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1999년 국내에 처음으로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이 개설된 이후 현재까지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며 어느덧 하나의 ‘학문’으로서 자리매김한 본 전공이 2022년 새로운 돌풍을 일으키며 또 한 번의 비상(飛上)을 시작했다. 바로 올해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 속에 성공적인 첫발을 내디딘 ‘울산대학교 일반대학원 피아노 페다고지전공’이 그 주인공이다. 이에 ‘티칭의 괴물’, ‘피아노페다고지의 아버지’ 박태희 교수와 ‘리틀 박태희’를 꿈꾸는 11명의 재학 생과의 인터뷰를 통해 ‘울산대학교 일반대 학원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의 자세한 이야기를 확인해보려 한다.

불모지에 심어진 작은 씨앗 하나

2022년 2월, 울산지역에 뿌려진 씨앗 하나.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며 거목(巨木)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는 이 씨앗은 바로 ‘울산대학교 일반대학원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이다.

“전국에는 피아노페다고지에 대한 갈망을 느끼고 계신 분들이 많지만, 대체로 학교들이 서울을 중심으로 분포되어 있어 시간적, 물리적 한계로 인해 쉽게 도전하지 못하시곤 합니다. 그렇기에 더욱더 지방에도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이 개설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올해 울산대학교 일반대학원에 본 전공이 개설되면서 책임교수로 오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의 관심하에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며 1학차와 2학차 모두 학생모집이 성료되어 학생분들과 함께 가꾸어나갈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바입니다. 이를 통해 전국에 많은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이 신설되어 실질적이고 밀도있는 본 전공의 방향성이 부각되어 단순히 학위를 위해, 이력서의 적을 한 줄을 위해가 아닌 정말 ‘필요에 의해’ 언제든지 문을 두드리는 전공으로서 자리 잡길 바랍니다.”(박태희 교수)

아이들의 숨겨진 재능을 일깨울 교육자의 자세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피아노 교육법은 물론, 교육자가 가지고 있는 여러 고민에 대한 사이다 같은 답변으로 ‘피아노 교육의 멘토’이자 ‘선생님들의 선생님’이라 불리며 국내 피아노 음악계를 선도해온 그가 책임교수로 있는 이곳의 커리큘럼은 어떠할까.

“-피아노 레퍼토리: 먼저, ‘피아노 레퍼토리’ 수업은 피아노페다고지 영역 중 ‘레퍼토리 연구’에 주된 포커스를 맞춰 진행하는 수업으로 [알레그로 피아노곡집]과 [보물섬 시리즈]를 통해 피아노 레퍼토리를 심도있게 연구합니다.

-피아노 테크닉: [세광 땡큐 피아노]를 통해 연주를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하는 반음계, 트릴, 아르페지오, 꾸밈음, 레가토, 스타카토, 연타, 스케일, 옥타브 등의 테크닉을 연구합니다.

-피아노교수법: 피아니스트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근육 협동 및 조정 능력과 유연성 개발 등 신체적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온 피아노 플레잉]을 통해 음악해석법, 테크닉 연구법, 해결법, 페달의 연구 등의 전반적인 지도법을 공부합니다.

이에 앞서 교육자로서 가장 필요한 점이 있다면 바로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어떻게 보면 ‘애정’이란 말이겠죠(웃음).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관심이 있어야 주의를 기울이며 학생의 능력과 장단점을 파악에 발전의 계기가 될 수 있기에 더욱이 이러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 역시 재학생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주며 학교에 대한 애정이 생길 수 있도록, 그리고 그 사랑이 제자들의 제자들에게 이어지게끔 지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박태희 교수)

