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독주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아 체력과 컨디션 조절에 힘쓰며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요. 학기 중이라 레슨과 연주 준비를 병행하는 것이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열심히 연습하며 준비한 공연으로 관객분들과 마주할 생각에 굉장히 설레고 기대되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감각과 감정이 교차하는 직관적인 선율

설렘이 가득 담긴 소감을 전한 그녀가 이번 공연에 선보일 프로그램은 김진수(숙명여대 교수), R. Muczynski, M. Arnold, J. Horovitz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20세기 이후의 음악으로만 구성된 본 프로그램에 대해 김세연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올봄, 이번 무대를 기획하던 중에 제가 출강하고 있는 숙명여대의 김진수 교수님께서 작곡하신 <자장 자장, 우리 엄마..>를 다른 클라리넷 독주회에서 접하게 되었는데요.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 어머니와 아들이 겪는 소통의 어려움, 옛 추억 등 작품에 담긴 이야기가 제게 매우 직관적으로 와닿았기에 이 작품을 꼭 연주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대가 끝난 후, 이번 제 독주회에서 연주해도 괜찮을지 조심스럽게 김진수 교수님께 여쭤봤더니 감사하게도 흔쾌히 악보를 주셔서 이렇게 본 연주회의 프로그램에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현대음악은 음악전공자들조차 이해하고 공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이 작품처럼 청중과 쉽게 교감할 수 있는 곡이라면 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작곡가의 생각에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독주회의 다른 곡들도 비교적 듣기 쉽고 직관적인 곡들로 구성했습니다. 이에 현대음악이 낯설게 느껴지는 분들이라면 제 독주회에 발걸음하여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이어 클라리네티스트 김세연은 다음과 같이 본 공연의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우선, 1부에서 무대의 시작을 알릴 김진수 <자장 자장, 우리 엄마..>는 단순히 부모와 자식 간의 이야기를 넘어 우리 삶에 존재하는 다양한 관계에도 대입이 가능한 작품이기에 깊은 정서적 공감과 울림을 느끼고 싶은 관객분들께 특별히 이 곡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어 R. Muczynski <Time Pieces for Clarinet and Piano, Op. 43>는 저마다의 분위기와 리듬적 특색을 가진 짧은 네 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무진스키는 전통적인 조성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위트 있는 음악 언어를 꾹꾹 눌러 담아 시간의 흐름을 섬세하게 표현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은 클라리넷의 넓은 음역대와 다양한 표현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기에 이를 통해 클라리넷의 매력을 한껏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이어지는 2부의 첫 곡인 M. Arnold <Sonatina for Clarinet and Piano, Op. 29>는 1악장과 3악장에서 피아노와의 긴밀한 대화가 마치 한 문장처럼 빠른 템포로 오가는데요. 긴장감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청중이 느낄 피로감을 고려해 짧게 구성함으로써 긴장의 강도는 유지하되 그 순간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들어냈습니다. 짧지만 강렬한 이 작품을 통해 클라리넷과 피아노가 만들어내는 극적인 대화에 빠져보시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피날레를 장식할 J. Horovitz <Sonatina for Clarinet and Piano>는 마치 영화음악처럼 재즈적 요소와 대중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곡은 청중들에게 친숙하면서도 여운이 남는 즐거움을 선사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처럼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이 작품들을 통해 클라리넷의 새로운 매력과 아름다움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음악’으로 청중들과 소통하는 연주자 김세연

음악을 전공하지 않은 관객들도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독주회를 만들고자 직접 해설을 진행함으로써 청중들과 소통해왔다는 클라리네티스트 김세연. 그녀가 그리는 음악적 지향점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스스로가 원하는 대로 완벽하게만 연주하면 자연스럽게 청중들도 이해할 것이라 생각하며 ‘나’의 생각과 기준에 집중해왔던 것 같은데요. 최근에는 창작을 하지 않는 이상 결국 저도, 클라리넷도 작곡가의 생각과 메시지를 청중에게 전달하는 하나의 ‘매개체’라는 생각이 깊어졌습니다. 이에 악기로 청중들과 소통하는 한 명의 연주자로서 다양한 사람, 악기와 소통하고 어울리며 폭넓은 시야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음악으로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클라리네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김세연은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난 7월, 목관악기 앙상블 ‘목음’의 창단연주회를 시작으로 내년 예술의전당에서 두 번째 무대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목관 앙상블로 보여드리고 싶은 레퍼토리가 너무나도 많기에 관객들과의 만남이 손꼽아 기다려집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악기와의 앙상블 연주를 기획하고 있으니 제가 펼쳐나갈 연주세계에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특히, 오는 12월, 오스트리아 유학 시절 인연을 맺은 앙상블 'Grazioso'와 함께 경기도 동탄에서 연주회도 진행될 예정이니 많은 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영주 기자/musicnews@music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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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네티스트 김세연∣

᛫ 선화예중, 선화예고, 숙명여대 졸업

᛫ 오스트리아 그라츠 국립음악대학 학사 및 석사 졸업

᛫ 기광, 전주, KBS 전국, 우영, 수원대학교 등 다수의 콩쿠르 입상

᛫ 선화예고, 숙명여대, 그라츠 국립음대, 오스트리아 디레토 필하모닉 등 협연

᛫ KUG Opera 수석, Graz Verdi Orchester 수석 객원단원 역임

᛫ 현) 숙명여대, 숙명여대 음악영재교육원 출강, 앙상블 ‘Grazioso’, ‘목음’ 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