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한국코다이음악연구소 조홍기 소장

 

한국적인 요소로 차세대 음악교육 선도한다

전국국악교육연구회에서 추진하는 세·중·굿 콘서트 추진위원장 맡아

한국음악학 박사과정 밟으며 우리음악에 대한 열정 불태워

10여 년째 한국코다이협회 이끌며 코다이 음악교육법 보급

 

한국코다이협회를 10년 이상 이끌며 국내에 코다이 음악교육법을 전수, 보급하고 산하단체로 서울코다이싱어즈와 한누리합창단을 조직, 국내외를 통한 폭넓은 연주활동으로 음악교육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조홍기 회장. 그가 현재 전국국악교육연구회에서 추진하는 세·중·굿 국악콘서트 추진위원장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추석연휴에도 가족과 함께 쉬지 못해 억울하지 않냐’는 기자의 말에 ‘프로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되지 않겠냐?’고 되묻는 그에게서 자신의 일에 강한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청소년을 위한 국악콘서트 세·중·굿

지난 10월 9일부터 열리고 있는 세·중·굿 콘서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나라음악큰잔치 행사의 일환. 우리 음악의 기본이 되는 장단을 널리 알려 국악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가 이번 세·중·굿 콘서트 추진위원장을 맡게 된 이유는 국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코다이 음악교수법을 연구하던 그가 어떻게 국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민족음악가인 졸탄 코다이는 자국의 음악을 가지고 음악교육을 하도록 강조했습니다. 자국 민요를 중심으로 한 노래부르기가 그의 음악교수법의 기초이지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전래동요나 민요, 국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관심이 커지면서 우리음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민족음악을 강조하던 코다이 교수법을 공부한 그는 귀국 후 중앙대 국악교육대학원에 입학하게 되고 더 깊이 있는 공부를 위해 현재 한국음악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이번 국악콘서트를 추진하는 전국국악교육연구회는 중앙대 국악교육대학원 동문모임이 주축이 돼 시작된 것입니다. 동문회원들 모두가 현재 각 지역의 유초·중등 교사이거나 국악교육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우리 국악교육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분들이지요. 이번 세·중·굿 콘서트에 참여하는 김천교사국악회, 퓨전시나위 그룹 ‘예타래’ 멤버들도 이 곳 출신이 중심이 돼있답니다.”

세·중·굿은 우리의 장단 세마치, 중모리, 굿거리를 줄인 말이다. 그렇다고 이번 세·중·굿 콘서트가 기본적인 우리 장단을 배우는 체험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즐거워할만한 다채롭고 신명나는 국악공연들도 함께 꾸며지게 되는데, 전문 국악인의 해설을 통해 우리나라 전통악기와 서양악기가 어우러진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굳이 전통국악만을 강요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 그래서 이번 콘서트는 세대의 흐름에 따라 어린이에서부터 어른들까지 우리 음악에 대해 친근하게 느끼게 하고, 그들에게 한 발짝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자 국악을 현대화한 퓨전국악 형태로 ‘신명나는 국악한마당’ 코너를 마련했다.

“전체를 ‘소리국악이야기’ ‘다같이 세중굿 장단배우기’ ‘국악기로 표현하는 소리의 향연’ ‘신명나는 국악한마당’으로 나눠 각 코너마다 국악의 이해를 돕기 위한 곡이 연주됩니다. 학생들이 국악을 어렵지 않게 느끼도록 전문 국악연주팀과 각 지역 교사들이 직접 연주하게 되지요. 각 지방의 민요, 판소리, 춤을 비롯해 국악동요, 재즈화한 민요, TV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테마곡 등의 다양한 음악이 연주되고 청소년들에게 인기 많은 비보이들이 출연해 국악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한답니다.”

 

그는 “근래 들어 국악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있고, 음악교과서에서의 국악 비중도 점점 많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아직도 청소년들이 국악을 쉽게 접하고 들어볼 기회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국악하면 고리타분하다는 느낌, 재미없다는 생각이 비단 청소년들만의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소년을 위한 국악콘서트 세·중·굿이 국악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데 어느 정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국악과 현대화된 국악이 어우러지는 이번 공연과 체험행사를 통해 평소에 낯설었던 국악기들이 정겹게 느껴지게 될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국악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한다고나 할까요? 이번 행사가 성황리에 끝나게 되면 앞으로 지역 산골, 문화 소외지역까지 찾아가는 콘서트로 규모를 확대해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세·중·굿 콘서트를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세·중·굿 콘서트는 지난 9일에 김천문화예술회관에서, 10일에는 광주풍영초등학교에서, 16일에는 청주타워아트센터에서 열렸으며 오는 20일에는 부산금정문화회관에서, 23일에는 원주치악예술회관에서 개최된다. 