내가 ‘울산대 일반대학원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을 선택한 이유

올해 신설된 본 전공이 높은 경쟁률을 자랑하며 성료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이었을지 재학생들과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저는 본격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친 횟수가 약 10년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콩쿠르에서 제가 원하는 성적이 나오지 않자 ‘내가 과연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있는 게 맞나’란 의문이 들어 공부에 대한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평소 박태희 교수님의 인스타그램 라이브방송을 즐겨봤던 터라, 연락도 드리고 밴드에도 가입하면서 교수님과 교류가 있었는데 울산대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을 추천해주시더라고요. 그렇지 않아도 제가 김해에 살고 있어서 서울까지 가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는데 울산은 차로 1시간 거리라 가깝기도 해서 바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2학차 장은영)

“제가 대학교를 졸업할 당시에는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이 없었을뿐더러 학원을 운영하며 레슨해 온 경험이 있어 페다고지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중 최근 제가 운영하던 학원에 다니다 이사로 인해 다른 학원으로 옮긴 아이를 우연히 콩쿠르에서 만나게 되었는데 제가 알던 아이의 실력에서 월등히 성장해 있는 모습을 보고 굉장한 충격을 받았고, 그제야 ‘나’라는 우물에 갇혀있었구나 깨닫게 되어 본교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1학차 김혜림)

“제가 울산대학교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박태희 교수님’ 때문입니다. 원래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이라 하면 서울에 있는 유수의 음악대학들이 생각나는 것처럼 저 역시 그 대학들을 목표로 도전했었는데요. 안타깝게 실패로 돌아가게 되면서 오랜 시간 잊고 살았었습니다. 그러던 중 울산대 피아노페다고지전공 신설 소식과 함께 박태희 교수님의 부임 소식을 듣고 고민하다가 2학차에 입학하게 되었고, 가장 놀랐던 것은 [온 피아노 플레잉] 교재를 가지고 수업하신다는 것이었어요. 교수님께서 교재를 가지고 설명해주시는 부분도 있지만, 학생들에게 각각의 챕터를 나눠주시고 연구해보는 과제를 내주시는데, 범위가 굉장히 광범위해서 처음엔 무척 당황했지만, 계속해서 읽어보고, 연구하고, 접목해보니 해답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이 수업이 실생활에서 얼마나 쓰임이 많은 ‘실용적인 수업’인지 교수님의 가르침에 무척 감사했습니다(웃음).”(2학차 신정원)

“저는 울산대를 졸업 후 육아를 하면서 우울증이 심하게 왔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고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되었고, 그렇게 찾게 된 해답이 ‘공부’였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공부를,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예전에 교수님 밑에서 레슨을 받으며 굉장히 좋은 기억을 선물해주신 박태희 교수님께 용기를 내서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울산대학교 일반대학원에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이 신설되니 지원해보라는 말씀을 해주셨고, 믿고 도전하게 되었습니다.”(2학차 김서윤)

‘티칭 대마왕’의 교수법

본교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박태희 교수의 교수법’이라 답한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일 년, 혹은 한 학기 동안 그의 교수법을 접한 재학생들은 일말의 망설임 없이 답변을 전했다.

“모차르트 <작은별 변주곡>과 같이 대중적인 작품들의 경우, 워낙 연주도 많이 될뿐더러 그에 대한 해석도 어느 정도 틀에 박혀있곤 합니다. 그런데 교수님께서 작품을 해석하시는 것을 보면서 ‘이런 시각으로도 볼 수 있구나’라며 놀랄 때가 많아 매 수업마다 저의 생각이 깨어지는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1학차 최하영)

“[세광 땡큐 피아노]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는데, 우리가 평소 추상적으로 알고 있던 것들에 대해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으로 설명되어 있어 굉장히 유익하게 배워 현장에 접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오른손 따로, 왼손 따로, 그리고 양손 같이 등 각각의 손을 독립할 수 있는 연습 방법도 제시해주고 있어서 깁스를 한 친구들도 피아노 연습에 공백이 생기지 않아서 너무 좋습니다.”(1학차 정민지)

“교수님께서는 다양한 연주와 마스터 클래스 등의 기회를 주시고자 노력하시는데요, 특히, 지난여름 폴란드 ‘쇼팽 국립 음악대학’에 교수님과 함께 참여하여 마스터 클래스와 연주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무척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웃음).”(1학차 신지혜)

