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19세기 피아노의 혁명가이자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으로 불리는 헝가리 태생의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예술세계를 깊이 탐구하고 그의 풍부한 음악적 유산을 청중에게 소개해온 한국리스트협회가 오는 4월 11 일(금) 오후 7시 30분 영산아트홀에서 제51회 정기연주회로 관객들과 마주한다.

“이번 연주회는 제40회(2019)와 42회(2020) 정기연주회에 이어 ‘리스 트와 그의 후예들’이란 시리즈의 세 번째 무대입니다. 19세기 낭만 시대에 인상주의 음악과 20세기 현대음악을 예견했던 프란츠 리스트는 후세의 많은 작곡가와 피아니스트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특히, 그의 화려하면서도 서정적인 피아니즘과 현대적 요소를 담은 후기 작품 들은 거의 모든 후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지요. 이번 연주회에서는 리스트의 작품과 함께 그의 영향을 받은 생상, 라벨, 스메타나, 스크 랴빈 등 그 후예라 할 수 있는 작곡가들의 작품을 함께 선보이고자 합니다.” (회장 황윤하)

이에 ‘리스트와 그의 후예들 Ⅲ’이란 주제로 펼쳐질 이번 음악회가 어떠한 예술적 담론과 음악적 서사를 품고 있을지 청중들의 관심이 고조 되는 가운데, 연주자와 작곡가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리스트의 <Le Rossignol(밤꾀꼬리)>와 <La Campanella(종)>는 리스트의 화려한 피아니즘을 유감없이 드러내는 대표적인 피아노 독주곡들 입니다. 이 작품들은 단순한 선율에 비르투오소적인 피아노 테크닉을 절묘하게 결합하여 피아노의 표현력을 극대화시킨 걸작으로 리스트 음악의 진정한 진면목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레퍼토리입니다.” (회장 황윤하) 

 “라벨 <물의 유희>은 라벨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 물의 자유로움과 장난스러움을 생생하게 표현한 매우 생동감이 넘치는 곡입니다. 저는 특히, 소리의 색채와 텍스쳐 표현에 깊은 중점을 두고 있는데요, 세밀하고 정교한 음향효과를 구현하는 것이 쉬운 작업은 아니지만 감각 적이고 세련된 색채감을 선사해 드리고자 정성을 다해 준비하고 있습니 다.” (Pf. 이종은) “제가 연주할 A. Scriabin <Fantasie in b minor>는 낭만주의적 황홀경의 정점을 보여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풍성한 화음과 아름다운 선율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화음의 색채를 표현하면서도 선율의 자연스러운 흐름이 방해받지 않도록 음악적, 테크닉적 측면 모두에서 섬세한 균형을 유지해야 하기에 피아니스트의 깊은 통찰 력과 예술적 감성이 요구되는 작품입니다.” (Pf. 김귀임) 

  “M. Ponce <Intermezzo No. 1 in e minor>은 멕시코 민요풍의 곡으로 흔히 접하기 어려워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마단조 특유의 깊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중심으로 그리움의 정서가 청자에 따라 점점 짙어지는 낭만적인 작품입니다. 이어지는 B. Bartok <Allegro Barbaro>는 단조롭지만 강렬하게 반복되는 모티브와 선율, 일정한 리듬표현의 타악기적 기법을 통해 헝가리 민속 음악의 정취가 생생하게 전해지는 매력적인 작품입니 다. 이 두 작품이 빚어내는 색다른 음악적 대비와 표현에귀 기울여보시기 추천합니다.” (Pf. 김재희) “1880년, 청각을 완전히 상실한 말년의 스메타나가 작곡한 <조국으로부터>는 그가 평생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던 보헤미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체코의 민족적 정체 성이 가장 잘 담긴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바이올린과 피아노가 마치 대화를 나누듯 진행되는 가운 데,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인 선율과 폴카(polka), 푸리안트(furiant) 같은 보헤미아 전통 춤의 리드미컬한 움직임이 생생하게 표현되는 순간들을 느껴보시기 바랍 니다.” (Vn. 방가연, Pf. 김다혜) 

 “1874년 카미유 생상스가 앙리 카잘리스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교향시 <죽음의 무도>는 그의 작품 중가장 호평받은 걸작 중 하나입니다. 한밤중 묘지에서 펼쳐지는 죽은 자들의 무도회를 해학적이면서도 기괴하게 묘사하고 있는 본 작품은 밤의 신비로운 세계와 죽음의 춤사위를 피아노로 재해석한 모습을 떠올리며 들을 때더욱 생생한 감상이 될 것입니다.” (Pf. 김경아, 서정원) 

 “D. Shostakovich Concertino for 2Pianos>는 서정적인 특징을 지닌 제1피아노와 웅장한 음향의 제2피아노가 만들어내는 대조적인 캐릭터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입니 다. 이 상반된 두 성격이 서로 대화하며 어우러지는 과정 에서 음악은 점차 풍성하게 발전해 나가는데, 처음에는 단순하게 느껴지는 멜로디가 교차와 조화를 통해 청중에게 놀라운 감동과 황홀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두피아노의 대비와 융합이 만들어내는 독특한 음악적 여정을 함께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Pf. 홍아라, 조 선) 

 <Inferno and Triumph for 2 Pianos>는 한국의 젊은 작곡가 안수환이 이번 연주회를 위해 리스트 스타일로 창작한 곡으로 리스트처럼 화려하고 기교적인 부분이 많아서 듣기에 참 좋습니다. 현대곡답게 일정하지 않은 패시지들의 연속이지만 우리 귀에 낯설지 않은 화성진행으로 듣기 좋은, 신선하고 열정적인 곡입니다. 리스트의 젊은 시절의 세속적 삶과 노년의 종교적 회심을 화려한 피아노 테크닉으로 두 대의 피아노로 그려냅니다. (황윤하 회장, Pf. 김규희)

 한국리스트협회 위촉 창작곡인 <Inferno and Triumph for 2 Pianos>는 리스트의 서신과 그의 예술적 신념, 그리고 시대적 좌절을 현대적 시각에서 재조명하기 위해 작곡된 작품입니다. Moderato 부분은 리스트의 젊은 시절 화려한 기교와 외향적 삶 속에 숨겨진 불안과 갈등 을, Lento-Allegro는 노년기 종교적 성찰과 내적 회심의 과정을 대조적으로 표현합니다. 두 대의 피아노라는 편성은 이러한 대비와 대화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시대를 초월해 예술가들이 진정성을 지키기 위한 내적 투쟁의 의미를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작곡가 안수환)

마지막으로 황윤하 회장은 올해 한국리스트협회의 활동 계획을 공유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올해는 <제8회 한국리스트페스티벌>로 인해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연주회, 세미나 및 콩쿨 등 총 21회의 행사가 개최되는데요. 특히, <제9회 세미나(6월 24일(화) 주한 리스트 헝가리 문화원)>에서는 헝가리의 예술, 문화, 역사 등에 대한 주한 헝가리 문화원장님의 강연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지난 16년간 신예 피아니스트들을 발굴해왔던 <한국리스트콩쿨(8월 30일(토), 9월 6일 (토))>이 개최될 예정이오니 풍성한 음악적 경험과 감동을 선사할 이번 행사들에 많은 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황윤하 회장) 

(이영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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