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개인적으로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로스트로포비치를 존경합니다. 테크닉을 앞선 음악성이 돋보이는 연주에 감동을 받았지요. 저 역시 베이스로 첼로만큼 멋진 음악성과 테크닉을 겸비한 베이시스트가 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선화예술중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성민제 군의 음악에 대한 당찬 포부이자 각오이다. 아직은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는 콘트라베이스는 악기 자체가 거대하므로 어린 학생들이 일찍 배우기에는 힘겹게 느껴 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성 군이 베이스와 하나가 돼 연주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걱정은 곧 편견이 돼버리고 만다.

성 군이 베이스를 처음 시작 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서울시향에서 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활약 중이던 아버지 성영석씨와 피아노를 전공한 어머니의 곁에서 늘 음악소리를 접하며 자란 성 군은 자연스레 베이스를 잡게 되었다고 한다. 부모님의 영향과 본인의 노력이 계기가 돼 베이스 전공의 길에 나선 성 군은 일찍부터 눈부신 활동과 그 역량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선화콩쿠르 1등, 바로크 현악 콩쿠르 1등, 여주대학 콩쿠르 전체 대상 등 국내 각종 유명 경연대회에서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또 서울 심포니오케스트라 등과의 협연은 물론 2003년 3월에는 독일 RIEGELSBERG 오케스트라의 협연자 오디션에 합격해 협연하였을 뿐 아니라 그 곳에서 1등으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겹쳐 2005년 정기연주회에서 다시 한번 협연자로 나서게 될 계획이다. 어린 나이에 비해 벌써부터 무게감 있는 활동을 선보이고 있는 성민제 군은 현재 서울시 청소년 교향악단의 최연소 단원으로도 활동 중이어서 눈길을 끈다.

물론 음악을 전공한 부모와의 음악적인 대화를 통해 공부가 되는 부분도 많지만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피곤한 부분도 없지 않다는 불평 아닌 불평을 슬며시 미소지으며 밝히는 성 군은 하루 하루를 정말 바쁘게 지낸다고 한다. 실기와 공부를 모두 잘 해야하는 우리나라 입시 현실에서 현재 중3인 성 군은 학교수업 시간만큼은 충실히 참여하도록 노력하며 실기연습은 학교수업이 끝나고 보통 5시부터 11시까지 한다고.

“연습시간에는 최대한 집중해서 하려고 노력하지요. 하지만 친구들과 틈틈이 식사도 하며 이야기도 많이 나누는 편이랍니다. 가끔씩 어머니와 반주를 맞추는 경우는 음악적인 해석에 도움이 많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성민제 군은 이번 독일에서의 연주가 매우 신선했다고 소감을 전한다. 일단 관객이 우리나라 사람이 아닌 유럽인들이었다는 사실에 처음엔 다소 긴장했었지만, 유럽인들이 음악을 매우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연주 내내 한국인의 긍지를 느낄 수 있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됐다고 한다. 또한 이번 연주와 더불어 독일의 마틴 도브너 교수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기뻤다고 전하는 성 군은 “우리나라의 선생님들은 전체를 보고 정확성과 음악을 강조하는 반면 독일 선생님은 일단 음악을 느끼게 하여 흐름을 중요시하고 앞을 내다보게 하는 음악공부를 시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틴 교수가 성 군에 대해 “이제 너는 연주가다”라고 인정 해주었을 때 너무나 기뻤다며 흐뭇함을 덧붙였다. 현재 성 군의 스승인 김문정 선생은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연습량을 묵묵히 열심히 따라 해준 민제가 늘 대견스러우며,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과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를 빛낼 콘트라베이스 연주가로 성장 할 것”이라고 성 군에 대한 큰 기대를 표현했다. 또래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대중음악도 좋아하며, 특히 락(Rock)을 좋아한다는 성민제 군은 “대중가요는 산뜻하고 애틋한 반면 클래식 음악은 들으면 들을수록 부분 부분에서 어떤 철학이 담겨져 있음을 느낄 수 있어 연주 할 때마다, 혹은 들을 때마다 새로움과 깊이를 더하는 것 같다”며 진한 음악사랑의 마음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