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추석에는 곡식의 수확을 감사하는 의미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면서 풍부한 음식들과 함께 잔치를 벌였고, 이웃들과 즐거움을 느끼는 명절이다. 이에 흥겹고 힘찬 음악들이 예로부터 많이 연주되어 왔는데, 올해 추석에 이러한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는 음악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한다. 국악과 함께하는 리움챔버오케스트라의 이번 무대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보자.

“La Danse”

리움챔버오케스트라는 우수한 기량과 열정 적인 연주자들로 구성 되어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오케스트라로 2016년에 창단되었다.

정기연주회(연 2회 개최)와 실내악스케치, 협주곡 시리즈를 통해 관객들에게 다양한 작품 을 선보이고 있으며, 특히 찾아가는 음악회를 통해 일반 대중과 직접적인 교류를 하고 있어 클래식 음악저변 확대에 크게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는 10월 1일(목) 오후 7시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La Danse”라는 테마로 국악과 양악의 조화를 통한 흥겨운 춤곡을 선보이고자 한다.

“춤을 소재로 한 클래식 음악을 이번에 본 오케스트라의 전속 작곡가 김은혜·이현주 선생님께서 선보이게 되셨습니다. 1부의 마지막을 장식할 이현주 선생님의 <사물놀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노리”>는 타악그룹 ‘진명’이 함께하는데요. 웅장한 편성과 흥겨운 리듬, 선반 등 다양한 볼거리가 기대됩니다. 2부는 김은혜 선생님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Danse des animaux(동물의 춤)>이 피아니스트 피경선(국민대 교수)의 연주로 시작을 알리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대편성의 오케스트라 및 다양한 타악기군이 등장하는 김은혜 선생님의 다른 작품 <La Danse for Orchestra>로 마무리되죠.”(정홍식 대표)

추석에 공연을 선보이게 된 점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추석은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그때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로 특선영화 뿐만이 아닌 음악회로도 많은 분들의 감수성을 살찌워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에 상위 퀄리티의 좌석으로 모시고자 하기에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정홍식 대표)

2부에서는 현재 다양한 오케스트라를 지휘 하며 활약하고 있는 트럼피터 안희찬(코리안 브라스앙상블·서울금관오중주 리더, 글로벌 악기회사 CONN-SELMER 아티스트)이 음악감독이자 지휘자로 나선다. 그는 이번 지휘를 앞두고 다음과 같이 소회를 밝혔다.

“초연으로 선보이는 창작곡을 준비하게 되어 많은 수수께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웬만한 클래식 작품은 지휘를 해봤지만, 이번에 지휘하게 된 작품은 모두 처음입니다. 얼마나 많은 악기들이 역할을 다할지 매우 기대가 됩니다.”(안희찬 음악감독)

국내 작곡가를 통해 한국의 문화를 되새기다

앞서 설명만 보아도 이번에 소개될 작품이 매우 기대가 된다. 작곡가 김은혜와 이현주가 국악과 양악의 조화를 어떻게 꾀했을지, 음악의 구성은 어떠한지 궁금한 점이 참 많다. 이에 대해 두 작곡가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Danse des Animaux(동물의 춤)>은 지금까지 다양하게 변화되어왔습니다. <Danse des Animaux1>이 2009년 소규모앙상블 편성으로 한국 초연되었으며, 2010년 미국 초연되었으며, <Danse des Animaux2> 는 다른 앙상블 편성으로 같은 해 한국 초연, <Danse des Animaux3>은 관현악 편성으로 2018년 열정교향악단에 의해 연주되었죠. 올해에는 리움챔버오케스트라 오작교 프로젝트를 통해 피아노 협주곡으로 새롭게 재탄생되었습니다. 12간지를 주제로 2007년도에 작곡된 피아 노모음곡 <십이지> 중 여러 곡을 선별해 주제를 사용했고, 서양의 메이저 스케일을 느린 선율로 진행하고 화음을 색다르게 입혔습니다. 제가 아는 각 띠별로 지니는 특성을 묘사 하고자 했습니다. 느린 춤과 빠른 춤의 두 가지 음악으로 이루어진 론도형식으로, A-BA-B-C-B-A-B-A-Coda 진행이 이루어지며 하나의 주제(A)와 각 동물에 해당되는 음악들(B)이 펼쳐집니다. 네 번에 걸쳐 반복되어 등장하는 우아한 느린 춤곡(A)은 상행하며 반복하는 장음계 선율을 노래하고요, 빠른 춤곡(B)에서의 피아노 모음곡 <십이지> 중 사용된 ‘원숭이’의 주제 요소 역시 느린 춤곡과 마찬가지로 네 번에 걸쳐 변화된 반복을 거듭합니다. 음계만으로 또는 아르페지오로 변형되어 등장하는 등 빠르고 리드미컬하죠. 곡의 정 중앙에서 대위적 축을 이루고 있는 느린 춤곡(C)은 짧지만, 주제요소들이 응축된 피아노 카덴자로 이어집니다. 반복되어 나오는 춤곡들은 때로는 화음의 변화로 때로는 악기 구성의 변화로 다양성을 꾀했습니다. 음악에 등장하는 각 춤곡들은 어떤 동물의 춤인지 청중 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La Danse for Orchestra>는 두 악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1악장은 모던댄스로, 느린 춤과 빠른 춤의 대조를 엿볼 수 있습니다. 느린 춤에서는 한국전통 소리인 정가의 선율의 느낌과 시김새와 가야금의 농현을 확대한 리듬 형태를 시도하는 등 표현 가능한 국악적 요소들을 포함시켰습니다. 빠른 춤에서는 건반타악기의 도약진행과 목관, 금관, 현악기의 순차진행이 대조를 이루어 음악의 클라이막스를 이룹니다. 비조성의 음악이지만 자연 배음열에서의 최초화음인 장3화음을 빈번하게 사용하여 색채감을 통일시켰습니다. 2악장은 라틴댄스인데요. 콩가, 마라카스, 캐스터네츠 등 다양한 타악기들을 통해 삼바와 룸바 리듬을 구현합니다. 이 역시 양악과 국악의 조화가 엿보이는데요. 작품 속 시작, 중간, 끝의 잉글리쉬 호른이 음악을 이끌어가는 가운데에 주제요소는 조선시대 아악 합주곡 <천년 만세>의 양천도드리 선율과 동살풀이 장단을 적용해 함께 조합했습니다. 2번째 악장 마지막 4분은 저를 포함한 2명의 댄서가 출연해 댄스쇼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김은혜 작곡가)

