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독일 파세바크 신문

‘독창적인 음악성으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연주자’

-뉴욕 코리안 데일리

높고 푸른 하늘과 선선한 바람,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빛 노을이 절정에 다다른 가을 무렵, 로맨틱한 가을밤을 수놓을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연의 선율이 미국에서 울려 퍼진다. 10월의 끝자락, 미국 링컨센터에서 펼쳐질 리사이틀을 위해 바쁜 일상 속에서도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레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는 그녀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링컨센터를 가득 메울 바이올린 선율

한국과 미국, 유럽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솔리스트이자, 열정적인 티칭으로 놀라운 결과를 도출하며 후학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교육자로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녀는 오는 10월 29일(토) 미국 링컨센터에서의 무대를 앞두고 다음과 같이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제약이 많았던 터라 오랜만에 미국에서 리사이틀을 개최하게 되었는데요. 미국 유학 시절 공연했던 좋은 기억들이 많아 낯선 관객분들과 음악으로 하나 되어 소통하는 공연의 분위기가 그립고도 기대가 되어 더욱더 설레는 마음으로 본 공연을 준비 하고 있습니다(웃음).”

‘The Help Children’이란 주제로 바이 올린 선율에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관객들과 마주할 본 공연은 가을을 닮아 로맨틱하고도 감미로운 선율이 이곳, 링컨센터를 가득 메울 예정이다.

“본 공연은 ‘기아 돕기’란 취지를 가지고 기획된 무대로 주관 및 후원해 주시는 분들의 뜻에 동참하여 아이들의 잃어버린 꿈과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음악’으로서 함께하고자 ‘The Help Children’이란 주제로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이에 관객분들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대중적인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해 보았는데요. 첫 곡은 A. Vivaldi <Four Seasons(사계)>로 오랜만에 유학 시절 함께 공부했던 친구들과 그들의 친구들까지 한데 어우러져 선보일 예정이기에 저 역시 무척 기대됩니다. 이어 J. Brahms <Scherzo from 'F-A-E' Sonata>를 연주하는데요. 이 곡은 바이올리니스트 요제프 요하임을 위해 브람스와 슈만, 그리고 디트리히가 악장을 나누어 작곡한 곡으로 이중 브람스가 작곡한 <3악장 c minor, Scherzo>를 연주할 예정입니다. 마지막 곡은 아름다운 선율과 화려한 기교로 3대 바이올린 소나타 중 하나로 꼽히는 C. Frank <Violin Sonata A Major>인데 요. 바이올리니스트 외젠 이자이의 결혼을 축하하기 위해 탄생한 이 곡은 풍성한 화음과 감각적인 음색, 그리고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긴밀하게 주고받는 호흡을 통해 매악장마다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 흥미롭게 감상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연주의 즐거움을 찾아가는 일

누군가는 미국을 ‘기회의 땅’이라 표현한다. 즉, 열심히 하려는 의지와 노력만 있다면 반드시 ‘기회’가 온다는 것이다. 이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연에게도 해당되는 말이었다. 현재 국내를 넘어 미국과 유럽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전개해나가고 있는 그녀는 뜻깊었던 미국에서의 ‘첫 공연’을 회상하며 기회의 땅 미국을 경험했다고 한다.

“미국에서 친구들과 함께 대관에서부터 연주까지 직접 저희의 손으로 기획했던 공연이 생각이 납니다. 무대도 너무 좋았지만, 준비 과정에서부터 모든 게 더 생동감 넘쳤던 거 같아요. 사실 저는 콩쿠르 던, 공연이던, 모든 것이 준비되어야지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성향을 가지고 있었기에 무대에 오르기까지 정말 많은 노력은 물론, 부담과 압박을 이겨내야 했고, 그러다 보니 연주를 선뜻 못하게 되더라고요(웃음). 그런 저에게 남편을 비롯한 동료와 친구들이 끊임없이 무대를 권유해주었고, 박사를 졸업할 때쯤 친구들과 힘을 합쳐 대관부터 프로그램 구성 및 연주까지 ‘우리의 손’으로 무대를 기획하게 되면서 연주를 대하는 저의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이전에는 콩쿠르나 협연, 초청 연주에서 오롯이 ‘연주자’로서의 몫만을 감당했다면,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연주자들과 의논하고 소통하며 서로에 대한 믿음을 쌓아갔고, 이는 더욱 ‘확신’을 주는 연주로 공연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언젠가 교수님께서는 저에게 그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너는 늘 준비가 되어 있으니, 준비에만 몰두하지 말고 갤러리던, 도서관이던, 교회던, 작은 무대일지라도 꾸준히 무대에 올라 실수도 해보길 바란다.’라고요(웃음). 이러한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하는 의미로 도전했던 공연 활동에 더욱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이를 통해 여러 연주자 및 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형성되어 더욱더 다양한 곳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는 등 연주의 즐거움을 깨닫게 되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배움의 목마름을 갈망하는 연주자

