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오르프 음악교육 통해 행복 바이러스 전파한다
오르프 관련 자료 17권 시리즈 출간 예정
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서초 주니어센터 오르프지도자과정 개설

  말리듬 놀이, 노래부르기, 신체를 활용한 움직임, 악기 연주하기 등 어린이가 좋아하는 활동에 기초하여 통합적인 음악수업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오르프 음악교육방법이다. 오르프슐베르크연구회 김영전 회장은 어릴 때부터 자신이 접했던 모든 음악적 경험이 오르프적인 교육 방법이었음을 자신한다. 

  “9세 때부터 성당에서 어린이 미사 반주를 했었는데, 그 때부터 음악코드를 터득하게 되었답니다. 늘 최고로 신나게 노는 것이 피아노 치며 노래 부르는 것이었지요. 아버지가 라디오 전파상을 하셔서 항상 ABBA나 비틀즈의 음악, 가요, 클래식 등 다양한 음악들을 축음기를 통해 많이 접할 수 있었고, 중학교 음악선생님이셨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늘 한국 가곡을 접하면서 살았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즐기며 지냈던 오르프슐베르크연구회 김영전 회장. 그는 어릴 적부터 자신의 주변 환경이 음악을 좋아하고 또 계속할 수 있게끔 도와주었다고 말한다. 부평의 미군부대 가까운 곳에 살았던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고적대 활동을 하며 그 당시 보기 힘들었던 스네어드럼, 글로켄슈필, 비브라폰 등을 연주하는 경험을 가질 수 있었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에는 잊을 수 없는 음악 선생님을 만나 ‘음악조회’라는 특별 조회를 통해 독창, 합창, 합창지휘, 피아노 독주를 하고 애국조회시간 때엔 애국가를 지휘하는 등 다양한 무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제가 음악적인 복이 많은가 봐요. 초·중학교 때도 음악 운이 좋았지만 고등학교 때에도 학교 합창단(인천 신명여고 목련합창단)의 반주자로 뽑혀 인천시민회관에서 연주하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고, 성당 청년 성가대에서 활동하면서 오르간도 연주하고, 합창과 지휘도 경험하면서 인천교구 성당 음악행사에 많이 참여했었지요.”

  학교에서는 음악 잘하는 아이라고 칭찬이 자자했고,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생겨 음악시간마다 노래도 부르고 반주나 지휘를 하면서 음악시간을 더욱 좋아하게 되었고, 좋아하다 보니  더욱 잘하게 되고, 그래서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은 항상 행복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피아노 학원도 못 가고, 입시레슨 한번 받지 않고 스스로 음악의 진리를 깨우쳐가던 그에겐 음대 입시라는 장벽이 너무 컸다. 음악한다고 부모에게 의존하지 않았던 그는 학생적금으로 받은 돈으로 빌헬름 캠프 피아노전집 음반을 사서 한 달 동안 입시 준비를 했다. 혼자 공부하기도 힘들었거니와 입시비리가 많았던 당시라 음대 합격은 쉽지 않았다. 삼수(三修)라는 우여곡절 끝에 가톨릭대 음대에 합격하게 된 그는 하느님이 자신에게 음악적 재능을 부여한 것은 특별한 소명을 주었기 때문이라는 확신으로 열심히 학교 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에 붙고 나니까 정신이 번쩍 나더라고요. 다른 학생들은 체계적으로 레슨을 받으며 공부했을 텐데 저는 그게 아니었잖아요. 다른 학생들보다 뒤처질까봐 무척 걱정이 되었죠. 하지만 대학교 때 저의 지도 교수님이셨던 김덕기 선생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제 레슨시간을 항상 맨 나중으로 잡으셨죠. 그래서 다른 학생들보다 제 레슨시간이 더 길었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교수님의 배려만큼 저도 열심히 했답니다. 입학하면서 졸업할 때까지 내내 새벽 6시부터 학교에 나가 연습실을 독차지 하다시피 연습하고 공부한 덕에 4년 동안 장학생으로 학교생활을 했지요.(웃음)”

  주변에서 입시생보다 더하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대학교 생활을 열정적으로 보낸 그는 ‘참고 이기고 견뎌서 후회 없는 사람이 되거라. 불가능은 없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그의 아버지 말씀을 가슴 깊게 새기고 있었다.             