“<사물놀이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노리’>는 농악중심의 놀이에 초점을 두고 작곡된 곡으로, 한가위를 느끼기에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물놀이의 악기들로 포문을 열고 2악장에 소고가 합류하고, 3악장에는 협연자들이 상모를 쓰며, 곡의 절정을 이끌어냅니다. 경기농악의 웃다리풍물(쩍쩍이-칠채-육채등)과 영남농악(길군악, 다드래기, 별달 거리등) 가락을 기반으로 작곡하였으며 서양 타악과 금관의 음색을 사물악기(징, 꽹과리, 장구, 북)와 대비를 이룰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한편 한국의 희로애락을 표현한 ‘노리’는 비움의 평화를 나타내기 위해 곡 중간 ‘고요’를 상징 할 수 있는 특징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국악은 흥겨운 장단이 많고, 에너지가 넘친다는 점이 매우 상징적이기에 이전부터 국악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를 양악의 오케스트라와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면 폭발 적인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이번 작품을 내놓게 되었습니다.”(이현주 작곡가)

폭넓은 연령층에 걸친 음악가들의 등장

그 외에도 풍성한 작품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연주자들이 무대에 선다. J. Vanbeselaere <Danse Concertante No. 1 & No. 4>를 튜비스트 허재영(중앙대 교수)과 유포뉴미스트 강 철(Mirophone Ambassador M5050 Euphonium Artist, 숙명 여대·예원예대 출강)이 연주를 선보여 금관 악기의 매력을 알려줄 것이다.

또한 Virtuoso International Competition 초등 고학년부 대상을 수상한, 차세대 음악가 유망주인 임수린(Vn, 마북초5), 국내 다양한 콩쿠르에서 입상한 권해안(Va, 연세대4)이 협연 무대를 선보이면서 P. Sarasate <Carmen Fantasy Op. 25>, B. Bartok <Viola Concerto - Ⅲ. Allegro Vivace>를 각각 연주할 예정이며, 첼리스트 이은경(리움챔버오케스트라 수석, 서울챔버오케스트라 부수석, 연세대 대학원·덕원에고·선화예고· 인천예고 출강)과 장하얀(현대음악앙상블 소리·서울비르투오지·앙상블 유니송 멤버, 예원학교·서울예고·선화예중 및 덕원예고 출강)이 <A. Vivaldi Two Cello Concerto in g minor RV 531>를 통해 다양한 음악의 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의 조합으로 음악을 선보일 예정

리움챔버오케스트라는 방송출연, 찾아가는 음악회, 정기연주회 개최 등 기존의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기 위한 자리들을 활발히 마련하고 있다. 그 이외에도 올해 1월부터는 오작교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작곡가들의 다 양한 작품들을 소개해 국내 음악계의 위상을 알리는 데에도 힘쓰고 있다. 대표 정홍식은 “내년에도 예술의전당 등에서 오작교 프로젝트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며, “합창단이 함께하는 무대를 기획 중에 있어 보다 큰 스케일이 될 것 같다. 많이 기대 부탁한다. 이외에도 리움챔버오케스트라는 꾸준히 다양한 음악을 관중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이라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클래식 음악 저변 확대를 위한 이들의 활약이 계속되기를 바란다.

(문지애 기자/musicnews@musiced.co.kr)

|작곡가 소개|

김은혜: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음악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국내에서는 서울국제음악제와 교향악축제 등에서 작품 위촉발표를, 국외에서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미국, 일본, 중국, 대만,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작품을 발표해왔다. 1997년부터 지금까지 수원대학교 음악대학 작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작은 <관악합주곡 “새야새야 파랑새야”>, <태평가 마치>, <아라리 시리즈>, <십이지>, 오페라 <도깨비 동물원>, <소프라노, 가야금과 장구를 위한 ‘가야금’>, 가야금 앙상블 <십이지신-줄풍류> 등이다.

이현주: 선화예중·고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음악대학 학사를 졸업하고 NYU IMPACT completion,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선화예중·고에 출강하고 있으며 2020년 리움챔버오케스트라 전속작곡가로 활약 중이다.

대표작은 팝페라 음반<Strad 테너 류정필 ‘인생’>, <김효근 ‘내 영혼 바람되어’>, <이수인 ‘내맘의 강물’>, 가곡 <아버지>, <동 쪽, 물골소리>, 아쟁협주곡<長;短 아래>, 뮤지컬 <조니하트> OST, <Dreaming Children>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