‘독창적인 음악성과 왕성한 활동으로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연주자’, ‘세계 최고 수준의 연주자’ 등 세계는 그녀의 연주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의 ‘김정연’이 있기까지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되었을 터, 그녀는 자신을 ‘배움의 끈을 놓지 않는 연주자’라 표현했다.

“저는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는 걸 좋아해요. 현재 학생들을 많이 가르치다 보니 저에게 집중할 시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채찍질하기 위해 미국에 계신 은사님께 제 연주를 보여드리곤 합니다 (웃음). 그렇지 않으면 연주자로서의 삶에 무뎌지고, 교육자로서 살아가고 있는 현실에 안주하게 되기에 두 개의 삶의 좌표가 평행선을 이루며 나아갈 수 있도록 균형을 이루려 합니다. 그런데, 연주와 티칭을 병행하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웃음). 많게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학생들을 가르치곤 하는데, 그 바쁜 일정을 또 쪼개고 쪼개 연주를 준비하기란 쉽지 않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움을 통해 성장한 저를 마주하게 될 때는 더 없는 뿌듯 함을 느끼곤 합니다. 그래서 앞서 은사님께서 말씀하셨듯, 힘들지라도 연주의 끈을 놓지 않고 우선 일단 도전하는 것 같습니다(웃음).”

나만의 소리를 찾아 진심을 담다

그렇다면, 이렇게 무대에 도전하고 진심을 다하는 그녀가 학생들과 마주하는 ‘교육자’로서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고국에 돌아온 첫해, 서울대학교 합격자를 배출하는 놀라운 성과를 보이며 열정을 쏟고 있는 ‘김정연’만의 교육법은 어떠 할지 궁금해졌다.

“물론, 테크닉과 음정, 박자, 셈여림도 중요하지만, 이 모든 것을 포함한 것이 바로 ‘소리’가 아닐까 합니다. 음정이 맞을 때 소리의 울림이 증폭되며, 비브라토가 소리의 색깔을 특별하게 하듯 ‘좋은 소리’에는 악상과 다이나믹, 비브라토, 음정, 그리고 ‘감정’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때때로 학생들은 테크닉에 치중하여 감정 없는 연주를 할 때가 많은데요. 감정이 담기지 않은 연주는 관객들에게 전해지지 않기에, 감정이 동반된 소리를 찾으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소리를 좌우하는 데에는 ‘근육의 상태’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박사과정 때, 목이 너무 아파 은사님께 유명한 전문가를 소개받아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데요. 악기 연주자에 대한 이해가 높으신 분이었는데, 그분을 통해 몸 안에 공간을 느끼고 근육을 인지하며 연주하는 법을 경험하게 되어 단순, 힘이 아닌 ‘근육’의 무게나 ‘중력’을 느끼며 가장 편안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법을 학생들에게 많이 알려 주고 있습니다(웃음).”

하지만,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의 경우 표현을 낯설어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그녀는 이마저도 ‘김정연’만의 교육법으로 표현력을 이끌어내고 있다고 한다.

“우선, 저는 ‘상상’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작품을 듣고 떠올린 ‘색깔’ 이라던지, ‘이야기’라던지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들을 간단하게 표현하고, 그 색깔과 이야기를 떠올리며 연주에 대입하는 것이죠. 이외에도 정말 빠르고 정확한 방법은 제가 박사과정 중 깨우친 것인데(웃음), 어느 날은 연습을 너무 하고 싶은데 읽어야 할 책이 너무 많아 지친 마음에 거울을 보니 제 모습이 너무 우울해 보여 입꼬리를 살짝 올렸더니 갑자기 기분이 조금 좋아지는 것 같았어요. 그때 깨달은 거죠. 입꼬리와 눈썹을 살짝 올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질 수 있고, 내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심각해지고 무거워질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이러한 경험을 아이들에게 대입해 보았는데, 확실히 편하게 받아드려 주는 것 같았습니다. 흔히 그런 말이 있죠.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어서 행복합니다’. 이처럼 사소하고도 작은 움직임 하나로도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되면, 이후에는 색깔과 스토리를 대입해 소리의 가벼움과 무거움, 밝음과 어두움을 표현하는 요령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웃음).”

