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음악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내면화시킬 수 있어야”
음악으로 읽는 그림책 ‘행복한 미술관에 간 윌리’ 인기몰이 
내년 1월 30일까지 매주 화요일 11시 대학로 발렌타인극장서
오는 3월에는 한국오디에이션 음악교육 분당센터도 설립 계획

유아음악감수성계발프로그램 오디

음악과 아동문화의 만남의 장

“책 속의 주인공 윌리는 엄마 생일날 가족과 함께 미술관에 갑니다. 아빠와 형은 집에서 TV를 보고 싶어했기 때문에 모두 즐거운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미술관에서 윌리의 가족은 그림 속 주인공도 되어보고 엉뚱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가운데 점차 한마음이 되어 집으로 돌아옵니다. 윌리의 가족은 이날 이후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아주 새로운 그림 놀이를 만들었습니다. 어떤 놀이일까요? 우리도 배워볼까요?” 아빠하고 윌리하고 우리 모두 미술관 구경을 가요~

 매주 화요일 오전 11시, 유아음악감수성계발프로그램 오디에서 마련하는 ‘음악으로 읽는 그림책 - 행복한 미술관에 간 윌리’ 공연이 이슈가 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인기의 가장 큰 비결은 바로 ‘즐거움’이다. 아이와, 함께하는 학부모 모두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거기에 음악에 대한 자연스러운 이해가 덧붙여진다.

  엄마와 함께해서 즐겁고, 기분좋은 나들이에, 좋아하는 그림책 이야기와 함께해서 즐겁고... 이렇게 즐거운 가운데서 느끼는 음악, 더 나아가 아이들이 음악을 즐겁게 느끼는 사이, 자연스럽게 음악에 대해 알고 싶어 하게 되는 것이 바로 오디 유아음악교육에서 추구하는 의도다.  

  음악으로 읽는 그림책은 오디가 창작한 음악교육의 한 형태로, 구연동화처럼 책을 읽어주는 형식이지만 음악수업의 성격을 띤 ‘음악과 아동문화의 만남의 장’이라 할 수 있다. 아이들이 키보다 더 큰 그림책을 사이에 두고 음악선생님이 노래로 대화하며 책장을 넘긴다. 아름다운 노래소리, 여러 가지 새로운 악기음색, 즐거운 웃음이 함께 버무려지는 새로운 형태의 책읽기다.

  “오디의 음악활동 ‘행복한 미술관에 간 윌리’는 앤서니 브라운의 책 ‘행복한 미술관’과 ‘미술관에 간 윌리’가 원작입니다. 지난 여름, 저희 오디 교사들 모두 미국연수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성곡미술관에서 ‘행복한 미술관으로의 여행’이란 제목으로 존버닝햄과 앤서니 브라운 원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그래서 미술관측에 부탁해, 미술관 한 쪽 귀퉁이에서 3주 동안 주말마다 ‘미술관에 간 윌리’ 공연을 열었는데, 관객이 전시관 전체를 가득 메울 정도의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죠. 그 때 오디 수업의 교육이 공연형태로 아이들에게 다가갈 수 있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앤서니 브라운은 ‘행복한 미술관’과 ‘미술관에 간 윌리’ 두 권의 책을 통해 미술을 통한 소통과 그림을 바라보는 자유로운 해석을 꿈꾸게 하지요. 이것은 저희 오디가 음악을 통해 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노주희 원장은 이제 아이들이 원작의 몇 편의 그림만을 보여준 것에 대해 ‘다른 그림은 왜 안 보여줘요’라고 되묻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얘기한다. 더군다나 아이들이 공연을 보고 집에 가서 스스로 더 많은 그림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를 찾아내려고 한다며 아이들이 더 깊이있게 책을 읽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 학부모에게서 피터팬 뮤지컬을 보러 갔을 때, 공연이 끝난 후 줄곧 ‘피터팬이 그 때 어떻게 했지’라고만 묻던 아이가 이 공연을 본 다음에는 ‘그 때 나왔던 음악이 뭐였지. 그 노래 불러달라’고 조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렇듯 즐거운 음악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음악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답니다.”