예술학교 영재학교에 오르프 교육 실시를 목표로
미국유학시절 USC에서 오르프 교육의 전초 교육이라 할 수 있는 ‘Movement Training’ 수업을 통해 신체의 각 부분에 대한 이해와 함께 신체와 음악과의 관계 등에 대한 강의를 들었지만 오르프 음악교육을 직접 접하게 된 계기는 방송대에서 유아교육 강의를 시작했던 97년도 여름, 재충전을 위해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서 평소 관심이 많았던 오르프 슐베르크 인증과정의 시작인 INTRO(입문) 과정을 들으면서부터였다고 한다.

  “그전까지 몸으로 음악을 표현 하는 것은 보지 못했는데, 오르프 슐베르크를 통해 음악과 몸의 유기적인 관계를 새롭게 접하게 되었어요. 몸으로 음악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많은 흥미를 느꼈지요. 또한 말리듬 놀이를 통해 언어가 가진 리듬의 묘미를 경험하면서 언어와 음악 그리고 춤으로 표현하는 신체의 움직임이 서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유기적인 관계를 가지고 통합적으로 연결되면서 이루어지는 오르프 수업이 정말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예를 들어 ‘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수업을 한다고 가정하면, 우선 ‘봄’에 대한 심상을 충분히 이야기 나눈 후 떠오르는 단어들을 칠판에 적게 하고 그 단어들을 모아 모둠별로 동시나 문장을 만들게 합니다. 그 다음에는 만들어진 동시나 문장들을 리듬감 있게 낭송하기도 하고 ‘봄’을 표현하는 음악을 만들기도 하고 또 신체로 ‘봄’의 느낌을 표현하게 하지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음악적 창의력과 표현력을 키울 수 있는데, 몸으로 또 언어와 음악으로 표현하는 이런 작업들을 어려서부터 경험했더라면 좀 더 음악적 감수성이 풍부한 아이들로 또 나아가 훌륭한 연주가나 음악가가 많이 탄생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답니다.”

  오르프를 접했던 처음 순간에는 비록 음악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기는 했지만 막상 그가 경험한 것만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한다. 오르프 음악교육방법이 무엇인지 피부로 느낄 수는 있었지만 페다고지 개념으로서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마다 미국, 호주, 오스트리아, 캐나다 등의 오르프 워크샵이나 컨퍼런스에 참가하면서 공부를 계속했다. 그러던 중 미국 멤피스대학에서 오르프 슐베르크에 대한 새로운 눈을 뜨게 해준 세계적인 오르프 석학 Jos Wuytack 교수를 만나면서 제2의 오르프 슐베르크 여정이 시작되었다.

  “성가대에서 줄곧 지휘를 해 온 터라 지휘에 대한 욕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지휘자 마스터 클래스도 많이 다녔지요. 그리고 오르프를 공부하면서도 늘 연주자와 교육자로서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2001년 WESTMINSTER CHOIR COLLEGE에서 5주 동안 합창지휘 강좌를 수강하면서 그 안에서 코다이, 달크로즈, 오르프, 에드윈 고든 등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음악교육을 공부한 제겐 그런 교수방법들이 남다르게 다가왔지요.

   그제서야 ‘ 음악은 어느 시점에 가면 다 통한다’는 말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또 다시 2002년 호주 오르프 컨퍼런스에 참가하면서 당시 참가한 사람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합창지휘자인 것을 알게 된 후, 더 이상 오르프냐 합창 지휘냐를 놓고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답니다. ‘오르프 슐베르크를 통해 그동안 공부했던 합창 지휘의 영역도 함께 실현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으니까요. 오르프 슐베르크는 어떤 것과도 접목이 가능합니다. 더욱 더 결정적인 순간은 Jos Wuytack 교수님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되었답니다.

