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피아노 건반 위에서 시작되는 첫 음악적 경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단순히 음을 익히고 곡을 연주하는 것을 넘어, 피아노는 우리에게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 성, 그리고 삶의 깊이를 선물한다. 수십 년간 이러한 피아노 교육의 가치를 현장에서 묵묵히 실현하며 새로운 길을 개척해온 한 교육 자가 또 한 번의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겼다. 한국 피아노 교육계의 혁신을 이끌며 수많은 제자들의 음악적 성장을 이끌어온 피아니스트 박태희가 오랜 시간 정성을 들여 완성한 레퍼토리 곡집 [피아노 보물섬: 다이아몬드]를 출간한 것이다 50권이 넘는 교재를 집필하고 전국 각지에서 피아노 교육자들을 만나온 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열정 가득한 그의 교육현장에 주목해보았다.​

숨겨진 보석을 찾아 떠나는 마지막 여정, [피아노 보물섬: 다이아몬드]

전국의 피아노 교육현장을 누비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따스한 미소를 잃지 않고 만난 피아니스트 박태 희는 여전히 음악과 교육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눈빛으로 근황을 전했다.

“현재 방학 기간이라 학교 강의는 잠시 쉬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 레슨하는 학생들의 정시입시를 치르느라 다소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 좋은 결과로 잘 마무리 되어 기쁘고, 심혈을 기울여 준비해 온 [피아노 보물섬: 다이아몬드]의 출간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홀가분한 마음으로 개학 전까지 조금 재충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피아노 교육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온 ‘피아노 보물섬’ 시리즈는 그동안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를 거치며 기존의 교과서적 틀을 벗어난 독창적인 레퍼토리 구성으로 주목받아왔다. 각 교재는 시대별 대표작품들을 재해석하고 잊혀진 명곡들을 발굴하여 수록함으로써 전국의 피아노 교육자들에게 새로운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월 초, 오랜 시간 공들여 준비한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다이아몬드’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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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 걸맞게 보석같이 빛나는 작품들로 가득한 이번 교재는 단순한 연주곡집을 넘어선 새로운 교육적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콩쿠르와 연주회 같은 화려한 무대를 위한 시대별 연주곡집이자, 기초교재와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실용 적인 레퍼토리 교재로서의 역할을 모두 담았죠. 특히, 체르니 100번에서 30번 정도의 수준에 맞춰 각 곡마다 교육적 효과와 예술적 완성도를 모두 고려해 세심하게 곡을 선별 하고 편집했습니다. 최근 현장에서는 소나티네 같은 기존의 익숙한 작품보다 새롭고 신선한 레퍼토리에 대한 수요가 크게 높아졌는데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국내에 출판되지 않았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곡들을 오랜 시간 공들여 발굴하고 연구하여 담았으니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낸 살아있는 페다고지

수십 년간의 교육 경험과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제자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어온 박태희는 현재 울산대학교 일반대 학원,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에서 피아노 교수학(페다고지)을 가르치고 있다. 여러 대학 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바쁜 강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의 수업은 독보적이라고 정평이 나 있기에 그동안의 노하우가 담긴 그의 강의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제 강의의 가장 큰 특징은 이론적인 페다고지가 아닌,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살아있는’ 페다고지를 가르 친다는 것입니다.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50권이 넘는 제 교재들을 활용해 원장님들을 위한 실전적인 학원 운영법, 입시 및 콩쿠르 지도법을 가르치는 강의가 있고, 또 하나는 제가 집필한 테크닉곡집 ‘땡큐​피아노’를 활용한 원론적인 교수법 강의가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의 콩쿠르지도자과정이다. 14 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한 자리를 지키며 신뢰를 쌓아온 이 강의는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14년째 함께하고 있을 정도로 높은 만족도를 자랑한다.

“수강생분들께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수업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들을 수있어 ‘가성비가 좋다’고 평가해주십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저를 만나 수업도 듣고 조언도 구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크게 의지가 된다고들 하시 죠.(웃음) 특히, 지난해에는 울산대학교 대학원에 많은 신입생들이 입학했는데 요, 이처럼 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제 수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고 찾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의 말에서 교육자로서의 자부심과 함께 수강생들을 향한 따뜻한 애정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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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행복을 전하는 ‘알레그로피아노교육협회’

이처럼 피아노 교육계의 든든한 스승으로 자리 잡고 있는 박태희는 2018년,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교사들의 권익 보호와 피아니스트로서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알레그로피아노교육협회’를 창설했다.

