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음악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우리 아이는 취미로라도 악기 하나쯤은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근래 우리 학부모들의 생각이다. 그래서 요즘 대부분의 아이들은 피아노 학원에 다닌다. 그러나 아이들은 흥미가 없다. 대중음악의 홍수 속에 클래식 음악이 아이들에게 즐거운 음악, 듣고 싶고 연주하고픈 음악으로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즈 피아노는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멜로디만 알아도 다양한 변주와 반주가 가능하고 즉흥적으로 연주할 수 있는, 다시말해 실생활에 유용한 음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현재 클래식 음악교육이 점점 시들해지고 재즈와 실용음악 교육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하고 20년간 피아노 학원을 운영해 오면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피아노를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 왔던 재즈 피아니스트 이혜성씨가 재즈에서 쓰이는 코드를 처음부터 가르친다는 의도로 ‘재즈 바이엘’ 1, 2권을 선보였다.

“피아노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코드 음악을 처음 접할 때 체계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또 학원에서 좀더 새로운 방법으로 배우고 싶은 학생들을 위한 교재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하는 이혜성 씨는 ‘재즈 바이엘’ 제목만 언뜻 봐서는 예전의 바이엘 교재에 재즈를 접목시킨 교재 같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관심을 가지고 책을 훑어 본 사람은 이 교재가 ‘재즈 피아노 입문서’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재즈는 멜로디, 코드, 리듬만 정하면 그때그때 음악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먼저 코드를 정확히 알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었죠. 특히 코드를 이해하기 위해 악보를 보는 방법부터가 아닌 음악용어들을 통해 먼저 건반의 구조적인 원리와 음정을 이해한 후 마지막으로 코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답니다. 또한 1권에서는 리듬을 이루는 기초적인 왼손반주와 멜로디 화음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초점을 맞췄으며 2권은 실제 곡을 중심으로 꾸며보았습니다.” 이 책의 매력은 재즈 피아노를 처음 입문하는 아이부터 성인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재즈 바이엘’이 올해 모 방송대학교에서 피아노 비전공자(가수, 드럼, 기타 등)의 음악기초 교재로 채택되었다는 점이 이 사실을 증명해 준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겐 감3, 증3화음, 서스펜스 코드 등 ‘내용이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엔 어렵지 않냐’는 질문에 이혜성씨는 7세 이상의 아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손가락이 연약하고 작은 아이들은 자칫 코드화음을 무리하게 짚다가 손가락 관절을 다칠 수도 있기 때문에 초등학교 3학년 아이부터 적용하기를 권했다. 한편, 그는 코드음악을 배우는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 변화표에 대해 그만의 노하우를 귀띔해 주었는데, 건반에서의 반음은 ‘바로 옆에 건반’ 오른쪽 바로 옆에 건반은 ‘sharp’ 왼쪽 바로 옆에 건반은 ‘Flat’, ‘sharp’과 ‘Flat’이 없을 때는 ‘Natural’ 또 온음은 ‘옆에 옆에 건반’ 또는 ‘반음이 2개’ 이런 식으로 건반을 바로 알고 나면 ‘Flat’과 ‘sharp’에 대한 두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재즈를 연주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혜성씨는 기본적으로 자기가 연주하고 싶은 곡을 코드를 보며 그 곡에 알맞은 리듬을 즉흥적으로 만들어 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재즈 바이엘에서는 무엇보다도 코드와 재즈리듬을 이해할 수 있는데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더 나아가 재즈를 연주하기 위해서는 코드를 분석할 줄 알고 들리는 것을 카피,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런 능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클래식 음악을 배우는 것 못지않게 체계적인 교육과정과 연습이 병행돼야 한다고.

이렇게 전문적인 교육과 꾸준한 노력이 요구되지만 아직까지도 재즈 피아노는 ‘대충 배워도 된다’라는 잘못된 생각이 만연해 있다. “재즈 피아노는 ‘기초가 부실해도 코드만 외우면 금방 칠 수 있다’라는 오인된 생각과 레스너들이 재즈 피아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이혜성씨는 재즈 피아노에 대한 피아노 학원장들과 학부모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어느 누구나 재즈 피아노를 쉽게, 제대로 배울 수 있게 제작된 ‘재즈 바이엘’. 앞으로 재즈 음악이 클래식 음악처럼 음악의 한 장르로서 올바로 정착되는데 그 한 몫을 단단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