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예로부터 문학과 음악은 오랜 시간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받으며 예술의 경계를 넘나들어 왔다. 셰익스피어의 시가 멘델스존의 선율이 되고, 괴테의 시는 슈베르트의 가곡으로 탄생했다. 이처럼 두 예술 형식의 만남은 언제나 새롭고 풍요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이런 예술적 교차점에 주목한 피아니스트 조수연이 문학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음악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관객들 에게 색다른 감상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피아노 건반 위에서 문학이 어떤 울림으로 되살아날지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그녀의 음악 세계와 이번 독주회에 담긴 의미를 들어보았다.

문학과 음악의 만남, 감성의 울림을 찾아서

조수연은 ‘선율 속에 피어나는 문학을 만나다’라는 부제를 가지고 오는 5월 25일(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문학적 영감을 피아노 선율로 표현하는 특별한 독주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작년 10월 귀국 독주회 이후 처음으로 독주회를 개최하게 되어 설렘과 감사의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독주 회는 ‘문학’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는데요. 문학과 음악이 만나는 깊은 예술적 교감을 관객 여러분과 나눌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주제가 있는 독주 회를 기획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어요. 하나의 흐름 속에서 음악이 전달하는 메시지를 관객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었습니다. 올해 감사하게도 대구문화예술진흥 원의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그동안 구상해오던 독주회를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제를 선정하게 된 배경에는 음악과 문학은 각기 다른 매체를 통해서 감정이나 이야기를 전하지만, 두장르가 함께 만났을 때 더욱 풍부한 감동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에 문학적 영감을 바탕으로 작곡된 피아노 작품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음악이 문학적 상상력을 어떻게 확장시킬 수 있는지를 관객들과 함께 경험하고 싶었습니다.”

언어에서 피어나는 피아노 선율

그녀가 준비한 프로그램은 F. Liszt, L. Kirchner, R. Schumann의 작품들로, 각 곡이 모두 문학적인 배경이나 상상력을 지니고 있어 연주회가 진행되는 내내 한편의 시나 소설 속을 거니는 듯한 음악적 여정을 선사한다.

“먼저 1부는 시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로 구성했습니다. 첫 작품인 R. Schumann – F. Liszt <Liebeslied, S. 566 “Widmung”>은 독일 시인 뤼케르트의 시를 바탕으로 한 슈만의 가곡 <“Widmung(헌정)”>을 리스트가 피아노 독주곡 으로 재탄생시킨 것인데요. 리스트는 화려한 아르페지오와 폭넓은 다이내믹 변화 등 피아노의 색채와 기교를 통해 열정적인 사랑의 감정을 더욱 풍부하게 표현했습니다. 이어지는 F. Liszt <3 Sonetti del Petrarca from Annees de Pelerinage Deuxieme Annee: Italie, S. 161>은 14세기 이탈 리아 시인 페트라르카가 연인 라우라를 향해 느낀 사랑의 기쁨과 절망을 서정적 표현과 극적 전개로 섬세하게 풀어낸 작품이죠. 1부의 마지막은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L. Kirchner <Five Pieces for Piano>로, 현대곡이지만 각 곡마 다의 제목이 표현하는 분위기와 감정을 통해 디킨 슨의 시세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어지는 2부에서는 R. Schumann <Kreisleriana, Op. 16>을 연주합니다. 이 곡은 호프만의 소설 ‘수코양이 무어의 인생관’ 속 괴팍하지만 이상적인 음악가 크라이슬러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것으로, 변덕스럽고 극단적인 감정 변화를 음악적으로 형상화하고 있습니다. 8개의 각 곡이 슈만의 자아를 대변하는 가상 인물들인 ‘플로레스 탄’과 ‘오이제비우스’의 성격적 대비를 이루고 있어 다채로운 성격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 곡은 제게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인데요, 제가 미국 유학을 준비하며 석사과정 오디션에서 연주했던 의미 있는 곡이기도 합니다. 그때는 끊임없이 변화 하는 감정들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졌지만, 시간이 지나 다시 무대에 올리면서 예전과는 다른 시선으로 새로운 감정들을 발견하게 되어 더욱 애착이 깊어졌습니다.”

피아니스트 조수연, 음악적 여정의 다음 챕터를 열다

“이번 독주회를 넘어 문학뿐 아니라 작곡가들의 영감이 된 자연과 미술 등으로 주제를 확장해 나가고 싶다”는 피아니스트 조수연의 예술적 비전은 어떤 미래를 그려나갈까.

“다양한 시대와 작곡가들, 그리고 아직 탐구하지 못한 수많은 레퍼토리가 있기에 앞으로도 끊임 없이 정진하는 연주자가 되고자 합니다. 이번 독주회 이후 올해 11월에는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독주회가 예정되어 있으며 음악을 통한 관객과의 소통을 위해 꾸준한 연주 활동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또한, 교육자로서의 역할도 저에게 깊은 의미가 있는데요. 학생들의 음악적 색깔과 개성을 발견하고 그들이 자신의 감정과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연주자로 성장하도록 이끌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피아니스트 조수연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영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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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조수연｜

 경희대 음대 전체 수석졸업, 뉴 잉글랜드 콘서바토리 석사과 정,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박사과정 졸업

 음악저널, 한미, 한국음악협회 대구광역시지회, 영남대, 대신대 콩쿠르 등 국내 콩쿠르 및 Texas State International Piano Festival Concerto Competition, NEC Honors Piano Competition, Chicago International Music Competition 등 해외 콩쿠르 상위 입상 

 미국 뉴욕 카네기홀 Weill Recital Hall, Jordan Hall, Williams Hall, Studzinski Recital Hall, Keiter Center, Staller Center For the Arts Recital Hall 등지에서 각종 독주 및 실내악 연주 

 현) 계명대, 포항예고 출강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