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피아니스트 함영림(이화여대 명예교수)을 중심으로 그의 제자들이 결성한 예림회가 오는 5월 28일(수) 오후 7시 30분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피아노 듀오 시리즈 XIV’를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이화 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설립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로 이번 공연에 담긴 특별한 의미와 프로그램에 대해 함영림 교수와 10명의 피아니스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화여대 음악대학 100주년, 예림회가 그려내는 음악적 헌정

창단 이후 16년간 ‘예림회’를 통해 피아노 앙상블의 아름다움을 알려온 함영림 교수는 이번 연주회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예림회는 제가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에서 37년간 가르친 제자들로 구성된 피아노 앙상블 단체입니다. 2009년 12월 제1회 예림회 피아노 듀오 연주회를 시작으로 국내 유수의 연주홀에서 바흐 콘체르토 전곡 연주, 우크라이나 오케스트라와의 투 피아노 협연 연주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관객들과 소통하며 피 아노 음악의 레퍼토리를 풍성하게 하고 그 접근성을 넓히는 데 꾸준히 힘써왔습니다. 특히, 2025년은 한국 최초의 음악과인 이화 여자대학교 음악대학이 10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로 지금 까지 활발히 활동해온 제자들과 함께 이 기념비적인 해에 연주회를 기획하게 되어 더욱더 감사하고 기대가 큽니다. 올해는 새롭고 다채로운 작품으로 음악적 다양성을 추구하여 이화여자대학교의 미래, 예림회의 앞날이 더욱 풍요롭고 즐겁기를 기원해봅니다.”

(함영림 교수)

피아노 듀오의 컬러풀 팔레트

이번 열네 번째 듀오 시리즈에 참여한 피아니스트들은 무대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각 작품의 감상 포인트를 섬세하게 풀어냈다.

“지난 연주에 이어 이번에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되어 기쁘고 이번에는 더욱 깊어진 앙상블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 설렙니다. 저희가 이번에 연주하는 F. Schubert <Variations for Piano 4 Hands in B-flat Major, D. 968a(D. 603)>는 단순하고 위풍당당한 서주로 시작해 밝은 분위기 속에서 점차 화려하게 변주되며 피날레에는 민속적 요소까지 담고 있는 다채로운 곡입니다. 곡 전반에 걸쳐 슈베르트 특유의 활기차고 밝은 에너지가 가득한 곡이기 때문에 즐겁고 편하게 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 (손소정, 민지애)

“N. Kapustin <Sinfonietta for Piano 4 Hands, Op. 49>는원래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으로 탄생했으나 이후 피아노 포핸즈버전으로 편곡되면서 오히려 더 널리 알려지게 된 흥미로운 곡입니다. 1986년에 작곡된 이 작품은 경쾌한 분위기의 제 1악장을 시작으로, 서정적인 슬로우 왈츠, 섬세한 인터메초를 거쳐 활기찬 론도로 마무리되며 전반적으로 다채로운 구성과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카푸스틴 음악의 진정한 매력은 클래식과 재즈의 절묘한 융합에 있는데요. 그는 전통적인 클래식 형식 안에서 재즈의 화성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며 라흐 마니노프와 스크리아빈으로 대표되는 러시아 낭만주의 음악의 영향을 받는 동시에, 클래식 교육을 배경으로 한 재즈 피아 니스트 오스카 피터슨의 스윙감과 강렬한 터치에서도 깊은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그의 음악 전반에 녹아들어 있어, 재즈의 즉흥성처럼 들리면서도 실제로는 철저하게 작곡된 완성도 높은 작품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번 연주를 통해 카푸스틴의 풍부한 음악적 색채가 생생하게 전달되기를 기대합니다.” (이진, 이아람)

“폴란드 작곡가 J. Wieniawski <Fantasia for 2 Pianos, Op.42>는 첫 만남부터 깊은 낭만성과 두 파트 간의 절묘한 균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유사한 멜로디가 두 피아노 사이를 오가는 구조 때문에 아름답지만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위험을 극복 하고자 각자의 음악적 개성으로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 넣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내에서 드물게 연주되는 이 작품은투 피아노 레퍼토리의 지평을 넓힌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습 니다. 서정적인 선율, 오케스트라적 웅장함, 극적인 감정 대비까지 낭만주의 음악의 모든 매력이 응축된 이 작품을 통해 관객 들께 특별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무대에서 쌓아온 경험을 통해 음악적으로 성숙해진 저희가 오랜만에 예림회 시리즈에 함께하게 되어 무척 설레는데요. 이번 공연에 서는 각자의 예술적 여정을 거치며 깊어진 음악 해석과 표현력을 관객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예림회 선후배님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되어 굉장히 설레고 기쁩니다. 저희가 연주할 P. I. Tchaikovsky <The Nutcracker Suite for 2 Pianos, Op. 71a>는 차이코프스키의 3 대 발레 음악 중 하나인 ‘호두까기 인형’ 중 8곡을 골라 연주회용 모음곡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발레의 핵심 장면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표현하는 다채로운 춤곡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발레의 주요 장면과 캐릭터를 보여주는 특색있는 춤곡들로 구성된 이 작품을 두 대의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화려한 음색으로 즐겨보시기 바랍니다.” (김경령, 전소현) 

“S. Rachmaninoff <Suite No. 2 for 2 Pianos, Op. 17>은 섬세함과 격정을 절묘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Ⅰ. Introduction’ 은 두터운 화성의 행진곡 풍으로 시작되고, ‘Ⅱ. Valse’는 마치 한 대의 피아노가 연주하는 듯한 빠른 춤곡이며, ‘Ⅳ. Tarantelle’는 기교적으로 점점 확장되는 흥미로운 춤곡입니 다. 전반적으로 빠른 템포와 함께 두 대의 피아노가 서로 주제를 주고받으면서 이어나가는 그 흐름을 함께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듀오 연주는 서로를 잘 아는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호흡과 즉흥적인 반응이 중요한데 인디애나에서 오랜 시간 함께 공부하고 연주했던 저희만의 색이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같아 즐겁게 준비하고 있어요. 특히, 각 악장의 감정선과 에너지 흐름을 살리는 데 집중했고 이 여정을 하루빨리 관객분들과 나눌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유림, 전민하)

함영림 교수가 그리는 예림회의 내일

마지막으로 함영림 교수는 예림회가 그려나갈 음악적 여정의 청사진을 펼쳐 보이며 마무리 인사를 전했다.

“예림회는 매년 6월 정기연주회와 10월 실내악 연주를 통해 관객과의 소통에 깊은 정성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매년 예정 되어있는 연주회 이외에도 규모에 상관없이 다양한 홀에서 연주회를 가지며 피아노 듀오뿐만 아니라 다양한 구성의 피아노 앙상블로 친근하면서도 다채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다양한 음악 활동을 추진하는 단체로 성장하려 합니다. ‘예림회’라는 이름 아래 다양한 활동으로 함께 음악회를 이끌다 보면 그 의미가 더욱더 크고 강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함영림 교수) 

(이영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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