  노 원장은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이야기 말고도 오디 음악수업에서 이미 진행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는 음악프로그램이 많다”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아이들을 위한 음악회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행복한 미술관에 간 윌리’는 내년 1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여러 음악교육법 중 왜 오디일까?
서울대 음대와 동대학원에서 음악학을 전공하고 미국템플대학교에서 음악교육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노주희 원장은 우선 악기교육에 더 중점을 두는 스즈키를 제외하고, 활발하게 연구, 진행되고 있는 음악교육 메소드로 달크로즈, 코다이, 고든, 오르프를 뽑았다.

  “이 네 가지 음악교육 메소드는 신체활동을 강조하고, 즉흥표현을 중심으로 한 창의성 교육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네요. 하지만 달크로즈는 리듬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신체동작을 결합한 교육법이고, 오르프는 아이들이 쉽게 다룰 수 있는 악기를 가지고 음악표현을 하는 것입니다.

  코다이는 전통음악과 합창이라는 요소로 음악교육을 하는 것이지요. 이 세 명의 음악교육자들은 유럽작곡가였던 것에 반해 고든은 미국의 재즈 연주자이었습니다. 고든 박사는 마음속으로 음악을 이해하고 해석하여 내면화시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래서 고든 박사가 추구하는 오디에이션은 음악적 기술을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내면속에서 음악을 경험하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도와줍니다. 음악적 경험, 듣는 능력이 중요한 기반이지요. 오디는 그런 고든 박사의 교육철학과 방법론을 토대로 하여, 우리 아이들의 정서에 맞게 나름대로의 음악교육 방식으로 구현해 내는 것입니다.” 

  음악적 감수성을 키우는 훈련 위주로 진행되는 오디 노래에는 가사가 없다. 그것은 아이들이 가사로 인해 선율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장·단조만이 아닌 다양한 조성의 음악을 사용되고, 아이들은 악기가 아니라 육성을 통해 음악을 접한다. 

  오디의 음악수업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음악적 경험을 쌓으며 음악의 즐거움을 깨닫고, 그럼으로써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다음에 최종적으로 마음으로 음악과 소통하고 상호작용을 하게 되길 바라는 것이다.  
“베토벤은 귀머거리가 되어도 많은 곡을 써냈지요. 베토벤은 실제 연주되는 음악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마음속에서 울리는 소리 하나하나를 들을 수 있었던 겁니다. 이것은 베토벤이 귀머거리가 되기 이전에 많은 음악을 듣고, 마음속에 음을 하나하나 새겨놓았기 때문이지요. 만약 모차르트가 귀머거리가 되었더라도 그렇게 작곡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편, 현재 한국오디음악센터(압구정센터, 일산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노주희 원장은 내년 3월에는 분당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www. audie.co.kr 02-511-5055. 031-915-5552.
(김금화 기자/musicnews@musiced.co.kr)

노주희 원장은 유아음악교육 전문직 워크샵 ‘제4회 오디에이션 음악교육 전문직 연수’를 1월 11일부터 13일까지 개최한다. ‘이야기가 있는 음악놀이’를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워크샵은 미운 오리새끼(손가락피아노 Kalimba로 연주되는 선율이야기와 음악만들기), 행복한 미술관 / 미술관에 간 윌리(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책 두 권을 통한 미술과 음악의 통합교육), 피리 부는 사나이 (이야기 속에 숨겨진 음악을 현실에서 경험하는 기악음악놀이), 혹부리 영감(전래동화의 유쾌한 해학을 그림자인형극으로 풀어낸 전통음악놀이), 선생님과 함께 춤을(교사의 음악감수성을 향상시키는 동작활동)등으로 진행된다.

  유치원 및 어린이집 교사, 원장, 대학 강사 음악교육전공자, 유아음악교사, 음악치료사, 새로운 음악교육방법론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모두 참가할 수 있다.
중앙대학교 부속 유치원 ‘유희실’. 참가비 20만원. 02-820-5372. 010-6323-9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