내년 코다이 탄생 125주년 맞아 다양한 행사 계획 중

현재 우리 음악에 대한 관심으로 국악분야에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 있는 그이지만 ‘조홍기’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한국코다이협회다. 유일하게 국제 코다이협회 승인을 받아 국내에 한국코다이협회를 설립하고 코다이 음악교육법을 널리 보급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한국코다이협회는 음악교육 국제기구인 국제 코다이협회에 가입된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기관으로, 회원 상호간의 음악교육 정보교환과 코다이 교수법에 대한 연구, 교육을 통해 우리 음악 문화를 발전시켜가고 있다. 또한 전국의 음악교육기관에 2차례에 걸쳐 ‘전래동요 합창곡집’과 CD를 배부했으며 7차례에 걸쳐 전국전래동요경연대회를 개최해 어린이들이 우리음악이 주는 즐거움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다.

 

코다이 음악교수법은 40년전 헝가리로부터 알려져서 전세계적에서 가장 많이 가르쳐지고 있는 교육방법이다. 각국마다 독창적인 스타일의 교육 프로그램들이 개발돼 교육되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 또한 한국코다이협회를 통해 국내 교육 실정에 맞는 주체적인 음악교육전통을 수립하고, 현 세대와 다음 세대의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음악교육 방법을 개발, 적용시키고 있다.

그가 협회와 함께 운영해나가고 있는 한국코다이음악연구소에서는 한국 실정에 맞는 음악교육 방법을 연구하고 외국의 좋은 교육법을 우리 것으로 적용하기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또한 코다이 지도자과정, 국제세미나, 합창캠프, 솔페이지교실, 성악교실, 유아음악교실 등을 개설, 국내 음악교육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조홍기 소장은 이번 세·중·굿 콘서트와 더불어 오는 10월 31일 금호아트홀에서 한국코다이협회와 주한 헝가리 대사관이 함께 주최하는 벨라 바르톡 탄생 125주년 기념 피터 토스·황윤하 조인트 피아노 리사이틀과 서울코다이싱어즈 콘서트 준비에 한창이다. 이외에도 내년 코다이 탄생 125주년을 맞아 페스티벌, 음악회, 세미나 등의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있으며 특별히 헝가리에서 내년에 열리는 국제코다이페스티벌에 연수단과 연주단을 참가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한편, 코다이 음악교수법을 청소년과 영재아동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대안학교 그리고 세계민속음악박물관을 설립하는 것이 큰 바람이자 꿈이라고 전하는 그는 내년 초, 코다이음악연구소를 현재 서울 신촌에서 구파발 근처로 옮길 계획이라고 밝힌다.

“좀더 좋은 교육환경을 위해 연구소를 이전할 계획입니다. 서울 강남쪽으로 갈까도 생각해봤지만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웰빙 분위기에 편승해 숲이 우거지고 자연과 어울릴 수 있는 북한산 근처로 결정하게 되었지요. 요즘 생태학교나 체험학교 등 자연을 벗 삼는 교육이 인기잖아요. 그 지역의 명칭이 삼하리인데, 저는 그 곳을 착하고 선한 사람만이 있는 ‘사마리아 동산’, ‘산속의 코다이 동산’이라고 부르고 있답니다(웃음).”  

 

한국코다이협회 산하단체 서울코다이싱어즈, 한누리합창단

성악이나 합창을 전공하는 학생으로부터 합창을 사랑하는 아마추어 등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된 합창단인 서울코다이싱어즈는 한국코다이협회 산하 합창단으로 1996년 10월 창단됐다.

2001년 1월  EBU(유럽 방송 연맹) 합창 콩쿠르에 참가해 결선 입상하는 등 우리 합창 음악에 새로운 위상을 정립했다.

어린이합창단으로 96년 창단된 ‘한누리합창단’은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유럽청소년페스티벌에 세번이나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사절단으로 초청받는 등 세계 여러 나라에 우리의 전통음악을 전파하고 있다.

(김금화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