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후배들을 가르칠 수 있어 오히려 고맙죠. 특히 동덕여대에는 음악학 박사과정이 있어 같은 계통의 학문을 연구하는 제자들이 있다는 것이 더욱 고맙답니다.” 음악학자로서 한국 음악학계 발전에 한 몫을 해 온 동덕여대 박문정 교수가 지난 5월 동덕여학단 20년 근속상을 수상했다.

 이 상을 수상한 박교수는 고맙다는 표현으로 수상소감을 일관했다. 특히 이 상은 20여 년간 꾸준히 교수로 재직하며 학계발전에 기여한 열정적인 교육자에게 주는 상으로, 음악학자지만 교육학계를 대표하는 진정한 교육자임을 증명해 주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 깊다.

박교수는 69년도에 이화여대 기악과(피아노전공)를 졸업하고 76년 미국 Wayne 주립대학 음악사 석사, 80~83년 미시간 주립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93~96년에 미국 볼 주립대학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미국 유학시절 만났던 William Young 교수를 회고하며 “헌신적이며 정중한 교육자이자 깊이있는 학자였던 그 교수와 같은 교육자가 되고 싶었다”고 밝히는 박교수는 진정한 교육자로 또 학자로 거듭나기 위해 끊임없는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박교수는 한때 로코코시대 실내악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박사논문도 J. C 바흐의 실내악, 플루트와 오보에가 현악기와 함께 어우러지는 ‘현악 5중주’를 연구했다. “악기편성도 특이하고 곡이 아름다워 J.C 바흐의 퀸텟 6곡(Sonata Form in the Six Quintets, Opus 11 by Johann Christian Bach)을 논문으로 쓰게 되었죠.

” 이외에도 그는 Exoticism and Nationalism in Debussy's Piano Music(1975), Canzona에서 Sonata로의 도정(1978), 희랍시대부터 19세기까지의 주요 음악문헌에 대한 소고(1978), Guillaume Dufay의 모테트 ‘Nuper rosarum flores' 분석(1983), Charles Burney와 18세기 음악학에 대한 연구(1984), C.P.E. Bach의 Sinfonia F장조, 1악장 분석연구(1984), 프랑스의 민족주의와 드뷔시의 피아노음악(1987), 문교부 연구비로 미국음악계와 Henry Cowell의 Symphony No.4'Short Symphony'(1988), 드뷔시의 피아노에서 발견되는 이국적 요소(1991), 러시아 민요와 18~19세기 동안의 러시아 오페라(1992), 모차르트 목관 4중주와 5중주에 대한 연구(2000), 모차르트 피아노 3중주곡에 대한 연구(2001), 찰스버니와 18세기 음악학(2001), 그리고 스트라빈스키 ‘나의 생애와 음악’ 번역 등 다수의 논문와 역서를 출간했다.

한편 박교수는 동덕여대 석사과정 이상의 학생과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세솔음악연구회를 운영하고 있다. 실기위주로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학문적인 연구의 중요성을 깨우쳐주기 위해 97년도에 설립한 세솔음악연구회는 벌써 7회를 맞아 올 가을에는 박사과정 학생을 중심으로 연구발표회를 가질 계획이다.

또한 세솔음악연구회는 역사적인 연구와 병행한 연주회도 매년 마련하고 있는데, 화합을 위한 무대로 중창과 합창, 합주 등 앙상블 연주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음악잡지와 논문집에 많은 원고를 집필하기도 했던 그이기에 앞으로의 논문 발표나 저서 출간 계획에 대해 물었다. 이에 박교수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때”라며 “기회가 된다면 클라라 슈만과 펠릭스 멘델스존 누이 판니의 작품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작곡가 곡을 연구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리고 “연주가들 대부분이 작곡자와 작품의 역사적인 배경에 대한 이해가 드문데, 작품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어야만 깊이있고 더 좋은 연주가 될 수 있다”며 “연주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작곡가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그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런 연구가 최근 활발해지고 있지만 일반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음악학 연구가 활발해져 모든 대학에 음악학 전문과정이 생기는 그날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금화 기자/gf77091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