“본 협회는 피아노 교육자들의 전방위적 역량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체계적인 학원 운영 정보 제공부터 차별화된 교수법 노하우 전수,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다양한 교육 세미나까지 진행하고 있죠. 특히, 교육자들에게 연주자로서의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데 큰 힘을 쏟고 있는데요. 정기연주회는 물론, 해외 무대 경험을 통해 교육자들의 음악적 시야를 넓히고 자신감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9일(토), 대구 한영아트센터에서는 알레그로피아노교육협회의 정기연주회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홀수 연도에는 서울에서, 짝수 연도에는 지방에서 개최되는 이 특별한 무대는 교육자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했다.

“제가 집필한 피아노 듀오곡집에서 곡들을 선별해 직접 해설을 덧붙였습니다.

무대에 선 원장님들은 긴장된 마음으로 연주하면서 학생들의 심정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학생들은 평소와 다르게 연주자로 변신한 선생님의 모습에 새로운 감동을 받았다고 해요. 특히, 교육에 전념하느라 연주 기회가 적었던 선생님들께서 피아니스트로서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되찾으시는 모습에 더없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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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도전으로 이어질 열정의 발걸음

피아니스트 박태희의 2025년은 국내·외를 넘나드는 다채롭고 의미 있는 행보로 가득 채워질 예정이다.

“올해도 여러 프로젝트들이 기다리고 있는데요. 먼저 5월 말에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오시는 교수님을 모시고 공동 마스터클래스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7 월에는 매년 홀수 연도마다 진행하는 비엔나 음악캠프가 있어요. 빈 국립음대 교수진들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인데 올해도 학생들과 참가해 잊지 못할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올 계획입니다. 가을에는 서울의 학원 원장님들과 함께 알레그로 피아노교육협회의 정기연주회가 진행될 예정이에요.”

새로운 도전도 기다리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교재를 집필했지만 바이엘 같은 기초 교재는 아직 없었는데요, 그간 많은 선생님들의 요청으로 심혈을 기울여 작업 중에 있으니 곧 만나보실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교육현장에서는 또다른 변화도 있어요. 선화예고, 계원예고, 부산예중·고에 이어 올해부터는 인천 예고에서도 출강하게 되어 새로운 학생들과의 만남이 무척 기대됩니다. 그리고 5월 17일(토)에는 숙명여대에서 열리는 피아노 페다고지 컨퍼런스에 초청받아 특별 강연을 하게 되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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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그리는 내일

AI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도 예술교육의 본질적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저출산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교육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그는 깊이 있는 통찰과 함께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음악이라는 것은 인간의 삶에서 결코 분리될 수없는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첨단 기술과 AI가 발전하고 시대가 어떻게 변화하더라도 감성과 창의 성을 키우는 음악교육의 중요성은 결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특히 공교육만으로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음악교육을 제공하기 어렵기에 우리 교육자 들의 역할과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어려움에 좌절하기보다는 꾸준한 연구와 혁신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미래세대의 풍요로운 감성을 키우는 음악 교육자로서 자부심과 사명감을 잃지 않고 노력하 다 보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믿습니다. 저 역시 교육현장의 선생님들께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시도와 연구를 멈추지 않을 테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이처럼 실질적인 교육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한국 피아노교육의 중심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온 피아니스트 박태희. 그의 진정성 있는 발걸음이 우리 음악교육계에 계속해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며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전하길 기대해본다.

(이영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

｜피아니스트 박태희｜

• 부산대학교 음악학과 피아노 전공 졸업 부산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 졸업 러시아, 오스트리아, 미국 피아노 페다고지 마스터 클래스 수료 

• 수원대학교 음악대학원 페다고지 겸임교수, 부산여자대학교 아동음악과 겸임교수 역임 

• 현) 울산대학교 일반대학원 피아노 교수학 전공 책임교수, 서울 세종대학교 융합예술대학원 피아노 페다고지 겸임교수,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 피아노 페다고지 객원교수, 부산대학교 평생교육원 피아노 페다고지 전담교수, 선화예고, 계원예고, 부산예중·고, 인천예고 출강, 세광음악출판사 저자, 피아노티쳐스히스토리 대표, 알레그로피아노교육협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