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세계적인 전문 하프시코드 연주자이자 연세대 교회음악과 교수로 재직중인 조성연을 주축으로 2022년 9월 창단된 한국바로크협회가 오는 11월 9일(토) 연세대학교 루스채플에서 ‘제3회 한국바로크협회 AUTUMN FESTIVAL [Inter:act]’ 개최 소식을 알려왔다. 현재의 시· 공간에서 역사적 연구와 엄격한 고증을 통해 바로크 음악을 충실히 재현하며 국내 바로크 음악의 발전을 도모해온 한국바로크협회. 조성연 회장(연세대 교수)과의 만남을 통해 이들의 무궁무진한 비전을 바라볼 수 있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바로크 시대의 문화와 예술에 관심을 가지고 음악인들이 바로크 음악을 통한 삶의 가치 증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설립된 한국바로크협회는 바로크 시대의 예술을 매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함께 연구하고 교류하는 간학문적 교류 및 문화 융복합의 장을 추구해 오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본 협회는 역사적 고증에 입각한 연주 (HIPP, Historically Informed Performance Practice)를 추구하는 바로크 음악 연구에서 출발하여 나아가 바로크 시대의 예술에 영감을 주고받은 다양한 컨텐츠를 연구하며 바로크 음악을 더 확장된 시각에서 이해하고자 합니다. 현재, 본 협회는 르네상스 및 즉흥연주, 바로크 건반, 바로크 관현악, 바로크 성악, 창작 바로크, 클래식 음악, 현대음악, 한국음악, 합창, 음악학, 미술, 인문, 해외 음악 분과 등 총 13개의 분과로 구성되어 한국 바로크 음악의 바른 보급과 발전을 도모하고 각 분과가 돌아가며 춘·추계 행사를 기획, 진행하여 관객들과 활발히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본 협회는 매년 봄과 가을에 정기 행사를 진행하여 바로크 음악의 발전에 매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춘계 행사에서는 의학, 경제, 법학등 다양한 분야의 명사를 초빙하여 강연을 진행하고, 한 분과가 연주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이는 협회 행사의 문턱을 낮추고 ‘음악’이라는 하나의 매개체를 통해 서로 교류하여 소통의 장을 제공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이와 함께 추계 행사에서는 정통 바로크 음악과 국제적인 교류에 조금 더 초점을 두고 국내·외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엄격한 고증에 입각한 연주 및 바로크 음악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론 강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폴란드의 바로크 그룹과 한국의 바로크 그룹이 함께했던 제1회 행사에 이어 이번 ‘제3회 한국바로크협회 AUTUMN FESTIVAL [Inter:act]’에서는 네덜란드 문화부의 지원을 받아 네덜란드에서 비올라 다 감바를 전문적으로 연주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계신 훌륭한 음악가 네 분을 초청하여 더욱 특별함을 더하고자 했습니다. 더불어 15세기 후반 스페인의 발레시아 지방에서 처음 출현한 찰현악기로 비올족들의 대표악기인 ‘비올라 다감바’로만 구성된 앙상블의 무대가 펼쳐질 예정인데요. 아직 한국에선 보기 드문 앙상블 구성을 통해 바로크 시대 현의 울림과 그 여운을 국내에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설레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바로크협회는 단순히 바로크 시대의 소리를 재현 하는 것을 넘어 바로크 시대에 음악을 연주하던 시간과 연주 문화의 재현을 지향하는데요. 우선, 본 페스티벌 에서 첫 번째로 진행될 프로그램은 <Introducing the Viola da Gamba>로 본 페스티벌에서 연주로 무대에 오르는 연주자들이 직접 악기를 소개하고 그 역사에 관해 강의하는 시간이 펼쳐집니다. 이어 식사 장소 혹은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가운데 실황으로 연주되던 음악을 감상하는 것이 바로 바로크 시대 음악 문화의 주된 특징 중 하나였는데요. 이러한 감상 문화의 재현을 지향하기 위해 구성된 <Fringe Concert>가 진행되며 관객들은 하프시코드 독주와 실내악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차를 마시며 여흥을 즐기는 바로크 시대의 살롱으로의 시간여행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초기 바로크 시대 프랑스와 잉글랜드 등지에서 인기를 누리던 악기인 비올라 다 감바만으로 구성된 앙상블이 <The Viola da Gamba across Europe>라는 이름으로 17세기 유럽에서 사랑 받던 비올라 다 감바 앙상블 연주곡을 연주하며 본 페스티벌을 마무리할 예정인데요. 특히, 마지막에는 관객들이 듣고 깜짝 놀랄 특별한 앙코 르곡도 준비되어 있으니 많은 분의 발걸음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절제’와 ‘화사함’을 겸비한 바로크 음악의 철학을 바탕으로 당시 사람들은 바로크 음악을 ‘좋은 취향’이라고 부르곤 했습니다. 단풍이 꽃피고 퍼스렷한 하늘 아래 산들 바람이 춤을 추는 완연한 가을, 페스티벌을 방문하시는 모든 분이 바로크 음악의 좋은 취향을 만끽하시며 바로크 음악 특유의 문화에 빠져들고 또 평소 접하기 어려운 비올라 다 감바로 구성된 앙상블이 전하는 소리의 깊이와 아름다움에 젖어 들어보시길 희망합니다(웃음).

다가오는 2025년, 백정진 교수가 이끄는 합창분과를 중심으로 한 바로크와 르네상스의 합창 음악과 장민혜 부회장을 중심으로 펼쳐질 퍼셀 미니 오페라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바로크 음악의 다채로운 매력을 전하는 한국바로크협회를 통해 국내·외 유능한 예술가들이 한국 에서 폭넓은 활동을 이어나가고 더 많은 청중과 좋은 무대에서 교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본 협회의 다채로운 활동들을 통해 한국의 바로크 음악이 더욱 활기찬 활기와 깊이를 얻고 예술적으로나 학문적으로나 한걸음 더 성장함으로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바로크 음악의 크나큰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 길라잡이가 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나영 기자/musicnews@music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