘 어울리는데, 대형오페라는 거의 유럽 성악가들을 초청해 공연을 하는 경우가 많아 국내 성악인들이 그러한 무대에 서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죠. 지금 뮤지컬 무대에 서기에는 늦은 감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제가 조금만 더 젊었더라면 뮤지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을지도 모르겠네요(웃음).
모든 음악장르는 나름대로 다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그는 학생들에게 정통 클래식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자신의 소리에 맞는 다양한 음악 무대에서 각자의 꿈을 펼쳐보라고 얘기한다.
“20세기, 1, 2차 세계대전과 경제 대공항으로 어려웠던 시기에 뮤지컬 코메디나 가벼운 음악극, 오페레타 등이 성행했던 것처럼 경제적으로 침체돼 있는 현재도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세태를 반영하듯 깊이 있는 오페라보다 볼거리가 많은 뮤지컬이 청중의 호응을 더 받는 것 같습니다. 고전 정통 클래식만이 고급음악이라고 고집하기 보다는 시대적 음악 조류에 발맞춰 다양한 여러 음악장르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모차르트도 그 시대에는 많이 앞선 음악인이었거든요.”
그는 학생들에게 음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새로운 장르의 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 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으로 연주자,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겸비한 성숙한 음악인이 되겠다는 다부진 결심을 전하는 소프라노 최문경. 다양한 음악영역을 넘나드는 앞으로의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김금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