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자신이 받은 음악과 사랑 제자들에게 베풀어 자선음악회, 봉사활동 등 나눔의 미덕 실천 자신의 꿈과 어머니의 눈물어린 기도가 있었기 때문에 성악을 할 수 있었다는 소프라노 임청화. 그는 대학시절부터 ‘연습벌레’, ‘교수’라는 별명을 달고 다닐 정도로 음악에 대한 열의가 대단했다. 음악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은 독주회 무대에 올릴 작품 공부를 위해 그를 독일까지 가게 만들었다. “그 당시 독일 최고의 살인적인 더위 속에서 선풍기를 들고 다니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그 땐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할 수 있었는지 지금 돌이켜보면 참 흐뭇하답니다.” 그는 교내음악경연대회와 군·도에서 시행하는 음악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것이 계기가 돼 고3때 본격적인 성악공부를 하게 됐다. 예원, 예고를 거쳐 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비교해 볼 때 그 당시의 결정은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하지만 매사에 항상 긍정적인 그는 늦게 시작한 만큼 더 많은 노력과 최선을 다했다. 어떠한 어려움도 음악에 대한 그의 굳은 의지를 꺾을 수 없었다. 그 결과 마침내 숙명여대 성악과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음악의 길을 내딛는 그의 삶은 평탄하지 않았다. 대학 입학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아 다른 학생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했고 잠시라도 연습실을 떠날 수 없었다고. 그러나 하늘은 무심하지 않았다. 그의 쉼 없는 땀방울은 결실을 맺어 대학 졸업 후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음악원에 입학, 오페라과와 최고 연주자과정을 수석으로 졸업하는 영광을 안았다. 네덜란드 음악원 엘리아벨리 교수와의 만남은 그의 성악 인생에 큰 등불이 돼주었다. 그가 네덜란드 왕립음악원 입학을 지원하게 된 동기도 임 교수가 존경하는 엘리아벨리 교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학생은 어떠한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저는 다행히도 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고 아낌없는 격려와 사랑을 주는 선생님을 만났죠. 처음 1, 2학기는 낯선 곳에서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 제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교수님의 정성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성악가로서의 성공도 좋지만 자신이 받은 사랑을 제자들에게 모두 나눠주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후진양성에도 대단한 열성을 보인다. 현재 천안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그의 제자 사랑은 각별하다. 학생들에게 항상 하나라도 더 가르쳐 주려고 애쓴다. 임 교수가 지난 학기 중에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그는 병원에서까지 학생들을 지도하는 열의를 보였다. 학생들도 임 교수의 열성적인 모습에 감동하여 병원까지 와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하고서도 불평 없이 레슨을 받았다고. 또한 그는 학생들이 공부를 안 한다고 무턱대고 혼내지 않는다. 그는 자신이 몸소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학생에게 보여주는 것이 학생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임 교수는 자신이 직접 무대에서 연주하는 모습이 학생들에겐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교수의 입장에서 잦은 연주무대로 학생들에게 소홀해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에 2년에 한번 방학을 이용해서 독주회 무대를 갖는다. 1년 동안은 레퍼토리를 구성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남은 1년 동안은 테크닉과 음악적인 연습을 한다고 한다. 이렇게 충분한 준비와 연습으로 꾸며지는 그의 독주회는 ‘정확한 딕션과 아름다운 멜로디’라는 평과 함께 음악인들의 많은 찬사를 받아왔는데, 8회의 독주회 외에도 교수음악회, 자선음악회, 성악앙상블, 사할린동포음악회 등 수많은 음악활동을 펼치며 그만의 음악세계를 구축해 왔다. 지금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는 그는 3월에는 르네상스 아카데미 오페라단 연주회와 서울시 환경단체 ‘후원의 밤’ 공연, 5월에는 미국 펜실베니아 란체스터 초청 공연, 가을에는 고향인 양평에서 독주회 개최와 더불어 찬양음반, 우리가곡음반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평소 자신이 가진 것은 자신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고 배푸는 마음으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임 교수는 현재 수요일마다 천안 고아원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성악레슨을 해 주는 등 봉사활동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아이들을 만나러 가는 기쁨에 서울에서 천안까지 운전하는 것도 힘들지 않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따뜻한 음악인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