마지막으로 그녀는 입시와 콩쿠르를 앞둔 학생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는데, 그 안에서 학생들을 위한 그녀의 따듯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연습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기획하고 만들었던 음악적 계획이 있을 거예요. 음정과 악상, 프레이징 등에 대한 계획. 이 모든 것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 긴장하는 순간에도 모든 것이 발휘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머리로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의 변화와 표현에 ‘몸’으로서 기억할 수 있도록 200% 준비하여 자기가 연주하는 모든 음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무대에 오르길 바랍니다.”

연주자와 교육자로서의 균형

마지막으로 그녀는 12월 29일 안산문화 예술의전당에서 안산필하모닉오케스트라, 30일 인천아트센터에서 내셔널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예고하며 앞으로의 방향을 전했다.

“연주자로서 무대에 오르는 것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함이고,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 역시, 그들의 음악적 성장을 위하는 것이지요. 이 둘을 병행하다 보니 정작 ‘나’를 위해 하는 것은 무엇일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가지 목표를 위해 아등바등 사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와 교육자로서 균형을 이루며 내가 만족하고 원하는 목표를 향해서 나아가고자 합니다. 다음 독주회 역시, 제가 무대를 준비하는 과정 중 느꼈던 솔직한 감정과 환경에 집중해 저만의 음악으로 들려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

(서지나 기자/musicnews@musiced.co.kr)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연(Jane Kim)은 예원,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를 실기 수석 및 우등 졸업, 예일대학교에서 석사와 최고 연주자 과정을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하였고, 뉴저지 주립대학교 박사 과정을 Excellent Artist Award를 수상하며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하였다.

어릴 적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받아 온 그는 소년 한국일보 콩쿠르 대상, 기광 콩쿠르 대상, 뉴욕 국제 콩쿠르 대상을 비롯하여 AFAF International Competition 1위, American Protege International Competition 1위, 서울 심포니 콩쿠르 1위, 서울 실내악 콩쿠르 1위, 이화 경향 콩쿠르, 국민일보 콩쿠르, Mason Grosso 체임버 컴피티션 우승, RSO Concerto Competition 우승 등 국내 외 다수 콩쿠르를 석권하였고 연주 활동과 사회 공헌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한미문화교류협회 ‘올해의 아티스트’ 부문에 선정되어 뉴저지 주 의회 상하원 의장상을 수여 받았고, 미 연방 의원 표창장과 미국 대통령 봉사상 등을 수상하였다.

12세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멘델스존 바이올린 콘체르토를 협연하며 데뷔한 그는 뉴욕 카네기홀, 링컨센터, Dimenna Center Cary Hall, St. Marien in Germany, Detroit ArtLabJ Theater, Schare Hall,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금호아트홀 등 미국과 독일, 한국에서 수십여 차례 초청 독주회를 비롯하여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였으며 Miriam Fried, Roberto Diaz, Hsin-yun Huang, Robert McDonald, Peter Stump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함께 실내악 공연에 초청되었다.

또한, 경기 실내악 축제, 뉴욕 총영사관 세계 공연 리더의 밤 초청 연주, 뉴욕 한국 문화원 초청 연주, 대통령 뉴욕 방문 기념 초청 연주, 음연 초청 젊은이의 음악제 연주, 부산 벡스코와 일산 킨텍스 세계 청소년 문화 교류 엑스포, 경기 아트센터 렉쳐 콘서트에 초청되어 연주하였으며 솔리스트로 성남 국제 유스 관현악 페스티벌에 협연자로 선정되어 서울시 유스 오케스트라와 협연 및 서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 울산 남구 구립 오케스트라,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프라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서울대학교 오케스트라, 뉴욕 클래시컬 심포니 오케스트라, 럿거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안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하였다. 특히 그의 럿거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연주는 큰 호응을 받으며 미국 라디오 방송 WWFM에 실황 중계되었다.

연세대학교 강사, 남예종 외래교수를 역임한 그는 뉴욕 라디오코리아 FM 87.7 ‘제인 김과 함께 하는 클래식에 빠지다’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으며 청취자와의 다양한 소통을 통하여 클래식의 대중화에도 앞장서 왔다.

현재 서울대학교, 예원, 서울예고, 선화예중·고 강사, 서울교대 영재원 교수로 후학 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그는 솔리스트 활동 이외에도 미국 501c3 인증 단체인 국제 연주자 협회(SIA) 리더, 뉴욕 클래시컬 심포니 오케스트라, 저지시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초청 악장으로 한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