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교육신문

클라리넷은 일자로 곧은 원통 관에 달린 구멍을 패드로 눌러 음정을 조절하고, 마우스피스에 달린 홀리드(single-reed)를 불어 소리를 내는 목관악기 이다. 다른 관악기인 플루트나 리코더에 비해 관의 길이가 짧지 만, 음색이 부드럽고 음역대의 폭이 넓어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사용되며 독특한 음색과 풍부한 울림으로 대중들에게 크게 사랑 받고 있다. 음역대의 폭이 넓은 만큼 악기가 가지고 있는 표현의 폭과 가능성 또한 큰데, 이를 보여줄 수 있는 음악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풍부한 음악적 해석과 섬세한 소리로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견고히 갖춘 한양대학교 조인혁 교수가 오는 2월 17 일(토) 오후 8시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독주회를 개최한 다. 이에 클라리넷의 장중한 소리로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바.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질 그의 독주회에 귀 기울여 보고자 한다.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의 리사이틀은 프랑스 작곡가이자 당대 유명했던 오르간 연주자 Charles-Marie Widor의 <Introduction et Rondo Op. 72>으로 막을 연다. 본 작품은 클라리넷이 지닌 폭넓은 음역과 화려한 음색 및 기교를 보여주는 낭만주의, 표현주의적 작품으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마음껏 표현하는 낭만주의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형식적인 자유로움과 클라리넷 악기의 특성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곡이다. 이에 조인혁은 클라리넷이 소유한 저음부터 고음까지의 폭넓은 음역대를 모두 고르게 사용하여 긴 호흡의 유려한 선율, 풍부한 다이나믹을 표현하며 객석의 분위기를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으로 모스부호가 모티브가 되어 작곡 된 무반주 현대곡 E. Denisov <Sonata for Clarinet Solo>로 클라리넷의 중후한 첫 음이 시작을 알리며 클라리넷의 또 다른 세계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분위기를 전환해 클라리네티스트 조인혁의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와 열정을 대변하는 듯, 클라리넷의 화려한 패시지가 이어진다. 이에 관객 또한 극도로 몰입하여 온몸이 무대로 쏠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이어 1부의 마지막은 20세기 초에 나타난 현대음악의 특징을 잘 반영 시켜 프랑스 음악 발전에 많은 업적을 남긴 F. Poulenc의 < Sonata for Clarinet and Piano FP. 184>로 마무리한다. 프란시스 쁠랑이 프랑스 6인조 시절의 동료인 아르뛰르 오네게르를 추모하기 위해 작곡한 작품이며, 뚜렷한 조성이 없는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된 본 작품은 ‘Allegro tristamente - Romanza - Allegro con fuoco’로 이루어져 있는 3악장 구성의 작품이다. 뿔랑 특유의 잦은 비화성음과 변화음의 사용, 급변하는 조성, 모호한 조성 안에서 화성의 색채와 다양하고 활발한 리듬 등의 음악적 특징이 잘 나타난다. 조인혁은 이를 모두 소화해내는 원숙한 기량을 마음껏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잠시의 휴식을 취한 뒤, 클라리넷의 매력이 더욱 빛을 발할 무대로 R. Schumann의 <Fantasiestücke for Clarinet and Piano Op. 73>를 선보인다.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멜로디가 주선율을 이루는 본 작품은 슈만의 후기 작품으로 이 곡에서 느껴지는 단순하고 시적인 선율의 사용은 슈만의 원숙한 음악적 표현을 흥미 있게 엿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번 리사이틀을 화려하게 장식할 음악은 W. A. Mozart가 현악기들과 관악 독주자를 위해 작곡한 곡들 중 유일하게 4악장으로 이루어진 <Clarinet Quintet in A Major K. 581>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연세대 교수), 송지원(이화여대 교수), 비올리스트 이한나(톈진 줄리어드 스쿨 교수), 첼리스트 김두민(서울대 교수)이 함께해 무대에 특별함을 더하고 있다. 넓은 클라리넷의 음역으로 이루어진 선율이 계속해서 나타나는 본 작품은 연주자들의 역량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도록 악기 편성을 하여 모차르트의 음악적 특징을 잘 드러내고 있는 작품이다.

이에 조인혁이 선보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클라리넷의 다양한 음색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다면 그의 리사이틀 무대에 함께하는 것은 어떨까.​

(안나영 기자/musicnews@musiced.co.kr)

• 한예종, 프랑스 파리국립고등음악원(CNSMDP) 졸업

• 스위스 빈터투어 무직콜레기움, 바젤심포니 오케스트라 종신수석 역임

• The chamber orchestra of Europe, 취리히 오페라, 취리히 톤할레, 파리,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챔버, 루체른 심포니, 오베르뉴 오케스트라,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평창 대관령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객원수석 역임

• 앙리 토마지 국제 목관 오중주, 해외파견 음협 1위, 파리 드뷔시 특별상, 덴마크 칼 닐센 국제 콩쿠르 3위 입상

• KBS교향악단, 평창페스티벌, 국립 심포니, 코리아쿱, 밀레니엄, 덴마크 오덴세 심포니, 빈터투어 무직콜레기움, 미국 몬트클레어, 파리국립고등음 악원 오케스트라, 수원시향, 강남심포니, 광주시향, 군포프라임필하모닉, 뉴욕 영클래시컬 플레이어즈 등 국내·외 유수 오케스트라와 협연

• 현) 한양대학교 음악대학 관현악과 조교수​