   중세 그레고리안 찬트부터 현대음악의 장르인 미니멀 음악까지 오르프 교수법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음을 실감했을 때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어요. ‘사라방드’니 ‘지그’니 하는 춤곡의 이름들을 막연히 피아노로 연주만 했지 정작 어떻게 춤을 추는지 몰랐고 아예 관심도 없었는데 그런 춤곡들을 실제 춤을 통해 경험하면서 훨씬 더 피아노로 잘 연주할 수 있었답니다. Mode(선법)라는 개념역시 막연히 어렵다라고만 생각되었는데 슐베르크를 통해 도리안이나 에올리안 등의 선율을 작곡도하고 또 연주할 수 있게 되었지요. 오르프 슐베르크는 마치 죽어있던 음악이론들을 살아 숨쉬게 하면서 쉽게 즐기도록 해주는 마법 같답니다.”

  베이비부터 노인까지 전 국민의 오르프 교육을 통한 음악의 생활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는 지난해 3월 부천 가톨릭대 평생교육원에 개설된 오르프 슐베르크 지도자 과정을 통해 유, 초. 중등 교사를 위한 오르프 지도자 교육과 함께 어린이들을 위한 오르프 뮤직 클래스를 강의하고 있다. 오는 가을학기부터는 서초동 주니어센터에 오르프지도자과정과 함께 유, 초등 어린이와 일반 성인을 위한 오르프 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지난 2004년부터는 매 1월,  Jos Wuytack 교수를 초청해 일주일 동안 특별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는데, 내년 1월엔 오르프 슐베르크의 모든 이론들을 총 망라해 정리하는 워크샵을 개최할 예정이다.

  오르프 슐베르크는 교사들을 위한 오르프 지도자 교육, 음악치료, 노인복지, 재활센터안에서의 음악교육, 교회안에서의 오르프 프로그램, 어린이 및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교육, 기업연수 프로그램으로서의 체험 오르프 강좌 등 모든 분야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김영전 회장은 앞으로 서울시향 음악교육 프로젝트의 하나로서 어린이와 중학생, 학교 음악교사들을 위한 음악감상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음악세계’ 출판사를 통해 오는 7월 ‘Carl Orff’번역서를 시작으로 다양한 오르프 관련 서적 및 자료집 발간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아동도서 전문출판사인 ‘보림’을 통해 ‘마임이 있는 노래부르기’와 ‘어린이를 위한 세계의 민속음악’도 곧 출판될 예정이다.

  그는 “현재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오르프 음악교육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예술학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학교에 오르프 교육이 실시되길 원한다”는 바램과 함께 “레크레이션 관련 전공자나 무용, 연극 등 다른 분야의 전공자들도 오르프 교육에 많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영전 회장은 가톨릭대 음악과(piano)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남가주 대학교(USC)에서 음악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CSULA) 오르프슐베르크 Intro, Level I, II과정 수료 및 지휘자 Master class 과정 수료, 미국 Nevada 주립대학(UNLV) 오르프슐베르크 Level III 수료, 미국 Westminster Choir College 합창지휘과정 수료, 오스트리아 Orff-Institut 썸머코스 ‘Music and Dance’ 수료, 미국 멤피스대학교 오르프 Master과정 및 Level III 수료, 미국 CA Mills college에서 Orff-Integrating Arts 과정수료, 오르프 Specialist인 Lynn Kleiner의 'Music Rhapsody' 교사훈련 과정을 수료했으며, 그 외에 호주와 캐나다 Orff National Conference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펼치고 있다. 현재 부천대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경인교육대학 음악과와 한국방송통신대학 유아교육과 강사, 수원대 음악테크놀로지대학원과 건국대 음악교육대학원 강사, 가톨릭대 오르프슐베르크 지도자과정 책임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오르프슐베르크연구회는 올해부터 매달 4째주 토요일에 오르프 1일 체험 워크샵을 개최하는데, 오는 5월 27일엔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가톨릭대학교 본관 미카엘홀에서 ‘오르프 앙상블’을 주제로 워크샵을 개최한다. 간단한 오르프 악기 테크닉과 함께 우리나라 민요와 동요, 클래식, 팝송, 락큰롤, 재즈, 극소주의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재로 진행될 예정이다. www.koss.or.kr 032-340-3826. 
(김금화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