“수업 때 저희를 대상으로 하는 것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직접 가르치시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저희에게는 굉장히 좋은 예시가 되어주십니다. 그리고 ‘페다고지전공’이라고 해서 가르치는 것에 대해서만 배우는 게 아니라 연주기회도 많이 주셔서 교내외의 다양한 곳에서 활발히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2학차 김상미)

“아무래도 교습소에서 혼자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니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받기 어려워 고민이 많았는데, 이곳에서 교수님과 함께 공부하며 잘못 생각했던 부분들을 캐치 해서 바로잡고, 올바른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접목시킬 수 있습니다.”(2학차 강보영)

“교수님께서는 잘하는 친구 말고 ‘못하는 친구들’에 포커스를 맞춰서 어떻게 하면 이 친구들의 눈높이에서 이해를 돕고 성장시킬 수 있는지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라는 말씀을 굉장히 강조하시는데요. 수학, 영어가 어렵듯이, ‘피아노’ 역시 아이들에게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아이의 눈높이에서 그들의 이해를 돕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2학차 차나영)

“과거의 강압적이었던 교육 분위기와 달리 교수님의 수업은 유머러스하고 유쾌해 본 전공 역시 가족같은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이 또한, ‘박태희 교수법’의 힘이 아닐까요?(웃음).”(1학차 권기은)

피아노 페다고지 발전을 선도할 발걸음

특히, 울산대 일반대학원 피아노페다고지전공은 신설된지 1년 만에 박사과정이 추가적으로 신설되며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기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됐다.

“먼저 오는 1월 14일(토) 오후 3시 울산대학교 콘서트홀에서 피아노페다고지전공 재학생 정기연주회가 있으며, 7월에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국립음대 초청 마스터 클래스와 연주가 예정되어 있는데요. 이때 재학생 친구들도 함께 참여할 예정으로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견문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 되리라 기대해봅니다. 이외에도 재학생과 이들의 제자들과 함께 꾸미는 연주회와 지역사회와 연계한 연주회, 그리고 ‘울산대 페다고지전공’을 알리기 위한 찾아가는 연주회 등 다양한 무대를 구상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본교에서 제공하는 체계적이고도 실질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자신만의 경쟁력을 쌓아 학교와 사회, 각계각층에서 우리나라 페다고지 발전에 이바지하며 변화를 선도하는 인물이 탄생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박태희 교수)

학생의 꿈을 도와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교사, 리틀 박태희, 친구같은 교사, 학생들의 니즈를 파악할 줄 아는 교사, 끊임없이 배우며 정진하는 교사, 학생들에게 빛이 되어주는 교사, 재밌는 교사, 편안한 교사, 누구든 가르칠 수 있는 교사, 무한한 가능성을 발굴해 최대치로 성장시킬 수 있는 교사 등.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교사의 모습이 실현되는 놀라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이곳 ‘울산대학교 일반대학원 피아노페다고지전공’를 주목해보기 바란다!

(서지나 기자/musicnews@musiced.co.kr)

｜울산대 일반대학원 피아노페다고지전공｜

1학차

권기은 : 하니음악학원 원장 @hani_gieun

김혜림 : 블랑피아노 음악교습소 원장 @blanc_piano_0808

신지혜 : 신지혜음악학원 원장 @shinjihye_music

정민지 : 피아니스트 @piano_with_mj

최하영 : 혁신줄리어드음악학원 원장 @ulsan_juilliard

2학차

강보영 : 피아노홀릭 음악교습소 원장 @piano052

김상미 : 페다고지 연구원 김서윤 : 피아니스트 @yunpiano.310

신정원 : 뉴가든피아노(홈레슨) @new_garden_piano

장은영 : 안단테피아노교습소 원장 @andante_piano2017

차나영 : 라벨음악학원 원장 @lavel_music_uls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